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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고향을 몹시 그리워하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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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10-15 23:42 조회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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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리철우는 1909년 1월 24일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매월리 장착터에서 딸 셋 아래 외동 막내아들로 태여나셨다.
 
증조할아버지의 덕으로 8간 기와집에서 살며 넓은 터전과 산, 논, 밭들이 있어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았단다.
 
그런데 일본놈들이 한국 땅을 강점하면서부터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온 집안의 유일한 일군인 할아버지께서 1919년 3.1운동 “독립만세”를 불러 일본놈들에게 갖은 고문을 당했다. 그래서 다리를 쓰지 못하고 지팡이에 의지하여 겨우 집으로 돌아오셨다.
 
할머니마저 집안 형편이 갑작스레 기울자 경제상, 정신상의 타격으로 시력이 감퇴되며 소경으로 집안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16세인 아버지를 20세인 민승인과 결혼시켜 어머니께서 집안의 모든 살림을 하게 했다.
 
일본놈들은 마을의 젊은 남성들을 마구 붙잡아 가서 자기들 군대를 위해 고역을 시켰다.
 
이런 소문을 들은 아버지께서는 1934년 봄에 어느 때든 붙잡혀 가면 어떻게나 살아서 집을 찾아오겠다는 결심을 다졌다.
 
집을 잊지 않으려고 집 앞마당에 팽나무 두 그루를 심으셨다.
 
아버지께서 예측한 바와 같이 일본놈들이 아버지를 붙잡아 갔다.
 
아버지께서는 함경북도 두만강 변에 자리 잡고있는 일본군대 병영에서 군마를 먹이고 마구간을 치는 고된 일을 하셨다.
 
생활환경까지 좋지 못하여 수시로 전염병이 돌았다.
 
1935년 늦가을 아버지께서는 옴이란 전염병에 걸렸다. 놈들은 병을 고쳐 주기는커녕 그대로 아버지를 내쫓았다.
 
집으로 돌아오자 한의사인 할아버지께서 병을 고쳐주셨다.
 
병이 낳으니 놈들이 또 붙잡아 가련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는 1936년 초 한밤중에 만주로 피신을 떠나셨다.
 
흑룡강성 목릉현 복록향 평성촌에 계시는 둘째 할아버지를 찾아가셨다.
 
한족 지주의 땅을 소작 맡아 농사짓는 둘째 할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지었다.
 
2년후부터 가족을 데려가려고 애쓰시다가 5년 후에야 겨우 성공하셨다.
 
할머니와 어머니 우리 4남매를 중국 평성촌으로 데려가셨다.
 
해방 후 우리는 자기의 땅을 가지게 되고 생활이 나아졌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우리 4남매에게 남북이 통일되면 우리 다 고향으로 가서 살자고 입버릇처럼 늘 말씀하셨다.
 
그렇게 고향을 그리고 남북통일을 기다리시던 아버지께서는 1964년 생산대의 일을 하시다가 중추신경을 다치셨다.
 
단번에 사지가 마비되고 숨도 쉴 수 없게 되어 목단강 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우리 4남매에게 늘 고향으로 돌아가 살자던 아버지의 말씀을 더는 들을 수 없게 되였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심은 두 그루의 팽나무가 고향을 굳게 지키고 있어 아버지의 원견에 찬사를 올린다.
 
나는 오늘도 아버지께서 심은 팽나무 사진을 보면서 고향을 그리시던 아버지가 떠올라 마음이 짠하다.
 
/둘째 딸 : 리상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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