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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간병인들께도 휴식시간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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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2-04-30 00:27 조회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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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매우 무거운 심정으로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여 이렇게 필을 들어 간병인들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바쁘신 원장 선생님의 귀한 시간을 점하게 된 것에 대하여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이란 “불청객”이 지구촌에서 살판 치면서 전 세계에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손실을 가져다 준지도 벌써 757일이 지난 이때,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상복귀”라는 행정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우리 간병인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기뻐하며 인제야 해뜰날이 왔다면서 손벽을 치고 있습니다.
 
봄꽃 피는 계절은 지나갔지만 푸른 나무 밑에서 풍겨오는 그윽한 흙냄새도 맡을 수 있고 마트에도 잠깐 나가서 먹고 싶었던 과일이랑 사 올수 있고 제철에 맞는 속옷도 바꾸고 이쁜 옷도 사 입고, 100여일 동안 피로에 지친 몸도 집에 가서 푹 자면서 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했던 바람이 하루아침에 산산 쪼각이 되여버렸습니다. 여전히 “간병인들과 보호자, 환우 분들께서는 병원출입 제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문으로 하여 또 발목이 묶여 버렸던 것입니다.
 
원장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아시는지 모르지만 한 여성간병인은 봄철에 입을 옷과 먹거리를 가져왔다는 딸의 전화를 받고 주차장에서 딸을 잠간 만나고 이야기도 제대로 못하고 올라왔는데 승강기로 오고가는 시간까지 합쳐 8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당직 경비원이 사진까지 뽑아가지고 와서 자리를 2번 갈아가면서 3차나 크게 야단을 쳤습니다.
 
또 대근하러 온 남성 간병인은 칫솔을 갖고 오지 않아 장례식장 옆에 있는 약방에 가서 칫솔을 사가지고 왔는데 또 경비원한테 그렇게 야단맞았다고 합니다.
 
물론 고도의 책임감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인간적으로는 타이르는 방법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세 살 먹은 애들처럼 훈계하는 것 역시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간병인 역시 직원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
 
우리 간병사분들도 최대한 정부의 각종 제도와 귀 병원의 방역제도, 조치에 적극 참여, 준수하면서 고난의 100여 일을 원장님을 위수로 하는 병원일군들과 함께 견디고 참아오면서 “해방”될 날만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 번의 바람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어릴 때 책에서 본 내용이지만 중국의 위대한 문학가이며 사상가인 로신 선생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침묵 속에서 폭발하지 않으면 침묵 속에서 멸망한다.”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 간병인들은 이미 많은 스트레스와 불평등한 대우, 억울함 그리고 가족의 그리움 등 원인으로 하여 가시 돋힌 고슴도치마냥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 예민하고 우울해져 있습니다.
 
원장선생님, 우리 간병인들의 노고와 지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병원이란 환자가 있어야만 운영되고 환자는 의료진과 간병인들이 있어야만 생존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일군, 환자, 간병인 이 삼자는 떨어질 수 없는 물과 고기의 관계입니다. 어느 하나가 빠져도 병원은 곤경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간병인들의 위치는 영원히 “을”도 아닌 항상 코 꿰인 송아지마냥 끌려 다녀야 합니다.
 
전번 달 발생한 일인데요. 한 여성 간병인인 오진으로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았는데 즉각 집으로 돌아가라는 최후통첩을 받았습니다. 간병인들은 이것을 “개를 쫓듯 쫓아낸다”고 비유하여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언급한다면 강원도 모 요양병원의 63세 여 간병인은 요즘 휴식하고 싶다며 대근을 구하려 하였으나 대근도 구하지 못한 채 쓸어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누워 있 습니다. 얼마나 가슴 아픈 사연입니까?
 
원장 선생님, 바라건대 이러한 비극이 우리 요양재활병원에서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합니다.
 
원장 선생님, 우리들의 소박하면서도 작은 “바람”은 그저 전국적으로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마스크까지 벗게 되는 이때 우리도 한주에 한 번씩은 마트에도 다닐 수 있고 1개월 혹은 2개월에 1차라도 휴식하고 싶으면 자신의 신체상황에 맞게 며칠 휴식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환자케어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헌데 한번 휴식하면 10일 이상 휴식하라고 하니 간병인들은 “어떻게 그런 대근한테 오래 동안 환자를 맡길 수 있을까요? 그러다가 욕창이라도 생기면 또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이 걱정, 저 걱정 하다 보니 쉽게 휴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책임감과 정 때문에 자신보다 항상 환자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근도 병원내부에서 일 끝난 사람으로 (외부에서 대근을 들어오지 못하게 함) 찾으라 하니 대근도 찾기가 슆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쌓이는 것은 스트레스와 불만, 피곤, 정서 불안뿐입니다.
 
지금 병원에서는 심지어 청소하는 여사님들도 출퇴근에 점심휴식 중에도 외부에 나가 취향에 맞는 커피라도 사서 마실 수 있습니다. 유독 간병인들만 출입이 제한되여 편의점에 가 택배 보내는 것도 층층이 허락 받고 나가야만 합니다. 원장 선생님, 우리 간병인들의 간절한 목소리 좀 들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소식에 의하면 5월부터는 대면 면회가 전반적으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또 한번 기대해봅니다.
 
우리도 자유롭게 (자기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일상으로 복귀하여 끈끈한 사람향기, 그윽한 꽃향기를 맡을 그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존경하는 원장 선생님,
저희들은 100일간 갇혀 있으면서도 훌륭한 귀 병원이 즉 우리병원이 코로나 위험에서 더 위협 받지 않도록 군소리 한마디 없이 병원의 지침을 따르고 잘 받들면서 병원과 동고동락을 했습니다.
 
원장님께서도 저희들의 병원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을 많이 느끼셨을 겁니다. 저희들은 병원의 일을 나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간병인들한테 감사하다는 인사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저희들도 피와 살로 만들어진 인간들이니 좀 휴식하겠다는 절절한 마음을 헤아리셔서 실제에 맞는 휴가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들은 지친 몸과 마음으로 예전처럼 열심히 일을 하면서 좋은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두 손 모아 빕니다.
/장영애
 
2022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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