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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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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5-04-06 10:44 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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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구에게 용돈을 받았거나 용돈을 줘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용돈은 대가성을 바라고 주는 것이 아님으로 뇌물이 아니다. 용돈을 받는 것은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정을 받는 것이고 배려를 받는 것이며 사랑을 받는 것이다.
 
받는 이는 사랑을 받아서 좋고 주는 이는 사랑을 베풀어서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다. 용돈을 주고받으면 주고받는 자 간의 감정 교류가 가속화되고 나눔의 정이 한층 더 깊어진다.
 
어릴 때의 생각이 난다. 그 시절은 용돈은 커녕 배불리 먹기만 해도 행운인 것이다. 어쩌다 부모님이 공소합작사에 가서 뭘 사 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가 용돈을 챙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이다. 심부름을 잘 해오고 또한 거스름돈에 잔돈이 들어 있으서 부모님이 수고했다고 잔돈을 용돈으로 줄 때면 그 희열은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이다.
 
성년이 되여서는 용돈을 준 적이 많고 받은 기억은 거의 없다. 부모님 완년에 설날 아침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세배 돈이 전부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오늘 나는 아버지로부터 촌 간부 퇴직보조금 3,000원을 받았다며 용돈 200원을 받았다. 생시인지 꿈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 감격의 한 순간이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용돈의 가치를 가늠할 수가 없어서였다. 어찌 그 가치를 수자로 가늠할 수 있으랴! 근 90고령에 가까우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용돈이다.
 
90고령임에도 용돈을 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계시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고, 지금까지 건강히 살아계시는 아버지가 위대하게 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60세가 넘어서도 아버지로 부터 용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나를 오래도록 희열속에서 잠을 이룰 수 없게 했다. 활짝 웃으시며 용돈을 주시는 아버지, 당당한 아버지임에 긍지를 느끼시고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그 모습을 형제들과 같이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고, 그렇게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현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한편, 효도는 일방적으로 주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부모님이 당당한 부모임을 느끼실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또한 다른 차원의 효도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됬다.
/박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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