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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전통 “작명”과 그 이름의 시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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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3-14 18:01 조회556회 댓글0건

본문

우리민족의 이름은 조선중세기에서 “닐훔” 또는 “일훔” 등으로 표기되다가 오늘의 성명 이름으로 정착되였다.
 
이름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이를테면 아명, 관명, 호명, 시호명 등이다.
 
아명은 어린 시절의 이름이고 관명은 남자가 장성해서 그 집안의 항렬에 따라 짓는 이름이며 자명은 대체로 혼인한 후에 본이름을 대신해 부르는 이름으로 일상에서는 어른이 된 사람을 가르켜 불렀다.
 
호명은 자 이외에 쓰는 아명 "雅名"으로 학자, 문인, 서화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름이었고 시호는 경상이나 유현 등이 죽은뒤 임금이 그 행적을 칭송하여 주는 이름이다.
 
지금은 아명, 관명, 자명, 시호는 없어지고 성명으로만 사용하고 예술가들 중에 호명이 남아 있을 뿐이다.
 
작명을 우리는 흔히 이름 짓는 법이라고 하는데 시대적인 측면과 함께 전통문화 측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의학수준이 낮아 어릴 때 불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던 옛날, 선인들이 대체로 자식의 무병장수와 "씨받이" 대를 고려하여 아명을 천하게 짓는 경향이 있었다. 예하면 똥돌이, 개똥이, 꺽쇠, 바우, 마당쇠, 여자이름은 차돌이, 쌍 가매, 뚤 남이, 부엌 손, 콩새 등의 이름이 그대표적인 예다. 옛날 고종황제의 아명이 "개똥"이었고 명재상 황희의 아명은 "도야지"였음이 그 사례이다.
 
사대부들이 그러했으니 서민들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작명은 대체로 출산장소 간지 "干支"나 달수를 이름에 따르는 법, 즉성기원 법, 순위선후 법, 운과길행 법, 자모선임 법, 필획법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운과 길 행법으로 짓는 이름이다.
 
필자의 중학교시절 한어교원의 아명이 개똥이었고 저의 아내의 이름도 뚤 남이라 한 것도 결혼 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상기하면 천한 이름 짓기는 너무 아득한 먼 과거는 아니다. 우리세대까지는 족보에서 예시해준 돌림자를 따르거나 집안 어른들이 하명대로 무조건 돌림자를 썼고 필자의 형제들도 모두가 뒤 글이 "철"자 돌림이였다. 그런데 현재는 돌림자를 꺼려한다. 원인은 더 돌릴 아이가 없다는 것이고 촌스럽다는 얘기다.
 
예전부터 이름 짓기는 집안의 큰 어르신 아니면 공경 받는 학자와 같은 분들이 이름을 지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부부끼리 짓는가 하면 돈을 주고 작명소를 찾아간다. 요즘엔 외국 형 이름 또는 개성적인 이름도 많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작명하는 것도 부르기 좋고 뜻이 깊고 운과 복이 따르는 길 "吉"자의 뜻을 잘 선택한다.
 
원 작명저서에서 보면 음은 "산고후저"보다 "선저후고"가 좋고 "선청후탁" 보다" "선탁후청"인 것이 좋다고 썼다. 언제나 이름에서 첫 글자는 낮거나 흐린 음이고 두 번째 글자는 높거나 맑은 음이여야 좋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의 소리가 순하고 부드럽게 들려야 길하다고 한다. 즉, 옛날처럼 남자는 철, 호, 수, 룡, 성으로 여자는 자, 화, 녀, 옥, 숙 등이 들어가는 글자는 싫어하는 시대이다. 너무 늙었다는 말이다.
 
이름은 한사람의 기호이지만 영원한 몸이다. 몸이 곧 이름이라는 유가의 명체 불리가 세월 따라 작동하고 있는 현실도 부정할 수 없다. 아무렴 옛날의 "똥돌이"나 지금의 "빛나라" 이름이 모두 그 시대성에 적응된 새로운 산물이라는 점이다. 오직 이름 속에 진취심이 있고 희망, 신조, 지혜, 념원 및 아름다운 미래의 지향이 함을 담고 있다면 그게 우수한 우리전통문화 맥박을 이어가고 있는 무궁한 얼과 넋이 일뿐만 아니라 세월 속에 새파랗게 살아가는 유령같은 이름자라 느껴지는 바이다.
/윤 상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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