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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술-주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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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5-02-17 09:20 조회15회 댓글0건

본문

주르륵~ 주르륵~.
 
여름을 재촉하며 이른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한낮이 되였지만 그 양상 그대로 시름없이 내린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구운 오징어를 찢으며 술 한 잔을 기울인다. 빗방울의 음향이 가슴 속에 무언지 모를 서정으로 전해온다. 술 한잔에 온 몸이 금시 뜨거워난다. 삼라만상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꽃 사이에 한 동이 술을 놓고
홀로 잔 기울이는데 대작할 벗이 없구나
잔을 높이 들어 밝은 달맞이하니
달과 나의 그림자가 합하여 셋이 되였다.
 
달은 원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만 나를 따라 마신다.
잠간이나마 달과 그림자를 벗 삼아
이 즐거움 봄까지 미치리라
 
내가 노래하면 달빛도 춤을 추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깨여서는 함께 어울려 기쁨을 나누지만 
취해서는 제각기 흩어진다.
 
언제까지나 세속을 떠나 사귐을 맺자고
서로 기약하자 먼 은하수 다시 만나길
 
알콜이 흘러들며 명치끝이 찌르르 해나는 순간 “주선” 리태백의 대표적인 시 “월하독작”이 갑자기 떠오른다. 달빛 아래서 혼자 취해 노니는 리태백의 영혼 속엔 자연과 인간, 나와 내면적인 자아 사이의 행복한 합일이 깃들어져 있다. 술이 아니고선 그 무엇으로 이 변화무쌍하고 복잡다단한 기계적인 세상에서 이처럼 충일하고 아름답게 대상과 주체를 결합시킬 수 있을가! 기실 난 리태백이라는 어마어마한 위인과 도무지 비길 수  없는 존재이지만 리태백 못지않게 술을 좋아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언젠가 어느 선배님으로부터 이름자 “주해봉”을 술 “주”, 즉 “술해봉”으로 바꾸는 것이 낫겠다는 농담 섞인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난 때때로 행복해진다. 리태백의 시처럼 기분 좋게 술과 몸을 섞고 보면 나와 나 사이에 간격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한 것에 의해 둘러싸여있고 그 울타리 속에서 전전긍긍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은 자의 반, 타의 반 질주의 관성을 갖기 마련이다. 앞만 보고 죽자 살자 허둥지둥 달리는 특정된 사회에서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경쟁사회에서 락오자로 될 가봐 두렵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환경의 지배를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 일가 욕망이 앞에서 끌고 경쟁이 뒤에서 채찍질하니 달려가지 않고 배겨낼 장사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질주의 관성에 실려 가는 그 속도에서 도무지 본성이라 부를 만한 본래의 우리를 만날 수도 없고 그 본성과 지금 달려가고 있는 나 사이에 합일의 순간을 경험하기가 너무 어렵다.
 
 아무튼 술은 좋은 물건인가 보다. 술이 없는 세상은 물 없는 사막과 같다. 적어도 나에게 한해서는 말이다. 술 마시는 것도 내력이라고들 하지만 나만은 아닌 것 같다.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아버지는 생전에 술이라 하면 낯부터 찡그리셨는데 어쩌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막걸리 한잔만 드셔도 얼굴에 울기가 오르셔서 몸 둘 바를 몰라 하시며 자리 찾아 누우셨다. 하지만 난 전혀 그렇지가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술 냄새가 그렇게 향기로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 몸에 흐르고 있는 피가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것이 아니란 말은 절대 아니다. 
 
따져보면 술은 나와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둘도 없는 친구다. 연애 시절 아내로부터 꽃 편지를 받았을 때 그 설렘을 술 한잔으로 달래였고 결혼하여 처음으로 “아버지”란 호칭을 갖게 되었을 때도 그 기쁨을 술 한잔으로 자축하였다. 그렇다고 꼭 기쁠 때만 술을 마셔온 것만은 아니다. 슬프고 화날 때도 술은 어김없이 나의 정서를 조절해주는 고마운 지기였다.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런 여동생이 뜻밖의 사고로 저세상으로 갔을 때, 그리고 그토록 자애롭고 인자하신 어머니께서 어느 날 귀신에 홀린 듯 사이비교회에 빠져 결국 어느 편벽한 두메산골에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을 때 정말 눈앞이 캄캄해나며 당장 미칠 것만 같았다. 그 당시 정말 술이 아니 였다면 가슴 찢어지는 그 아픔으로 하여 아마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가! 불볕더위 이겨내며 꼬박 한 달간 땀을 동이로 흘리며 일했지만 결국 한 푼도 구경 못하고 악덕업주에게 뜯겼을 때도 치솟는 그 울분을 한잔 술로 슬기롭게 가라앉히며 랭정을 찾지 못했더라면 난 아마 살인범이 되였을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가능하면 홀로 조용히 한 모금만 넘겨도 금시 배꼽까지 찌르르해나는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명상에 잠기는 그 순간이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극치의 세계이다. 더불어 잔잔히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삼라만상을 적시는 저 방울방울의 영롱한 빗물들이 결국 메마른 우리의 가슴을 적셔주는 감로수가 아닐가 고 홀로만의 엉뚱한 상상을 펼칠 수 있어 자못 즐거운 시간이다. 술 한 잔으로 지루함의 일상에서 벗어나 감미로움 속의 자신이나 아름다움 속의 자신을 자주 만난다는 것은 현재의 삶을 신선하게 적셔주는 훌륭한 가치의 세계임이 분명하다. 아무튼 적어도 나만은 술 없는 삶을 생각 만해도 숨 막히는 것 같다. 눈 없는 겨울이 삭막하듯이 술 없는 세상은 메마른 고비사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술은 우리들의 울적해진 기분이나 긴장 속에 쌓였던 감정을 풀어주기도 하고 마음속에 묵혀두었던 속마음을 내보여주게도 하며 뒤엉킨 실타래 같은 생각에서 해탈 되여 랭정과 인내로 새롭게 마음을 착색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할 수 있어 술을 더 좋아한다.
 
술을 알맞게 잘 마시면 본 자신은 물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너그러움을 선보이며 조화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다시 높고도 신선한 감정의 세계를 형성할 수 있을 때 술의 존재가치는 비로소 얻어지게 된다. 술을 마시게 되면 당연히 취기를 느끼게 마련이지만 술로써 진실로 정직해져서 참되고 너그러운 자기본성을 끌어낸다면 그야말로 술은 마술에 가까운 신의 선물이라 함이 적합하지 않을가! 삶의 아름다움은 자신의 주관적 행위가 객관성을 얻고 있을 때 이루어지는 가치이다. 술에서 얻은 나의 쾌감이 동시적으로 남에게도 즐거움의 공감이 이루어져야 아름다움이 생겨나는 법이다. 아주 옛날 어릴 적의 기억이지만 평소에 말수가 적은 외할아버지는 술 한잔을 드시면 그렇게 재미나는 옛이야기들을 구수하게 들려 주시였다. “콩쥐와 팥쥐”, “천도복숭아”, “손오공”, 신비하게도 술은 외할아버지를 늘 입담 좋은 이야기꾼으로 탈바꿈시켰다. 술 한잔 드시고 이야기주머니를 술술 푸시는 외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나는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술 마시는 목적을 단순한 취기와 일시적인 흥분상태를 위한 것에 두지 않고 적절한 자극을 통해 어떤 가치들과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때 삶 속에 내재 되여 있는 많은 아름다움들을 껴안게 되고 삶에 대한 깊은 관조가 이루어지게 된다. 더불어 침잠되여 있던  감정과 의식들을 환기시켜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인생의 아름다움을 더욱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삶에 대한 진실을 더욱 확고하게 터득하게 된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술을 가까이하고 함께 해야 할 삶의 동반자라 감히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거기에다가 영감의 세계, 즉 번쩍이는 무의식의 세계까지 가끔씩 들여다 볼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른다면 참말로 “금상첨화”라 하겠다.
 
“꿈이 정신작용의 배설물이라면 술을 마시는 건 맨정신으로 살기 힘든 현실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정신적 강심제이다.”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심리학적으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과거를 잊기 위한 강박 행동이라고도 하지만 적어도 나만은 그 무엇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험한 세상이라지만 좀 더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함이고 술로써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순하고 유정한 본성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서이다. 그로 인해 나는 더욱 너그러워지고 더욱 다감해지며 팍팍하고 삭막하던 나의 삶은 나름대로 얼마간 삐걱 소리가 뜸해진다. 
 
술이 뭐가 그리 좋으냐고 언젠가 아내도 딸애도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좋으면 그냥 좋은 것이지 거기에 무슨 리유가 있어야 하고 조건이 필요한 걸까! 아무튼 나는 나대로 그저 술을 좋아하고 사랑할 뿐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절벽이 된 채 나름대로 술과 어김없이 벗 삼을 것이다. 눈을 감는 그날, 그 시각까지 변함없이 말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넘침이 없이 무엇이나 적당히 알맞춤 할 때가 가장 최적이라는 뜻이라 하겠다. 음주도 례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늦여름비가 그칠 양상을 보이지 않고 하염없이 내린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아니, 술을 만들어낸 먼 옛날 옛적 어느 선조에겐가 감사드리며 조용히 술잔을 기울인다. 나 홀로만의 독특한 향기를 한껏 만끽하면서 말이다.
/주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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