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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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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8-12 15:31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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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산골짝에서 시작해 실개천이 되고 여울과 굽이를 돌아 마침내 큰 강으로 향한다. 때로는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고 때로는 고요히 흘러가지만 결국 만나고 합쳐져 바다를 향한다.
 
나의 인생도 그러했다.
 
저녁상을 물리고 나는 전화기를 들어 사범 동창 위챗그룹에 올라온 글 "동행"을 읽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길,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안아주는 동창들…”
 
전화를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내 인생의 강줄기가 거친 여울과 깊은 산골자기를 지나온 장면들이 한번에 밀려왔다. 즐거움보다 괴로움이 왜 그렇게 비수처럼 가슴을 헤집었는지?!
 
젊은 날, 새벽물결을 가르며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면서도 뒤돌아볼 줄 몰랐다. 그러나 그 무모한 노 젓기가 나를 어디로 데려갔는가. 숨이 막히기도, 풀리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인생 물길 속에서 나는 고달프고 애처로운 내 삶을 불쌍히 여겼지만 그래도 그 급류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다.
 
비누 장사, 인삼 농사… 결국 빚더미라는 거친 암초에 부딪혔다. 사범 동창들이 문득 떠오를 때도 있었지만 빈털터리 신세로는 배를 띄울 용기가 없어 세월의 강은 그렇게 멀어졌다.
 
그러나 37년 동안, 저편 강가에서 나를 기다리던 동창들이 있었다. 그들은 마치 둑을 허물듯 동창회의 문을 활짝 열어 나를 향한 물길을 틔워주었다.
 
1983년 7월, 우리는 교문 앞에서 서로 이별을 나누고 구름 타고 바람 타며 요녕의 강줄기마다 흩어졌다. 37년 만에 나는 한국에서 ‘견학 온’ 사범 동창 무리에 합류하며 새로운 물살을 타게 되었다.
 
분수에 맞게 겸손하고 얼굴보다 마음이 더 넉넉한 성영 씨, 모임마다 식당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나를 보고서야 함께 들어서는 그 인정이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대림역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며 두 팔을 벌려 안아주는 여 동창들… 그 순간은 감미로운 꿈 같았다.
 
그것은 첫날밤의 설렘도, 무도장에서 예쁜 여인을 껴안고 춤추는 기분도 아니었다. 오직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물맛 같은 동창의 정이었다.
 
내가 부르지 않아도 먼저 다가와 주고 마음을 열어 친구가 되어준 그 모습은 얼마나 귀한것인가?! 사랑 속에 태어나 사랑을 나누다 다시 사랑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나는 사랑의 샘을 남기고 강처럼 흘러가고 싶다.
 
동창은 잃기 쉽다.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 가운데 가장 혹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동창을 미워하는 마음일 것이다. 나는 아등바등 살아왔지만 큰 재산도 이루지 못했고 번듯한 성취도 없었다. 그러나 동창들에게는 무엇이든 건네고 싶은 마음뿐이다.
 
동창 모임에 나서기 전, 아내는 말한다.
 
“여보, 돈 넉넉히 챙기고 술은 적당히 하세요. 괜히 장광설 늘어놓지 말고요. 배운 사람들 앞에서 쪽팔리지 마시고요.”
 
아내는 내 속을 훤히 꿰뚫고 있다.
 
나는 다시 전화기를 들어 "동행"의 한 구절을 되새겼다.
 
“…참 좋은 이들과 함께하는 동행 길, 그 또한 행복…”
 
그렇다. 1983년 요녕사범학교 동창들은 저마다의 계곡과 여울을 지나 이제 다시 합류하고 있다. 우리의 물줄기는 더 이상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함께 부딪히고 서로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더 크고 깊어진 강이 되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드넓은 바다에 이를 것이다.
 
그 바다는 새벽이면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햇빛이 수면 위에서 은빛 비늘처럼 반짝이고 바람은 소금기 어린 향기를 실어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파도는 쉼 없이 밀려와 부드럽게 발목을 감싸며 저 멀리서 들려오는 갈매기 울음소리는 세월의 회한을 씻어낸다.
 
그곳에서 모든 강물은 차별 없이 하나가 되고 파도와 별빛과 해돋이를 함께 맞이한다. 바다는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누구도 밀어내지 않는다. 우리는 그 품에서 다시 젊은 날의 웃음을 되찾고 세월이 못다 준 위안을 끝내 받으리라.
 
그래서 나는 믿는다. 우리의 합류는 끝이 아니라 더 넓고 깊은 세상을 향한 영원한 항해의 시작임을.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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