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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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5-04-06 11:41 조회19회 댓글0건본문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식물들이 앞다투어 꾳을 피워 낸다. 이른 봄 남녁 땅에 피는 동백, 매화나 산수유꽃이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면 산자락과 고산지대의 능선에 피는 진달래는 봄의 절정을 알리는 꽃이다.
꽃이라면 어느 꽃이나 다 곱고 예쁘지 않을 수가 없지만 꽃이라고 모두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꽃 중에 진달래꽃을 유달리 좋아했고 나의 정서에 와닿는 친근한 꽃이며 추억에 담긴 꽃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가난한 시골 마을의 봄은 유난히 먹을 게 별로 없었다. 하교 후 짜개 바지 친구들과 강변에서 놀다 배가 고프면 산자락에 피여 있는 진달래꽃을 향해 뛰여가서 진달래꽃으로 허기를 달래보지만 배고픔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진달래꽃 끝의 꽁지를 떼고 빨아 먹으면 달착한 꿀맛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진달래꽃이 피면 나에게 매우 기다려지는 원족날이였다.
전교생이 원족 가는 날이면 어머니께서 새벽에 일어나 준비한 밀가루 떡, 삶은 계란, 과자, 사탕 등을 책가방에 넣어주었다. 학창시절 소중한 의미 있는 행사였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하루였다. 지금은 가가호호 화분통에 별별 꽃들을 키우고 있지만그 시절 진달래꽃을 꺾어다 물 담은 병에 꽂고 감상하였다.
20대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살다 보니 진달래꽃을 보지 못하고 봄을 지냈다. 그러다 한국에 입국하여 《참꽃》 또는 《대표》 봄꽃으로 불리는 진달래꽃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우거진 숲속, 길가의 얕은 숲이나 황페해진 곳 민둥산 천박하고 산성토양의 산비탈 등에서 잘 자란다. 홀로 피기도 하고 군락을 지어서 모여 피기도 한다. 흰진달래, 보란색 진달래, 핑크색 진달래... 등 스스로 자생하고 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에 도로 옆에 핀 진달래꽃을 보면 자전거에서 내려 진달래꽃잎만 한장 두장 따서 먹어본다. 50년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새콤씁쓸한 맛은 옛날과 변함이 없다.
평화로와 보이는 숲속도 식물들에게는 해빛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이 치렬하다. 키가 작은 진달래가 숲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서는 활옆수림이 잎을 펼쳐 하늘을 가리기 전에 이른 봄 서둘러 강렬한 해빛을 몸속에 저장하여 봄 소식을 먼저 전하는 꽃이다. 나무들이 숲이 울창해지면 진달래는 생활사를 마무리하고는 푸른 옷을 입니다.
오늘도 나는 부천 원미산 진달래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취하여 동년 시절로 돌아간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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