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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늙고 젊게 사는 건 내가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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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7-24 15:54 조회3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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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집 근처에 풍기인견 상점이 있다. 이사 온지가 2달 좀 넘는데 날마다 손님들로 붐비고 옷이 하도 많아서 밖에다가 많이 줄 세워 놓았다. 자매사장 두 분은 풍기인견옷, 인견이불, 한복 맞춤 및 대여까지 하는데 언니 사장님은 짬짬이 미싱으로 한복도 만드시고 손님들한테 매실차, 커피까지 서비스 하면서 여간 살갑지 않았다.
 
또 한 번이라도 다녀간 적 있는 손님이라면 사지 않아도 상점에 들어와서 차를 마시고 가라고 상냥하게 권한다. 여자들이랑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다보면 눈길이 저도 몰래 인견 옷에, 인견이불에 가서 구매계획이 없었는데도 또 사들고 귀가한다.
 
익숙해지면서 언니 사장님은 자신이 82세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보기 좋은 체형에 언제나 보기 좋게, 알맞게 옷을 차려입고, 머리도 이쁘게 말았으며 부지런하게, 여유롭게 손님들을 단골로 만드는 지혜로운 분은 70세라도 믿겠는데 82세 말띠라 했으니깐.
 
나는 간병사로 일하는 64세 언니를 알고 있는데 그는 자신은 늙어서 머리가 퇴화되여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도 못하겠고 지금도 5년 전의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니 마음은 좋지 않는데 늙었으니 노임 올려달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다고 나한테 전화로 하소연 했다.
 
나는 "언니, 나이가 얼마면 늙었다고 할까요? 통일된 표준은 없습니다. 오직 자신이 결정하고 실행할 따름입니다. 80세가 된 간병사들도 보호자들과 자신의 뜻을 명백히 밝히고 자신의 노동 가치를 정하는데요." 라고 하면서 보호자들과 한번 상의를 하라고 했다.
 
며칠 후 그 간병사한테서 또 전화가 왔다. 환자네 딸하고 "중국에 가겠으니 다른 사람을 구하세요."라고 했더니 보호자가 "급히 중국에 가셔야 할 일 아니면 이후로 미루세요. 간병비가 적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하루에 2만원씩 인상하겠습니다. 우리도 간병비가 적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식비는 한 달에 여전히 10만원이지만 반찬과 떡들을 잘 챙겨온다고 하였다.
 
의학적으로 사람한테 제일 빨리 노화되는 것은 다리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마음이다. 마음이 늙으면 무쇠다리도 무용지물이 된다. 사지가 멀쩡할 때 유용하게 써야지 늙은이 타령을 하면서 노임이 얼마도 되지 않은 자식들한테 손 벌리는 60대 미안의 새파란 늙은이들도 보았다. 이런 부모를 만난 자식들도 참 복도 없다. 부모를 고를 선택권 없으니 별 방법은 없다지만 자신들 살기도 힘든 세월에 파란 늙은 부모까지 이르게 공양하자니 얼마나 등골 빠지겠는가?
 
젊음이, 늙음의 거역이 아니다.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면 몸도 마음 따라 급속히 노화되니 우리 모두 "내 나이가 어때서? "하면서 자신한테 심리암시를 하고 긍정해주고 힘을 돋구어 주자. 기왕 사는 걸 남들한테도 보기 좋게, 자식들한테도 떳떳한 부모가 되고 오늘도, 내일도 나라에 각종 세금을 내는 당당한 생산자로 멋지게 더 젊게 살아가자.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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