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원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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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6-24 12:43 조회3회 댓글0건본문
찜통같이 끓어번지는 여름이다. 진붉은 태양이 저 지평선으로 서서히 떠오르더니 온 대지에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모든 삼라만상이 뜨거운 열기속에서 왕성하게 자라만 간다.
저 멀리 숲속에서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리듬을 타고 귀전에 들려온다.
종다리는 지종지종, 꾀꼴이는 꾀꼴
새들도 짙어가는 푸르름에 못내 즐거워 여름의 매력에 환호한다.
수풀에서는 찌르륵-찌르륵- 풀벌레소리와 귀뚤-귀뚤- 귀뚜라미소리가 새들의 은방울 굴리는 듯한 노래소리에 화답을 한다.
길가에서는 매미들의 맴-맴- 연주소리가 귀를 자극하며 여름의 분위기가 짙어만 간다.
여름을 재촉하는 새들의 아름다운 노래소리와 곤충들의 속삭이는 합창소리에 숲은 더욱 무성하게 푸르러만 간다.
연녹색 풀잎이 진녹색 풀잎으로 바뀌더니 여름의 면모가 완연히 드러난다.
때를 이어 소나기도 억수로 쏟아진다.
작은 풀들은 후둑후둑 쏟아지는 소낙비에 가냘 픈 몸매를 간신히 지탱하며 온 몸을 휘청거리며 자연의 여름을 자못 즐긴다.
푸르싱싱하게 자란 나무들은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둥이 울고 번개가 번쩍이는 소낙비에 몸을 가누며 아무런 원망도 없이 오히려 벙긋 웃으며 자연이 하사한 선물에 못내 감동을 느낀다. 그 모습에 무지개도 대견스레 방싯 웃는다.
잔디들은 세찬 비 바람에 몸부림을 치더니 쓰러져 얼기설기 널부러져 있다.
그렇단들 두려울 것 무엇이랴!
강의함을 소유한 푸른 잔디는 꺽이고 짓밟히고 뜯기워도 신음 한마디없이 또다시 부활의 씨앗을 뿌리며 파란과 곡절을 기꺼이 즐긴다.
풀잎들은 희노애락으로 가득 찬 이슬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한 품으로 포용해주며 쉼없이 다독여 준다.
산지는 아침안개가 자오록한데 몽롱한 안개속에 자리를 멈추고 인내성있게 따사로운 해살이 들기를 바라는 듯 한데 이따금 새들의 삐쭁-삐쭁-하는 지저귐소리만 고즈넉한 삼림의 고요를 깨뜨린다.
시내가에는 시내물이 계곡을 따라 사품치며 쏴-쏴- 거세차게 딩굴며 줄기차게 앞으로 내달린다.
홍수가 범람하면 비단필을 늘인듯 겹겹한 물결이 풍랑을 이루며 더욱 세차게 내달린다. 물고기들은 제 놀던 물이 좋다며 그 속에서 유유히 헤염친다.
가까이에서는 제비들이 처마밑을 찾아 보금자리 만들며 짝을 짓는다.
수많은 새들도 호르르쭁- 하는 청아한 목소리로 짝을 찾아 보금자리 마련에 분주히 날아옌다.
다람쥐들은 꼬리를 치켜들고 두눈을 도리반거리며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소나무 가장자리에로 쪼르르 가댁질하며 부지런히 즐거이 뛰논다.
강가에는 물장구를 치러 나온 애들의 웃음소리 정답게 들려온다.
거리에는 더위를 피하여 그늘을 찾아 수다를 떠는 로인들의 모습이 한눈에 안겨온다.
논밭에는 새벽부터 논을 매는 농민들의 웃음소리 그칠 줄 모른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벼이삭이 우썩우썩 자라만 간다.
밭에서는 아낙네들의 김매는 호미소리 산간에 울려퍼진다. 오곡은 푸르싱싱하게 무럭무럭 자라만 간다.
이렇듯 푸른 장막에 깃든 산과 들은 활기를 쭉쭉 펴고 싱그러운 여름향기를 물씬 풍기며 성숙의 그 날을 향해 키돋움한다.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간다.
저녁노을로 붉게 물든 산간마을은 부끄러움을 타는 소녀의 얼굴마냥 빨갛게 홍조를 띤다. 그러더니 차츰 어두운 장막으로 서서히 짙어만 간다.
여름은 얼마나 활기와 정열로 끓어넘치는 대자연의 계절인가!
그 계절속에서 만물은 파란곡절을 달갑게 겪으면서 아름다운 희망의 선률속에서 청춘원무곡을 열심히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어떠하냐?
우리들도 여름날의 뜨거운 정열속에서 저 대자연처럼 끊임없이 분발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매일을 정든 일터에서 새 희망을 꿈꾸며 행복을 창조했으며 머리에 서리가 내리도록 소나기를 만난 잔디처럼 고난과 시련을 겪어왔으며 인생의 쓰디 쓴 풍상고초를 겪으면서 고비고비 파란만장한 인생의 발자취를 또렷이 남기며 분투하고 또 분투해 왔었다.
오늘도 솥뚜껑같이 두툼한 두 손으로 행복의 금자탑을 쌓으려고 일터에서 분주히 달리고 또 달린다.
정열로 불타오르는 저 강직한 여름처럼 말이다.
나는 여름의 선률속에서 대자연의 푸르름을 한껏 즐기며 희망으로 벅찬 인생의 교향곡을 푸르싱싱하게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갈것이라고 다짐하며 대자연의 여름을 한껏 만끽한다.
정열로 강하게 불타오르는 여름이여! 더더욱 세차게 불타오르라!
여름날의 싱그러운 풀향기를 안고 인류를 포함한 생태계의 모든 생명들이 활기와 청춘의 매력으로 차넘치게 말이다.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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