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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삶의 틀안에서 빠져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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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4-05 15:29 조회5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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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나는 가끔 별별 생각에 잠기면서 거기에 담을 답을 찾으려고 사처로 뛰어다니곤 한다.
 
나의 동년 시절은 유독 유혹으로 차 있었다. 하루에 한 대씩 다니던 버스, 그 마저도 못 타는 날에는 먼 길을 걷고 걸었다.
 
20대 초반에 소똥 밭을 탈출하려고 쌍코피가 터지게 고생해서 얻어낸 사범대학 졸업증, 30대 지긋지긋한 시골을 벗어나 장미빛 인생이 기다릴 줄 알았는데 현실은 앞가림하느라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쥐 꼬리 만한 월급으로 살아갈 수 없어 6만원의 대출을 받아 인삼 농사를 짓다가 1989년에는 또 인삼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어 값이 폭락되어 빚 더미에 올라앉게 되었다. 참으로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해 괴로워하는 삶을 살았다.
 
40대는 자식 농사를 지으면서 남들과 경쟁하고 싸우고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왔던가? 욕망 충족을 위해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허덕이며 40대 삶 조금이나마 깨달았을 때 세월이 흘러 50대에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50대 초반, 이국땅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재물욕에 날 배신하지 않은 것 돈밖에 없으니 점점 식당일에 매달렸고 버는 족족 저축하는 낙으로 살았다. 사회와 담벽을 쌓고 집에서 식당으로 팽이처럼 뱅뱅 돌다가 어는 날 정신 차리다 보니 60대에 들어섰다.
 
세월은 멈출 수 없고 60대에 들어서면서 그 흐름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제는 1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60대 진실을 모르면서 아는 척 거짓으로 살아가는 삶인지? 아니면 끌려가는 삶인지? 가을이 되면 밤나무는 수분이 점점 말라가며 잎이 떨어진다. 밤송이가 껍데기가 벗겨지고 알밤을 감싼 속껍질도 말라버린다. 이것이 다름 아닌 생명의 순환이다. 나도 이젠 나이 들어 말라붙은 밤송이처럼 되어간다.
 
누구나 한번은 육신의 옷을 벗고 죽는다. 우리말로는 죽는 것은 돌아간다고 한다. 이 나이에 어떤 삶이 진정으로 가치 것이지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힘겨운 궁지에 몰려 하루라도 더 살려고 하늘을 붙들고 울부짖는 사람만이 알고 있다. 그렇게 귀한 하루하루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럼 내가 끌려가는 삶을 살고 있는가? 또 자식들을 위하여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인생은 “100세”라고들 말하지만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진정으로 남은 인생은 별로 길지 않은 것이다. 남보다 높은 직위에 올랐다 한들 한순간의 영화에 지나지 않고 남보다 재물을 모았다 한들 죽음의 문 앞에서는 모두 버리고 가야 한다. 돈이나 명예나 학식 모두가 시간을, 따라 흘러가 버리고 세월이 지나면 모두 잊어진다.
 
내가 무엇인지 내가 왜 알아야 하는지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따라서 60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목적을 알아야 한다. 이 숙제를 1년간 풀어봤지만 답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밤 꿈속에 백발노인이 나의 앞에 어렴풋이 나타나 “자네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자녀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오직 자네뿐이네. 하루라도 빨리 상태를 호전시켜 세상에 복종하는 노예로 살지 말고 지룩한 삶의 틀 안에서 빠져나오세.” 하는 말에 꿈을 꾸다가 벌떡 일어났다. 아주 신통한 꿈이였다.
 
그렇다. 무엇이나 나에게 행복한 일인지? 아님 남에게도 행복한 일인지? 자신의 인생을 재 설계하여 자신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누군가를 닮으려고 애쓰지 말고 자기가 사는 길, 자기를 살리는 길, 자기가 살 줄 아는 그런 60대의 길을 찾아야 한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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