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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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1-12 19:53 조회7회 댓글0건본문
지금도 나는 그 할아버지의 아주 평온한 얼굴이 자주 떠오른다. 나의 미안한 마음이 언제쯤 사라지겠는지?
약 1개월 전 오전 8시가 좀 지나서 나는 환자가 병원에서 쓸 용품들을 커다란 장바구니 케리어에 가득 담아서 끌고 서대문 자하철역 B 4층에서 B 1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줄을 섰지만 사람들이 많은 탓에 두 번이나 엘리베이터를 놓치고 긴 시간 기다리고 나서야 맨처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탔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비였다. 나는 엘리베이터 문이 어서 빨리 닫기고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면서 멍하니 문쪽을 바라보았다. 잠깐 사이에 사람들이 꽉 찼다.
맨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가 간신이 오르셨다. 엘리베이터는 "정원초과입니다."라는 소리를 내면서 문을 닫지 않았다. 문 앞에 섰던 60대로 보이는 여사가 할아버지를 보고 마지막에 탔으니 내리라고 했다. 나는 안타까웠다. 맨 안쪽에 서 있는 데다가 또 큰 케리어를 끌었으니 앞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나가려면 큰 페가 될 것이였다. 나는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돕지 못하여 마음만 아팠다.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15년을 해왔으니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늘 눈에 들어온다. 평상시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 노인들 돕기는 이미 생활화, 습관화 된지 오래 되였다.
할아버지는 지팡이로 몸의 평형을 이루면서 간신히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셔 몸을 서서히 돌리 엘리베이터를 응시했다. 할아버지가 몸을 돌리는 순간 할아버지가 쓰고 있던 모자의 글씨가 나의 눈에 띄였다. 모자에는 "6.25 참전유공자"라고 씌여 있었다.
나는 더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또 많이 부끄러웠다. 당당하게 남들의 도움을 받고 존중 받아야 할 할아버지였다. 엘리베이터는 작동되여 B 1층으로 올라가고 있었지만 할아버지는 원망하는 기색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평온안 표정이 나를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하였다. 할아버지는 이런 일을 많이 겪어서 평온한 건지? 아니면 바쁜 사람들이 당연히 먼저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거동을 편히 할 수 있는 우리가 조금만 양보를 하면 편의시설을 더 필요한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또 생활에도 도움 되고 몸과 마음이 즐거우면 사회도 더 안정되고 화목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이 지금 잘 살고 있는 나날들이 많은 유공자들이 목숨으로 바꾸어 온 것이 아닌가? 이런 일을 나만 부끄러워 하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한번 더 생각이라도 해봤으면 참말로 좋겠다는 생각이 오늘따라 더 뇌리를 치고 있다.
/김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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