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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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4-23 01:50 조회391회 댓글0건본문
코리안드림이란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은 단어이다. 어학적 해석으로 한국에 기대를 걸고 일자리를 찾아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꿈이라 하였다. 70~80년대 한국에 아메리카 드림이 있었다면 90년대에는 우리 조선족들의 코리안 드림이 시작되였다.
한중수교 이전 민간단체들의 도움으로 홍콩을 에돌아 친척방문으로 중국 동포들의 코리안 드림이 이루어졌다. 92년 한중수교 후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중국 동포 수십만 명이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왔다. 약장수, 불법체류, 결혼이민, 위장 결혼,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 류학생 등 여러 단계에 거친 조선족들의 코리안드림이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우리 동포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초기에는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극한직업인 이른바 3D 업종에서 일하였다.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라도 구직하려는 중국 동포들의 욕망과 최저임금만 줘도 되는 중국동포를 채용하는게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업주의 욕심이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많은 지식분자들도 한국에 와서는 건설현장, 식당 등에서 막노동을 하고 가정부, 간병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 역 이주한 1세대 중국 동포들은 오직 "돈벌이"가 목적이었다. 5~10년 고생하면서 큰돈을 벌어 중국으로 돌아가면 평생 먹고 산다는 일념으로 인권유린과 노동 착취, 서럽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30여 년간 버텨오고 있다. 많은 1세대들이 이런 어려움 속에서 돈을 벌어 자식 공부시키고 노부모 병원비 대고 고향에 집까지 마련해놓고 살아오고 있다. 말 그대로 1세대의 성공한 코리안 드림이다.
중•한 양쪽 문화에 능통한 젊은 세대는 중•한간 장벽을 허물고 사회경제 등 여러 분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엘리트로 한국 사회에 발붙이고 있다. 한국은 초고속 경제성장의 나라이다. 맨 땅에 헤딩으로 시작해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으로 자리 잡은 중국동포 사업가들도 한국 사회에서 빛을 내고 있다.
한국에 역 이주한 1세대가 삶을 위해 돈 벌기 위해 고달픈 생활로 이방인이 아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면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은 살고 싶은 나라, 크고 작은 꿈들이 움틀거리는 희망의 나라라 하겠다.
우리의 눈은 남을 향해 있다. 비록 내 몸에 달린 내 눈이지만 나는 나를 보지 못하고 타인만 볼 수 있는 까닭에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에 보이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눈에 거슬리는 게 보이니깐 한 소리 해야 만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코리안드림을 성공으로 이룬 사람들 반면에 주위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중국동포 이야기다.
3월 초에 안산의 한 병원에 발목골절을 입은 중국 동포의 간병을 갔었다. 한우만 먹지 수입 소고기도 안 먹겠다는 환자의 따님과 90만원 짜리 화장품만 쓴다는 환자를 보고 못내 부러웠고 코리안 드림의 성공한 케이스라고 감동도 하였다.
중국에서 밭은 남에게 소작 놓고 할빈, 천진 등지로 다니며 식당일을 해서 따님 대학 공부시켰다는 환자는 꽤 부지런한 엄마였다. 방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정착 한지 10여년이 되였고 현재 월세 70만원 짜리 방 3개 달린 집에서 살고 있었다.
고생 끝에 한국에 와서 큰돈 벌었구나 속으로 박수도 쳐 줬건만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그의 삶이 경제적 성공이 아니라는 게 안타까웠다.
부부가 마작 놀고 술 먹고 좋은 자가용도 가지고 다니는데 병원비 300만 원을 결제하지 못해서 퇴원 수속을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10시에 퇴원한다 했건만 남편도 따님도 병원에 나타나지 않아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 몇 개로 결제하려 하니 죄다 한도 초과로 결제 불가능한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한숨과 눈물을 훔치는 환자가 측은해서 대신 결제해주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느라 나도 편하지는 않았다. 진정 노동능력을 상실하고 생활고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라면 주저없이 도와주어야 마땅했으련만.., 또한 드라마에서 처럼 폼 나게 카드결제 해주고 어깨를 으쓱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코리안 드림, 한국에 왔다고 돈이 절로 벌어질까? 오직 땀과 힘이 슴 배인 노동을 해야만 돈이 벌어지는데 말이다. 노력하지 않고 어찌 부귀를 바랄 수 있을까? 건강하고 힘 좋은데 열심히 일해서 돈 벌지 왜 이렇게 사냐고, 노력만 하면 돈 벌데 지척인 한국에서 왜 가난하게 사냐고, 놀음과 술도 삶이 보장되는 전제에서 오락으로만 향수 해야지 왜 이 모양으로 살고 있냐고 주절주절 푸념도 하고 이제라도 정신 좀 차리라고 질책도 하면서 가지고 있던 비타민도 챙겨 주었다.
사촌도 친구들도 모두 등 돌려서 지인들한테서 손 내밀어 겨우 병원비는 결제하였다. 놀라운 것은 퇴원 후 고마웠다고 나한테 문안 전화하면서도 또 마작을 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좋을까? 진짜 구제 불능일까? 안타깝다.
며칠 전 쓰레기가 쌓여있는 고시원 방에서 구조된 8살짜리 중국동포 어린이의 부모들도 이런 부류겠지? 일하기는 싫고 돈 쓰기만 좋아하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생을 종치게 돼 있다. 우리 동포 모두가 성공적인 코리안 드림이 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마음이 어지러우니 나는 우울한 마음을 안고 오늘의 글을 마치면서 파랑의 숲을 찾아가련다.
아장아장 다가오던 봄이 벌써 떠날 차비로 서두르는데 아직도 그 봄을 느끼지 못하는 저 불쌍한 인생들이 코리안 드림이란 푸른 숲에서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날을 기대한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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