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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할빈 백화점에서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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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1-10 17:00 조회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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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나는 왕청현 축목국 산하의 한 가죽 가공공장에서 부공장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 공장의 주 산품은 수달토끼(獭兔)가죽으로 만든 외투였다. 판로를 넓히기 위해 김 서기와 함께 흑룡강성 할빈시의 백화상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 상점의 책임자는 차씨라는 50세 안팎의 여성이었다. 패기 있고 당당한 인상이었고 한눈에 봐도 도시적 세련미가 풍겼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했다. 우리는 이틀을 기다려서야 면담할 수 있었다.
 
막상 마주한 그녀는 생각보다 더 풍채가 있고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언어였다. 나는 조선족 마을에서만 자라다보니 중국어가 서툴었고, 그래서 대화가 자꾸 끊겼다. 그날따라 유창하지 못한 발음이 더욱 억울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어렵게 총경리를 만난 이상 놓칠 수는 없었다.
 
나는 더듬더듬 중국어로 수달토끼 가죽의 질감과 보온성, 색감의 고급스러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직접 그녀에게 옷을 입혀 드렸다.
거울 앞에 선 그녀는 옷맵시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눈빛이 반짝였다.
 
“옷값은 얼마로 하겠습니까?”
“3,000원이면 어떻겠습니까?”
“좋아요. 그 값으로 합시다. 지금 계약서를 씁시다.”
 
그 말에 나는 너무 기뻐 그만 손뼉을 칠 뻔했다. 드디어 할빈 백화점 납품의 길이 열리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가 옷을 벗자 뜻밖의 광경이 벌어졌다. 토끼털이 잔뜩 옷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총경리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협상을 취소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 마음은 씁쓸했지만 발길이 멈춘 곳은 다시 백화상점이었다. ‘기왕 온 김에 구경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매장을 둘러보다가, 가압 휘발유난로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리 크지도 않고 디자인도 괜찮았다. 출장 기념으로 삼자 싶어 90원을 주고 샀다.
 
집에는 이미 가스난로가 있었기에, 나는 그 난로를 하마탕의 처가에 선물하기로 했다.
이튿날, (加压气油炉) 휘발유난로와 휘발유 50근을 챙겨 처가집으로 갔다.
 
멀리 할빈까지 가서 어렵게 구입한 물건이니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기뻐하실 줄 알았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아니, 이 난로는 우리 하마탕향 기업에서 만든 거야. 여기서는 70원이면 살 수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알고 보니 그 난로는 하마탕향 기업에서 생산해 할빈 백화상점에 납품한 상품이었다. 나는 ‘할빈 제조’라 적힌 상표만 믿고 고향산 물건을 비싸게 사온 셈이었다.
 
“참, 소가 웃다 꾸레기 터질 노릇이지.”
 
그날의 어리숙하고 황당했던 일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엔 부끄럽고 속상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또한 한 시대의 웃음이고 청춘의 한 조각이었다.
 
그때의 나는 참 순박했고 세상에 대해 아직 낯설었던 것이였다.
/전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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