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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인내로 전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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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01-03 18:51 조회2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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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e나라도움센터를 이용하려고 전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수화기에서는 반갑지 않는 지루한 안내 음이 들려온다.
 
“안녕하십니까? 고객과 함께 하는 한국재정정보원 e나라도움 고객센터입니다. 집행 및 정산 문의는 0번, 음성 ARS는 1번, 보이는 ARS는 2번을 눌러주십시오. 민간 보조사업자는 1번, 공공기관 2번, 지자체 3번...
 
집행등록, 집행이체는 1번, 정산, 반납 문의는 2번, 회원가입 및 회원수정, 취약계층 문의는 3번...
 
현재 고객대기는 19명입니다, 상담사 연결까지 평균 대기시간은 5분 이상 예상됩니다. 지금은 집행마감에 대한 문의가 많아 상담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한국재정정보원은 고객 매우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안내목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대기인원 19명. 대기시간 5분 이상.
 
수화기를 든 채로 기다려야 하는 시간으로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꼭 알아야 할 내용이여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아니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기다림의 시간은 너무나도 지루하고 짜증난다.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나?!, 왜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하나?!, 나는 애꿎은 푸념을 하면서 별 생각을 다 굴려본다. 그 사이 안내의 목소리도 수시로 바뀐다.
 
참으로 지루하고 애타는 기다림은 나에게 인내심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것이 e나라도움센터를 이용하면서 내가 느꼈던 첫 인상이었다.
 
내가 e나라도움센터를 처음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이다. 당시 나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조직하는 교육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e나라도움센터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였는데 처음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할 수 없이 이용할 때마다 e나라도움센터에 전화로 문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반복되면서 나에게는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상황으로 번져갔다.
 
내가 처음 전화를 걸어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번 대기시간이 짧은 적이 없었다. 늘 초조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했지만 정작 상담원의 전화안내를 받는 순간부터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상냥한 목소리에 마음이 울컥해 지기도 했다. 왜냐하면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차분하고 상냥한 목소리는 나의 불안하고 다급한 마음과 배움에 대해 큰 인내심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누르는 순간부터 기다림의 시간은 정말로 지루하고 짜증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정작 안내받는 시간은 즐겁고 마음의 응어리를 확 풀어내는 화끈한 시간으로, 새로운 배움을 익혀가는 시간으로 된다.
 
매번마다 전화를 받는 안내원은 다르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항상 차분하고 상냥하며 부드럽고 정확하다. 내가 상담사의 전화를 기다리면서 마음속으로 짜증도 부리고 불쾌한 마음을 가졌던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참, 어떻게 저렇게도 편할 수가 있을까?!
 
사람의 감정은 한계가 있을 것이 아닌가? 하지만 하루에도 수백 번, 수천 번씩 걸려오는 전화, 그것도 남녀로소는 물론이고 장애인들까지도 문의하게 될 것이고 또 컴퓨터나 온라인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 등 다양한 고객에게 상세한 안내를 하고 있을 텐데 어쩌면 저렇게 짜증한번 없이 차분하고도 부드럽게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나도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또 교육도 시키고 있지만 상대방의 행동에는 항상 예민해지는 편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e나라도움센터 상담원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인간의 본능을 초월하는 초인간으로 보인다. 상냥한 어조, 감정이 섞이지 않은 부드러운 어조로 반복되는 질문에도 다급하고도 거친 질문에도 늘 웃음으로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e나라도움센터 상담원들이 더 우러러 보인다.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기도 하다. 환경에 따라, 시간에 따라, 상대에 따라 감정이 변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e나라도움센터에서 안내하는 직원들은 늘 좋은 일만 있고 늘 좋은 사람들만 만나게 될까?! 아마도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또 다른 공공장소에서도 그들에게는 힘들고 서운하고 불행한 일들이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에 대해서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고 장시간 짜증한번 내지 않고 상담해 주는 직원들의 “내공”에 감탄할 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남짓 사업을 중단했다가 올해 다시 공모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올해 또 다시 e나라도움센터와의 연락이 잦아지면서 e나라도움센터 상담원들에 대해 더 궁금해진다. 하루에도 수백 번, 수천 번의 안내를 해야 하고 또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나 같은 문의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 이럴 때마다 빨리 전화를 끊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수시로 떠오른다. 그러나 이들한테서 나는 그런 기미를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다. 참으로 인간의 극치를 벗어난 초인간적인 인내력을 가진 훌륭한 상담원들이라 생각된다.
 
10년 넘게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e나라도움센터를 이용하다보니 익숙하지 못한데다가 자꾸만 까먹는 고초를 겪다보니 나도 수차례 그렇게 전화를 걸어보고 또 친절한 안내를 받아왔다. 묻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정확하게 더 많이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통화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되고 또 통화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같은 말이 반복되고 때론 이해가 부족하여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그러나 상담원들은 시간을 아끼고 더 많은 분들에게 상담해드려야 할 책임 때문에 조급증도 생길만도 하지만 단 한 번의 짜증스럽고 퉁명한 안내 목소리를 들어본 적 없다. 물론 나한테만 그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많은 상담자들을 상대하면서도 목소리 한 번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정확하게 인내를 갖고 상담해주는 모습에 나는 정말로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e나라도움센터, 아무리 봉사와 사업을 도와주는 정부 직속기관이라고 해도 철저한 직원관리와 봉사정신, 그보다도 인간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인내성을 갖고 본직에 충실하는 안내원들에게 진심으로 탄복하고 또 존경하게 된다. 그래서 더 배우게 되고 또 더 열심히 사업을 마무리 하고 있다.
 
비록 짧은 시간의 인연으로 알게 된 e나라도움센터이지만 e나라도움센터와의 인연, 상담직원들의 인내력, 따뜻하고 부드럽고 차분하고 정확한 안내목소리, 이런 것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이 느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e나라도움센터 대표번호 1670-9595에 또 다시 전화를 걸어본다. 물론 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상담원들의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도취되고 싶어서 말이다.
/전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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