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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인생은 앵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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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03-27 10:44 조회1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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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상을 추억으로 채울 수 있는 오늘, 내일의 미래를 꿈꾸는 오늘, 지금은 행복할 수 있어 참 좋다. 어제도 오늘도 마음은 아직도 이팔청춘, 그러나 마음과 달리 몸은 따라주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퇴직한 사람치고 “무엇을 해야 할까?”'고 고만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대다수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재취업에 나서지만 50~60대를 품어줄 자리는 거의 없다. 일자리는 없고 경쟁자는 많아서 선택하는 게 한국행이다.

 

반생을 일을 했다는 이유로 퇴직 후 늦잠을 자고 방바닥에 뒹굴며 피곤하다는 말로 일상을 보낸다면 온전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을까? 자신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그냥 묻어둔 채, 허무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죄악은 없다. 인생은 앵콜이고 영원한 퇴직은 없다.

 

고향의 노인들은 낚시하거나 노래교실, 춤 배우기 혹은 노인대학에서 서법, 중의학, 글짓기 공부를 하는가 하면 가끔은 마장놀이, 다단계에 유혹된 노인들도 있었다. 나름대로 취향에 따라 건강에 유익하게 사회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살려고 노력들을 하고 있었다.

 

퇴직한 후라도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계획을 철저하게 짜고, 단 하루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매진하는 인생. 자신의 존재 가치를 십분 발휘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생. 돈을 버는 일이든 취미로 하는 일이든 배우고 공부하면서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하는 사람이 결국 잘살게 된다.

 

한국에서 일하는 간병인 대부분도 60~70대이다. 퇴직이란 직장에서의 쉼일 뿐이지 인생의 쉼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세대는 악착같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다. 좀처럼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일이 드물었고 어쩌다 한번 옷을 살 땐 백화점이 아닌 시장을 찾았다. 근검절약(勤俭节约)이 몸에 배여 아껴먹고 아껴 쓰면서 모은 통장 속 잔고는 우리의 자존심이다.

 

​세월은 가고 우리는 늙어간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이만큼 와있고 저만치 떨어져 있던 청춘은 자취를 갖추었다. 집에서 노인 행세를 해야할 우리 60~70대 간병인들은 제 몸 태워 온기를 전하는 연탄불처럼 병원에서 잘리지 않을 때까지 일 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간병을 하겠다한다. 폄훼와 하대 속에서도 이건 상처가 아니라 훈장이라 간주하고 환자의 찡그러진 얼굴 곁에서 묵묵히 간병인의 길만 걷고 있다.

 

한때 우리에게는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는 오래 전에 그렇게 살았다. 그 시절에는 그만큼 돈이 절박하기도 했었다. 고향을 떠나서 뿔뿔이 헤어져 사는 우리에게는 누구나 제 몫의 삶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여유가 있는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연금(退休金)을 받으면서도 일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돈에 환장한 사람처럼 돈 돈 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돈에 대한 욕망보다 신성한 밥벌이를 하면서 건강을 살피는 삶, 하고 싶은 꿈도 이루면서 어렵고 힘든 주변도 살피는 삶은 이루어질 수 있는 바램이라 생각한다. 주름과 맞바꾼 우리들의 미모와 지병과 맞바꾼 소중한 내 몸을 아껴줄 때가 되었다.

 

수십 년 만에 고향에 갔더니 고향에는 추억속의 고향이 없었다. 우리에게 돌아가 정착할 고향은 사라졌다. 부모님 남겨둔 고향에 우리 묻힐 땅이 없고 우리 자식들은 이젠 한어를 하며 자라고 한족학교를 다니고 연고 없는 도회지를 자기 고향인줄 알고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말처럼 이젠 고향집 대들보의 거미줄을 털어버리고 집 앞의 쑥대밭을 정원으로 가꿀 때가 된 것 같다. 타향에서의 이방인의 삶을 마무리하고 끝도 한도 없는 돈 욕심을 내려놓고 제 몸을 돈과 바꾸는 거룩한 살신(殺身)을 멈추고 자신에게 먼저 당당하자! 인생이란 앵콜무대를 이젠 고향에 올리면 어떨까?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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