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羊) 시러 갔던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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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11-02 15:50 조회19회 댓글0건본문
세월의 흐름에 따라 70 문턱을 넘고 보니 소학교 4학년 때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우스운 일들이 자꾸 떠올라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어 글로 적어보니 함께 웃어보자.
당시 농촌 소학교는 성시와 달리 남방설비가 없어 겨울철에는 난로를 안장하고 나무를 태워 교실 온도를 덮혔다.
가을철이 되면 4학년 학생부터 시작해 5~6학년 학생 모두가 토요일이 되면 어린 나이지만 낫과 바줄을 준비해 가지고 불 쏘시개 싸리나무 하려 산으로 간다,
어느 날 우리는 6명이 한 소조로 되여 광흥서산으로 나무하려 갔다. 오전 8시에 떠나 부지런히 나무를 베다보니 모두들 한단씩 했다. 10시 반쯤 되자 산에서 나무를 등짐에 지고 서로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광흥촌 마을에 도착했다. 이때 마침 양몰이꾼이 양을 방목 마치고 양 우리로 가두고 있었다, 양들도 마치 어린이들이 제 집으로 돌아오면 좋아하는 것처럼 서로서로 밀고 박으면서 장난질 치는 것이 어찌도 재미있던지 우리들은 무거운 나무짐도 내리지 않고 구경하고 있었다.
양몰이군이 우리들을 보더니 “你是 小全吧”하고 물어보기에 나는 얼른 “是” 하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나의 아버지와 오랜 친구인 원 아저씨였던 것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따라 광흥촌에 살고 계시는 원 아저씨의 집으로 놀려 다닌 적 있어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이는 군인 출신으로 해방전쟁에서 팔을 잃어 현재 왼팔 하나밖에 없기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 양몰이를 하게 된 것이다. 하기에 광흥촌에서 뭇 사람들 모두가 존중 하는 분이였다.
그는 나를 자기 옆으로 부르더니 “너 양을 좋아해?”라고 문는 것이였다. 예. 나는 얼른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나보고 네가 사면 양 한 마리에 큰 것은 3원, 중간은 2원, 새끼 양은 1원에 팔겠으니 현금을 가져오면 양을 모두 넘겨주겠다고 했다.
정말 나에게는 기쁜 소식이였다.
그때 60년대 소학교시절에는 등잔불을 켜고, 지금처럼 텔레비전, 휴대폰도 없다보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다른 할 일도 없는 터라 조건이 되는 집 아이들은 토끼를 사서 기르며 심심풀이를 해결하곤 했다. 그때 신흥촌에서 토끼를 사양하는 집들에서는 새끼토끼 한 마리당 인민페로 50전씩 팔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사서 기르고 있었지만 나는 돈이 없어 토끼풀 사서 기르지 못하고 친구들과 함께 토끼풀을 뜯어주려 다니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의 토끼가 번식을 많이 하자 그동안 내가 토끼풀을 뜯어준 대로로 였는지는 모르지만 토끼 한 마리를 무상으로 나에게 주었다. 이렇게 나에게도 큰 자산이 생겨 지금도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참으로 고마운 친구였다.
그런데 지금 양을 이렇게 싼 값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나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길로 어머니를 찾아사 양을 사겠다고 졸라댔다. 어머니는 종래로 보지 못한 떼질이라 나를 앉혀놓고 양몰이 원아저씨가 너와 농담하는 것이니 양 사러 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그때 어머님에게는 정말 돈이 없었다. 내가 하도 떠질쓰자 의학원 다니는 큰 누나가 내일 학교갈 차비로 준비해 놓았던 돈 3원을 주었다. 누나는 그 돈으로는 내가 양을 사올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런 주저심도 없이 학교로 갈 차비를 내놓았던 것이다.
돈을 받아든 나는 단숨에 과흥마을로 뛰여 갔다. 헐떡거리며 양몰이 원아저씨를 찾아간 나는 돈 3원을 그의 손에 쥐어주면서 다짜고짜로 큰 양 한 마리를 붙잡고 끌고가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양몰이 원 아저씨는 나에게 돈 3원을 돌려주면서 지금 부대 농장에서는 우리보다 절반 싼 값으로 양을 팔고 있다고 하면서 마을과 5리쯤 떨어진 농장에 가서 사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했다. 원 아저씨는 3원이면 큰 양 두 마리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빨리 부대농장으로 가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알고 보니 양몰이 원아저씨는 어린 나를 놀려준 것이였다. 나는 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여 괘씸한 나머지 어린 아이로선 해서도 안 되는 욕까지 해대면서 울상이 되여 집으로 돌아와 큰누나에게 3원을 되돌려주었다.
그때 양 사러 갔던 그일 생각하면 너무나도 천진했고 어리석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어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되였다,
/전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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