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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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2-08-25 00:41 조회533회 댓글0건본문
어제가 벌써 “처서”라고 귀뚜라미가 "귀뚜리, 귀뚜리" 노래를 불렀단다. 계절이란 교과서 같이 용하게도 세상 흐름에 박사나 된 듯 무언가를 새겨놓았다. 찌물던 여름이 가고 서늘한 가을이 왔다고 농부 나그네가 가을걷이 낫을 갈고 있다.
시장에선 빨갛게 무르익은 어른 주먹만큼 큰 사과가 사구려 소리에 춤을 추고 있다. 어찌 그뿐이랴!
처마 밑 주렁주렁 달아맨 빨간 고추가 주름 간 할머니 이마같이 시들어 간다.
이놈의 가을은 병신같이 꼴기가 없고 기분이 하나도 없는데 억수로 쏟아졌던 장마 비의 세례를 맞아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다.
빌어먹을 코로나는 영영 없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아직도 대가리를 삐죽이 내밀고 있어 이젠 동네방네가 정신 차릴 기회마저 없다.
게다가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물가는 하늘을 찌르는데 해결할 방법은 생각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밀가루나 기름 값도 비싸지더니 이젠 휘발유 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다.
정말로 눈이 뒤집혀 살아가기 힘들어 진다. 그런데 거기다 또 가스 값도 진동하고 전기 값까지 인상되어 정말 숨 막힌다. 이게 다 누구의 탓일까?
무덥고 숨 막히던 여름도 지나가고 이젠 처서라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니 탐스러운 과일도 우리의 코를 자극한다. 참으로 가을이 온 것일까? 기대에 찬 눈길로 저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보게 된다.
잘 산다고 떠들어 대던 코 큰 어른들, 자기의 몸값 오른다고 거들먹거리는 양반들 때문에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을 지경"이다. 하긴 우리가 알바는 아니지만 이놈의 세상이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하나의 목표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불붙는 화산같이 이렇게 끓어 번지고 잠시도 안정을 찾지 못하게 되니 정말로 미친놈의 자연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처서가 찾아온 이 가을에라도 시원한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면서 평온한 생활을 위해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새록새록 생겨난다.
/김지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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