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일 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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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01-25 14:39 조회207회 댓글0건본문
2023년 12월 22일, 보바스기념병원 1층 병동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는 기쁜 소식에 환자와 간병인들의 얼굴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여났다.
어찌 그렇지 않으랴?!
3년 넘게 총소리 없는 코로나와의 전쟁은 환자와 간병인들의 마음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으니 말이다.
오늘의 이 파티를 위해 한 병실에 있는 동료 조 여사님의 아이디어로 우리 두 사람이 각각 예쁜 남장여장 한복을 하고 쌍무를 추기로 했다. 우리들은 짬짬이 연습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다.
시간을 맞춰 무용 복장을 입고 환자를 휠체어에 모시고 지정된 장소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떨리고 설레면서 마음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와~ 이쁘다! 환호소리, 흥성흥성한 분위기에서 긴장했던 마음은 다소나마 풀리면서 음악이 울리자 나는 덩실덩실 조 여사는 사뿐사뿐 노래 절주에 맞춰서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를 잘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조 여사님께서 구성지게 부르는 달 타령에 간병인들은 너도나도 뛰쳐나와 멋진 춤 실력으로 그동안 쌓였든 스트레스를 한방에 확 날려보냈다.
춤이 끝나자 열렬한 박수갈채와 함께 마치 연예인이 된 듯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고 여기저기서 핸드폰 사진 후라쉬가 반짝반짝 터졌다.
60평생 높이 쌓아 두었던 담벼락을 대담히 허물고 노래와 춤이란 새로운 도전에서 기쁨의 희열을 감명깊이 느꼈다.
2023년 12월 31일 한민족연합회 책 출간 및 송년회를 한다는 청첩장을 함께 받은 동료 조녀사님께서 나한데 2인무 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듣자마자 나는 못한다고 손사래를 하였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저 애는 춤과 노래를 정말 못하네"라는 평가에 한 번도 용기있게 남들 앞에서 춰본 적이 없었다.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은 다 타고난 천재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규칙적인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배우는 것도 아니고 일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여 배운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아 보였다.
그런데 배우면 잘할 수 있다는 그녀의 거듭되는 제안에 그럼 한번 해 볼까 하는 욕심이 스멀스멀 마음 한구석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매사에 열정적인 그녀를 거울로 삼으니 자연스레 배움을 즐기면서 아낌없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하루 일가가 끝나고 환자들이 주무실 때 추운 겨울이었지만 밖에서 짬짬이, 또는 화장실에서, 대중 목욕탕이 다 끝난 늦은 시간에 목욕탕에서 이렇게 전전긍긍하면서 부지런히 연습하였다.
춤 기초가 하나도 없는 나는 발을 맞추며 손이 말을 안 듣고 손을 맞추며 발을 맞추지 못하면서 손발을 일치하게 하지 못했다. 하나를 배우면 둘을 알아야 하는데 10개를 배워주어도 겨우 하나를 소화하나마나 하였고 요령 없이 추어서 그런지 땀만 줄줄 흘렸고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포기할까 하다 한편 이기회에 춤을 배우지 못하면 내 생에 춤을 춰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클 것 같은 아련한 마음에서 최고가 아니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해보겠다는 굳은 결심을 굳히게 되였다.
어느 정도 춤이 상승선이 보이자 우리들은 환자들이 저녁식사 후 않아있는 시간에 병실에서 춤을 추면 환자분들은 함께 어깨를 들썩들썩 좋다 하면서 너무 즐겨 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일 고마운 것은 한 병실에 있는 간병인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였다.
흘린 땀방울과 고군분투한 노력의 대가로 요양병원이란 적막한 곳에서 조금 미숙한 공연이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께 잠시나마 기쁨의 웃음을 드릴 수가 있었음에 부듯함을 느꼈다.
뒤를 이어 중국동포 애심간병인협회 송년회, 한민족연합회 책 출간 및 송년회에서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직 것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희열을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동영상을 여기저기 전송했다.
"신호순이가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추었다고?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응원의 메시지가 여기저기에서 날아들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란 노래처럼 좀 부족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비킬 수 없이 흘러가는 세월과 동행하련다.
모든 열매는 노력의 결실이다.
/신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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