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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명태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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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6-02-15 12:28 조회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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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 흘러도 잊을수 없는건 추억입니다 소시절에 명태국 먹던 일이 이 시각 마치 영화필림마냥 뇌리를 스쳐지납니다.

 

배 곯으며 살아오던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째지게 가난하였습니다. 내가 . 일곱살되던 해였습니다. 그해 겨울 소한날 우리 엄마는 어쩌다 생활개선한다며 명태 두 마리 사다가 물을 한가마 가득 붓고 벌렁벌렁 끓였습니다. 이윽고 한참 지나서야 울 엄마가 다섯 사발에 명태 두 토막식 골고루 풍겨 놓고 국물을 떠주었습니다.

 

구수한 냄새가 연신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올망졸망 다가앉은 우리 다섯남매는 그 순간 미처 말한마디 할새 없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웃으며 입을 쓱쓱 문대면서 거의 다 먹고 사발굽을 낼때에야 엄마 아빠 국사발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아구리 쩍벌린 명태머리만 달랑 담겨져 있었는데 그때는 그걸 빤히 보면서도 정녕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엄마 아빠는 어른이여서 명태머리만 자시고 우리는 아이들이여서 명태고기를 먹는줄 알았습니다.

세월이 청산류수라 어느덧 세월이 흘러흘러 내가 출가하여 세간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추운 겨울날 외손주 외손녀가 보고 싶다며 우리 집으로 오셨습니다. 나는 랭장고에서 엄마가 제일 즐겨 잡수시는 동태를 꺼냈습니다.

 

엄마에게 명태국 끓여 큰 국그릇에 가득 담아 밥상위에 올려놓으며 어서 드시라 권하였습니다.

"으음~ 으음~ 역시 명태맛이 제일이구나! 맛이 좋아"

 

엄마는 흡족해 하시면서 코등에 땀을 닦으시며 희색이 만면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엄마의 환한 미소를 보았습니다. 그 순간 코마루가 찡해나서 끝내 울었습니다. 그토록 울 엄마도 명태고기를 더 즐겨 잡수시는줄 알게 되었으니 이 딸은 어떻하면 좋습니까? 이런 내가 너무 미워서 엄마를 끌어안고 목메여 울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세월도 무정하고 하늘도 무심합니다. 내가 엄마에게 명태고기를 실컷 대접시키며 효도해 드리려할때 하늘은 무정하게 착한 울 엄마를 돌아가시게 하였습니다. 이 내 야속한 심정을 그 누가 알아줍니까? 안타가운 내 심정을 어디가서 하소연 해야한단 말입니까? 수십년이 지나도 이 일이 가슴에 늘 걸려 지금까지 오랜 세월 줄곧 명태국과 결별하고 있습니다.

 

오, 명태. 너와 나 안녕.

/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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