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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기

차창 풍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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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6-10 18:18 조회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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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나는 문뜩 차창도 한 갈래의 아름다운 풍경임을 발견했다.
 
몇해 전 한해가 다 저문 연말에 요행 기회가 생겨 마음을 다잡고 사진기를 둘러메고 흑룡강성 막하로 떠났다. 북국의 겨울 풍경을 사진 작품으로 남기려는 것이였다.
 
일찍부터 상상속의 신비로운 세계로, 가보고 싶었던 대흥안령의 밀림, 드디여 답사길에 오른 나의 마음은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1박 2일을 기차안에서 보내야 하는 여정은 지루했다. 그때는 침대차도 타지 못하고 꼬빡 앉아서 가게 되였다. 그때 발견한 것이 차창밖의 대자연, 아름다운 풍경이였다. 북국의 겨울은 우리 고장보다 엄청나게 추웠다. 그래서인지 차창밖의 겨울 풍경은 한결 더 다채롭게 느껴졌다.
 
겨울이라 성애가 가득 낀 차창으로 인해 밖의 풍경은 어렴풋하게 보인다. 입김을 불어가면서 작은 형광막으로 밖을 내다볼라치면 기차는 정지상태로 느껴지고 풍경은 류동적인 감각이였다. 마치 그 풍경의 변화는 소리없는 영화필림처럼 순식간에 천변만화를 이룬다.
 
나는 집에 앉아 텔레비죤을 보는 것처럼 시종 그 작은 형광막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기차가 림구로 진입하면서 매력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아름드리 녹나무며 홍송들이 하늘을 찌르고 촘촘히 들어선 봇나무는 마치 검열을 기다리는 군인대오를 방불케 한다. 드문드문 마을이 나타났는데 털모자를 눈섭까지 눌러 쓴 아이들이 엄한속에서 빙상놀이로 열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저의 고장보다 분명히 인가가 드물었다. 그래서인지 자연도 더더욱 “자연적”이였다. 그때 느껴 보았던 차창밖 대자연의 풍경이 오늘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인상이 강렬 했기 때문이리라.
 
사람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여행처럼 기분 전환이 잘되는 것은 없다. 도시보다 대자연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말이다. 대자연을 마주하고 나면 절로 기분이 좋아져 머리속의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도 너그러워 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나 보다. 여행같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말이다.
/김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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