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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봄날 같이 따뜻한 간병인들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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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2-11 23:41 조회4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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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에 들어갔던 벌레가 돌아눕는다는 입춘도 지났다. 봄 속에 겨울이 있고 겨울 속에 봄이 있다. 봄이 오는 자연의 속삭임은 아직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봄은 봄이다.
 
봄은 어디서 오는지? 또 어디까지 왔는지도 모르지만 봄을 기다리며 오늘도 값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한국에는 돌봄의 일자리가 날따라 늘어가고 있다. 아울러 간병일에 종사하는 동포들의 수가 대군을 이룰 정도로 증폭하고 있다.
 
대학병원, 2차 병원, 요양병원, 돌봄이 필요한 전국의 크고 작은 모든 병원들이 바로 그들의 일터이다. 이런 돌봄 현장에서 우리는 참다운 프로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멋진 간병인들을 볼 수 있다. 간병인 중에는 우수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참 많고도 많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일하는 간병인들에게 저는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간병일을 하면서 우리는 흥미진진하거나 감동적인 일들을 많이 듣고 보아왔다. 말없이 부지런함으로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쳐주는 간병인들의 모습에 늘 감동한다.
 
몇년전 한 시립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옆 침대 환자분을 케어하시던 길림시에서 온 간병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70대인 그는 환자 케어에 능숙하고 몸에 생기가 돌면서 50대 후반이었던 제가 부러워 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간병일에 베테랑이 되어 항상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를 침상 목욕시키고 시트를 다림질해 놓은 것 같이 주름 하나 머리카락 하나 없이 깔끔하게 해 놓으셔서 놀랐다. 그처럼 반듯한 병상을 본 적이 없었거다. 새벽마다 침상 커튼 너머에서 들려오는 환자의 몸을 씻어주는 물소리를 듣고서야 다른 간병인은 하루 일을 시작했다.
 
몸이 깨끗해야 환자가 편하고 환자가 편해야 회복이 빠르다면서 아픈 사람에게 진심을 바치던 그 간병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깔끔해진 병상과 환자를 보면서 그는 만족했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리 직업이라 한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진심으로 잘 할 수 있을까요? 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보호자의 눈가에는 늘 감동이 가득했다.
 
"잠들지 않는 병실" 구석구석을 누비며 환자들의 몸 여기저기를 섬세하게 보살펴 드리는 한 공동간병인의 아름다운 모습도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심양에서 온 홍 여사는 새벽 5시에 환자 케어를 시작하면 종일 뛰다 싶이 하며 6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기본적인 케어는 물론이고 하루가 멀다 하게 머리를 감겨주고 간식 챙겨주면서 환자의 정서를 봐가면서 유희 놀이, 마사지, 운동, 물리치료, 청결에도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6명의 환자들을 번갈아 옥상에서 산책까지 시켜 드리느라 하루 종일 팽이처럼 돌아도 24시간이 부족하다.
 
병실에 팔다리가 거의 마비 상태라 일상을 간병인에 의존하는 28살 아가씨환자가 있는데 홍 여사는 그를 딸처럼 극진히 보살펴주고 있다. 공동병실에서는 환자들을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시켜 줄 수밖에 없지만 홍 여사는 매일 아침 아가씨환자를 머리 감겨주고 유치원에 보내는 엄마의 마음으로 혹은 댕기로, 혹은 머리핀으로 이쁘게 단장시켜 준다.
 
젊은 나이에 장애가 되어 치매 노인들 속에서 삶을 보내는 환자가 불쌍하여 늘 엄마 같은 따뜻한 보살핌으로 환자의 응석도 투정도 다 받아주면서 다독여주고 위로해 주고 야단도 치면서 열심히 재활도 도와준다.
 
꾸준한 재활과 치료를 거쳐 스스로 식사할 수 있는 정도로 회복되어 갑니다. 코로나로 장기간 면회 금지 상태에서 부모 생각에 우울하고 슬플 때마다 "이모님"하고 간병인의 품에 안기는 환자를 토닥토닥 해주면서 부모님들과의 영상통화를 연결해주거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달래주기도 한다.
 
사실 간병일은 가정 살림살이 같이 일하기 나름이다. 일을 건성으로 대하면 본인은 편하겠지만 결과는 어떨까요? 일을 찾아 빈틈없이 완벽하게 하면 몸이 부서질 지경으로 힘들고 할 일이 끝도 없다. 일을 만들어 하고 일을 찾아 하는 홍 여사를 보고 부장 닥터 선생님께서는 "최고로 부지런하고 훌륭한 간병인"이라 칭찬하신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세상 처음 본다"고 감탄하고 동료들은 그녀를 보고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는 사람"이라 부른다.
 
이것이 동포간병인들의 우수한 모습이고 우리가 따라 배워야 할 훌륭한 본보기이다. 삶을 정수하는 그들이기에 깊은 울림을 전해오는 듯 하다. 간병인은 한 아들의 엄마이자 아빠이고 한 어머니의 딸이자 아들이 돼야 한다. 그들은 어버이의 책임감과 자식 된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간병인의 삶이 뻔한 일상이라 하지만 이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 위대한 인생을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비행기 일등석"이라 하더군요. 그렇다면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 제일 많은 군체가 간병인 그룹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직업 특성상 봄날같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너무 자화자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부르고 싶다.
 
봄을 속삭이는 사람들의 그리움과 같이 간병인의 마음도 따뜻한 봄 날에 대한 기다림이 간절하다. 다가오는 봄날과 함께 배려하고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도 가득하다.
 
그들은 오늘도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봄 마중을 나왔다.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파이팅을 외친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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