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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마술적인 “서울(首尔)”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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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8-03 12:41 조회308회 댓글0건

본문

며칠 전에 한국의 관련 당국 주중공관사이트에서 “한국어•한글(韩国语•韩文)”을 중국어표기로 “韩古尔(한고이)”로 명명하였다.
 
가령 이러함이 정당화된다면 세종과 집현전의 여러 학자들이 만든 우리의 고유한 민족문자(1444년)인 [훈민정음•언문(訓民正音•諺文)]을 [韩古尔]로 표기해야 한단 말인가?!
 
또한 [한국어•한글 학교(韩国语•韩文 学校)]를 [韩古尔学校]라고? [한국어•한글 교육(韩国语•韩文 教育)]을 [韩古尔教育]으로? [한국어•한글 교과서(韩国语•韩文 教科书)]는 [韩古尔教科书]로? 수많은 대학교의 [한국어•한글 학부(韩国语•韩文 學部)]는 [韩古尔學部]로 표기해야 한단 말인가?! 
 
너무나 어이가 없어 삶은 소가 웃다 꾸러미 터질 정도가 아니라 급기야 놀라서 넘어지고 자빠지고 쓰러져 기절초풍할 파국추태이다.
 
실은 [한글]의 [글] 발음은 중국어 병음으로나 로마자로서는 [ㄱㅡㄹ ~ Ge+er]로서 中文의 [ㄱㅜㅓㄹ~ Gu+er ~ 古尔, 古儿, 古而, 固二……] 등 보다는 [ㄱㅡㄹ ~ Ge+r ~ 个尔, 歌儿, 哥耳……] 등등 발음이 더 가깝고 근사하고 [한국어]의 [어] 발음은 병음이나 로마자로는 [ㅓ~ E-e]로서 中文의 [ㅓㄹ~ er ~ 尔, 儿, 而 ……] 등 보다는 [ㅓ~ e ~ 俄, 鹅, 娥……] 등등 발음이 더 가깝고 근사하지만 본문에서는 생감 별론하고,
 
오동일엽에 일엽지추라고 보자보자 하니 이제 머잖아 [한국어•한글(韩古尔)]이 다시 심히 외롭게 [한국어•한글=ㅎㅏㄴㄱㅜㄱㅓ•ㅎㅏㄴㄱㅡㄹ~韩古尔로부터 韩孤儿(한고아)]로, 또 한술 더 떠서 국명 [한국(韩国)]이 찬바람을 맞아 [ㅎㅏㄴㄱㅜㄱ~寒孤]으로 또는 허물을 머금은 [ㅎㅏㄴ+ㄱㅜㄱ~含辜]으로, [한국인(韩国人)]이 [ㅎㅏㄴ+ㄱㅜㄱ+ㅣㄴ~ 罕古阴, 含辜瘾]으로 일변되지않을까 저기 두렵다(중세기 이후로 中文•汉文字 음절의 구성에 마감소리 즉 종성에 [ㄱ] 발음이 어렵거나 없음은 별론). 
 
표의문자(하나하나의 글자가 언어의 음과 상관없이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문자)인 한문자•중문이 하루아침에 정음자마냥표음문자로 둔갑되는 역사적인 순간이고 찰나라고 해야겠다. 
 
참으로 무지, 무식하게 한자, 한자어(한국어 단어의 70%, 한글 론문의 단어 80%가 한자어임), 한자음을 무시, 부인하려 하고 한자문화권을 벗어나려고(탈문화권적 발악)발버둥을 치다 못해 몸부림으로 염병 떼질을 할 지경에까지 이르니, 같은 동족으로서 수치감을 넘어서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우리 한자와 한자어, 한자음 개념과 정의 및 토착어, 한자어, 외래어로 한국어를 이루는 한글의 서사 역할은 《우리 말글의 운명》상편 참조).
 
어쩌면 이는 똑 마치 한국의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제4장 제2절 제2항의 관련 조목 "중국의 인명 지명 표기" 법안을 모방 역용하여 도리어 한국어의 모든 품사 발음을 기준으로 중국어를 표기하는 원칙을 강요한 듯 싶다. 
 
언제부터인가 표음문자인 정음자로 표의문자인 한문자의 음만을 본 따서 "延邊"을 "옌볜"으로 "靑島"를 "칭다오"로, 동족의 "朴"씨를 "퍄오"씨로 "金"씨를 "진"씨 등으로 표기하다가 오늘에 와서는 표의문자로 표음문자의 본을 따서 音借나 차자 표기식으로 한국어 "한글"을 "韩古尔"로 시도해보려는 포석이요 전형이고 시작이라고 하겠다. 
 
아니, 일찍 2005년 1월 19일에, 수천 년간 다만 표의문자로만 알고 있던 한문자로 ‘首爾(수이)’이라는 새 단어를 造語하여 문자의 뜻은 버리고 중문의 발음만 빌려서 언문(한글)마냥 표음문자 구실로 융합시켜 토착어 ‘서울-SEOUL’을 한자어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로 둔갑시킨 례로 벌써부터 좀꾀로 재미를 보고 있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얻으려 하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서 실로 대서특필해야 할 일맥상통한 착상이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아래 삼년 전에 필자가 한국에서 펴낸 《우리 말글의 운명》의 제15절을 발취하여 상기의 그 못된 악상의 뿌리부터 송두리채로 뽑아버리고, 싹이든 눈이든 싹싹 잘라버리고 우리말 우리가 지키려 하오니 삼가 널리 참고 광파하시기 바란다. 
 
지명 서울-SEOUL -首爾(수이) -shouer-서우얼에 대한 단상
 
본문에 繁體字가 많음과 두음법칙을 적용함은 필자가 본의를 꺾고 고국의 국어국문학자들의 열독을 념두에 두고 배려한 연고임--
 
필자는 세계화에 따르자면 국제 통용관례에 따라 외국의 인명 지명은 '객수주편', '명수기주'의 원칙으로 손은 주인에 따라야 한다는 통념(通念)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본문의 전 편에서 언급되고 강조되다시피 동이한자(東夷漢字)와 언문한자(諺文漢字)는 물론이거니와 일부 중문한자(中文漢字)로 명명된 지명, 인명은 국제통상(國際通常)과 달리 한자 문화권에서는 우리 문화로 또는 근접문화(相近文化)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피력하고자 한다(낱말 동이한자(東夷漢字), 언문한자(諺文漢字) 풀이- 장석주 저《우리 말글의 운명》제157쪽 참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지명 표기는 끊임없이 변해 왔는데 공식, 비공식 지명만도 수십 개에 이른다.
 
조선조 전에는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 ‘남평양(南平壤)’, ‘한산주(漢山州)’, ‘신주(新州)’, ‘남천(南川)’, ‘한양(漢陽)’, ‘양주(楊州)’, ‘남경(南京)’, ‘한양(漢陽)’, 등으로 불렸고 조선조에는 다시 ‘한양’ 다음에 ‘한성(漢城)’, 일제 강점기에는 ‘경성(京城)’으로 불렸다가 1945년 광복이 되면서 한글·조선어의 고유명사 ‘서울’로 명하고 로마문자로는 ‘SEOUL’로, 중문으로는 ‘漢城(한성)’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서울은 공식 지명 말고 별칭도 많았다. ‘수선(首善)’, ‘목멱양(木覓壤)’, ‘경도(京都)’, ‘경사(京師)’, ‘경락(京洛)’, ‘도하(都下)’, ‘장안(長安)’, ‘황성(皇城)’, ‘경조(京兆)’, ‘문안(門內)’ 등 호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중국도 서울 명칭이 바뀔 때마다 따라서 ‘한양(漢陽)’, ‘한성(漢城)’, ‘경성(京城)’, ‘한성(漢城)’으로 표기하고 불러 왔다.
 
그러다가 중한수교에 즈음하여 ‘서울-(ㅅㅓ,ㅇㅜㄹ)’의 발음에 가까운 한자를 선택한 적이 있었는데 ‘서울’을 중국말 표기로 ‘수오이(首塢爾-서우-우-얼)’라고 하다가 ‘수무이(首無二-서우-우-얼)’로, 다시 ‘수옥(首沃-서우-워)’으로, 항간에서는 또 ‘西蔚(서울)’, ‘色窝兒(색와아)로, 한동안은 동이한자 ‘중경(중징·中京)’으로 거론되다가 결국은 ‘서울’을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로 확정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최종이 아니라 당분간이라고 보고 있다.
 
실은 서울시가 서울에 대한 중문표기를 ‘수이(首爾)’로 정하고 외교문서로 중국더러 중문 발음 그대로 ‘首爾-SHOUER-서우우얼’로 써줄 것을 요청했었고 중국도 한국의 청을 쾌히 받아 들였다고 한다.  
 
2005년 1월 19일,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중문지명을 ‘首爾’로 개칭하고 ‘漢城’은 다시 쓰지 않는다는 소식 발표에 따라 한성‘漢城’은 세 번째를 거듭하며 역사 속으로 다시 사라져버렸다.
 
아마 서울 어르신들이 중국에서 한국의 수도를 ‘한성(漢城)’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주 못 마땅하게 여긴 모양이다.
 
그 원인의 하나는 이웃 나라는 ‘북경(北京)’이요 ‘동경(東京)’이요 하면서 수도에 모두 서울 경(京)자가 들어갔는데 우리는 흙토변이 붙은 재 성(城)자, 성곽 성(城)자가 들어 있어 ‘한성(漢城)’이라는 부름이 아주 격이 떨어지는 것 같고 촌스럽게 여겨진 모양이다.(중문자 ‘漢’자와 ‘城’자 및 지명으로서의 뜻풀이는 생략함)
 
다른 하나는 ‘한성(漢城)’이라는 한(漢)자가 중국의 한(漢)나라를 뜻하는듯하여 기분이 적이 아니 좋은, ‘대한족주의’의 뜻이 다분히 담긴, ‘문화패권’ 의식이 짙은 듯한 ‘한(漢)’자를 뿌리 채로 뽑아버리고 중국더러 ’서울‘이라는 발음이 나오도록 ‘수이(首爾)’라고 불러달라고 청한 모양이다.
 
또 다른 하나의 원인은 아마 필자가 본문 전편에서 언급한 한국의 현행 “외래어 표기법”, 그 중에서도 “중국어의 표기”와 “동양의 인명, 지명 표기” 규정을 모범적으로 적용하여 중국더러 ‘서울’의 원지음(原地音)을 기준하여 표기하라고 한 모양이다.
 
대한민족(大韓民族)의 정신을 고양(高揚)하며 중문 한(漢)자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쏟은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자는 ‘서울’의 중국어 지명개칭을 위의 여러 가지 원인이면 충분하고 정당하리라 보겠지만 문제가 그렇듯 단순하지 않다. (지명과 역사, 지명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생략)
 
필자는 서울은 ‘漢’자가 붙은 ‘漢城(한성)’을 ‘漢’을 버리고 ‘首爾(수이)’라고 고칠 때 ‘漢江(한강)’, ‘한나산(漢拏山)’, ‘남한산(南漢山)은 물론 중국의 당나라를 뜻한다는 ‘唐’자가 붙은 충남의 지명 ‘唐津(당진)’, 우리 낱말 ‘당나발(唐喇叭)’, ‘당나귀(唐나귀)’, 놀라거나 다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당황(唐惶·唐慌·唐黃)’, 그리고 강원도와 평안도의 방언 ‘당가지(唐-)’, 지어는 우리 민족 복장-한복의 하나로서 여자들의 저고리 위에 덧입는, 앞길과 뒷길이 저고리보다 길고 도련은 둥근 곡선으로 되어 있으며 옆은 진동선 아랫부분이 트여 있는 예복의 하나-당저고리 즉 ‘당의(唐衣)’까지도 ‘唐’자를 버리고 다른 낱말로 고쳐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감내, 감수하고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이는 마치도 한국의 수도 ‘서울’을 중국에서는 ‘漢城’이라고 부르고 표기하던 것을 한국의 요구에 따라 ‘서울’을 한국어로는 ‘ㅅㅓㅇㅜㄹ’로, 영어로는 ‘SEOUL’로 발음하니 중국도 중국어로 ‘서울’ 발음에 가까운 ‘首爾(수이)-SHOUER-서우얼’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여, 중국에서 ‘오냐 알았다’는 식으로 그리하고 있지만 수도 명 ‘서울’을 제외하고는 기타 한국의 ‘서울’을 앞세운 공관, 기관, 학교, 병원, 협회, 회사, 회관, 공원, 호텔, 거리 등의 호칭은 해당 부서나 부처 및 단체들에서 중국어로 개명, 개칭을 요구하지 않는 한 원래의 호칭을 원칙으로 지키는 것과 같은 이치고 도리이다.
 
예하면 한국의 많은 관광지도나 여행안내문에는 오늘에도 중문(中文)으로 ‘漢城市政廳-서울시청’, ‘漢城大學-서울대학’, ‘SBS漢城廣播電視台-SBS서울방송’, ‘漢城中央郵局-서울중앙우체국’, ‘漢城中華靑年會議所-서울중앙청년회의소’ ‘漢城海關’, ‘漢城酒店’, ‘漢城高速客運站’…… 등등으로 일컫고 있는데 모두 ‘서울’을 ‘서우얼’이라고 고치지 않고 여전히 ‘한성(漢城)’이라고 명하고 있다.  
 
다만 ‘서울’만 ‘首爾’이라고 고치였을 뿐 나머지 모두는 여전히 ‘漢城(한성)’이라고 명하고 있다.
 
다원화, 다문화의 개념에서 보면 한자 문화권에서의 ‘한자’는 중국뿐이 아닌 동아시아 모두의 것이고 ‘한자’는 반만년간의 동아시아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장석주저《우리 말글의 운명》상편 ‘한자 문화권에서 한자의 공유(共有)와 공용(共用)의 우세’, ‘한자의 유래’, ‘우리한자’ 등 참조).
 
한국인, 또는 중문자를 배워서 아는 사람들이 정음자로 ‘서울’하면 [서울 경(京)]자가 떠올라 ‘수도’로 연상이 될는지 모르지만 중국 글자, 또는 우리 동이한자로 ‘서우우얼’을 ‘首爾(수이)’라고 쓰고 그 중국어 발음으로 ‘서우우얼(首爾-SHOUER)’이라고 부른다면 중문으로는 오히려 아무런 뜻이 없다.
 
중국 사람은 지난날 한국의 수도 서울을 ‘漢城’이라고 부를 때에 ‘漢’자에 대한 우월감이나 ‘패권감각(覇權感覺)’이 전혀 없었거니와 오늘 ‘SHOUER-서울’이 무엇을 뜻하는지, ‘首爾(수이)’라고 새로 도시 명을 바꾼다 해서 그 단어가 서울 경(京)자와 무슨 관련이 되는지 전혀 모르거니와 또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왕 중국에서 서울을 ‘首爾-SHOUER’로 표기하기로 확정되었으니 우리 한자 문화권에서 사는 동양인(특히 한국인)들은 반드시 ‘수이’와 ‘首爾’이라는 단어가 도대체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그 뿌리(근원)를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글 낱말로서의 ‘수이’는 ①물엿. ②다른 것보다 매우 뛰어나다. ③특별히 다르다. ④수입·수출에 따라 화물을 여기저기로 옮김을 뜻한다.
 
중문 ‘首爾’은 옥편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首爾’의 첫 자 ‘首’는 훈과 음으로 [머리수]이고 뜻풀이로는 ①머리. ②우두머리. ③첫째. ④첫머리. ⑤칼자루. ⑥근거하다. ⑦자백하다. ⑧향하다. ⑨나타내다 등 이고, ‘爾’자는 훈과 음으로 [너 이]이고 뜻풀이로는 ①너. ②같이. ③그러하다. ④가깝다. ⑤어조사. ⑥그(其). ⑦이(此) 등 이다.
 
우리글 낱말 ‘수이’나 중문 ‘首爾’의 모든 풀이를 아무리 정밀 분석하여 훑어보고 뜯어보고 맞추어 보아도 ‘서울’하고는 사돈에 팔촌도 안 된다.
 
중문자는 무엇보다 표의적 음절문자로서 문자나 부호로 뜻을 나타내는데 ‘首爾’이라는 지명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필자는 지명이라면, 특히는 한국·조선과 중국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에서의 지명이라면 그 고장의 전설이나 유래, 역사나 연유, 또는 어떠한 까닭이나 모양, 형태나 지향 등을 뜻해야만 지명답다고 해야 할 것이지만 ‘首爾(수이)’는 발음으로만 ‘쉬이’와 가까울 뿐 뜻하는 바를 쉬이 알 수가 없다.  
 
지명으로서의 ‘首爾(수이)’는 토착어로나 한자어로나 둘도 없는(유일한) 속이 텅 빈 지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저 너무 쉬이 이루어진 것은 또한 쉬이 무너지는 법이여서 ‘首爾(수이)’가 얼마나 오래 갈까 근심스럽다.
 
수천 년 표의문자로만 알고 있던 한문자였었는데 새 단어 ‘首爾(수이)’만은 문자의 뜻은 버리고 중문 발음만 빌려서 언문(한글)마냥 표음문자(表音文字)로 융합시켜 토착어 ‘서울-SEOUL’을 한자어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로 둔갑시킨 것이 아닐까?
 
실로 대단한 ‘착상’이 아닐 수 없다.
 
다른 한 실례를 보면 지난 2008년 7월 12일 15시(한국시간) 한국의 ‘국민의 텔레비전중심채널’에서 “중국-대만 59년 만에 열린 하늘 길”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방송에서 ‘베이징쇼우두 공항’이라는 자막과 함께 해설이 수차 거듭 되었다.
 
그 다음 달 같은 방송국의 ‘2008북경올림픽’ 소개 화면에 오른 ‘서우두공항’이라는 자막을 보면서 필자는 ‘쇼우두’와 ‘서우두’가 도대체 무슨 말이며 두 낱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여 사전까지 뒤지며 그 뜻을 헤아리려 했었다. 
 
방송화면을 유심히 살펴보니 글쎄 ‘수도공항’의 ‘首都(수도)’를 한문자발음을 본 따느라고 ‘쇼우두’, ‘서우두’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실은 보통명사로서의 토착어 낱말 ‘서울’은 중문으로는 ‘首都(수도)’인 것이다. 토착어로는 ‘서울’이고 중문으로는 ‘首都’이며 한자어로는 ‘수도’이면 족하련만 토착어 ‘서울’이 중문 ‘首都’를 거쳐 다시 토착어식 외래어 ‘쇼우두’, ‘서우두’로 둔갑된 것이였다.
 
중국의 표의문자인 중문자로 하여금 이웃 다른 나라에서 표음문자로 태어나게 한 산실(産室), 태어난 산물이 순산이든 난산이든 그 산실이 있다는 자체가 어찌 보면 줄기세포 연구의 성취보다 더 대서특필해야 하지 않을까.
 
참으로 마술이 아니고서는 불가사의하여 훈민정음도 놀라 혼도(昏倒)할 지경이다.
 
하긴 아주 먼 옛날 ‘바다’를 ‘波旦’으로, ‘벼랑’을 ‘比烈’로, ‘서늘히’를 ‘沙熱伊’로, ‘구슬’을 ‘古斯’로, ‘어미’를 ‘阿嫫’로, ‘아들’을 ‘阿旦’으로, ‘바람’을 ‘把倫’으로, ‘구름’을 ‘古論’으로, ‘서리’를 ‘色立’으로, ‘이슬’을 ‘以沁’으로, ‘머리’를 ‘墨立’으로, ‘눈’을 ‘嫩’으로 차자표기(借字表記)를 해오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정음자(훈민정음의 글자)가 창제되기 전의 현상이었다(“삼국사기”, “삼국유사”, “계림유사”참조).    
 
한국의 국어사전에서는 서울을 ①한 나라의 중앙정부가 있는 곳. 도읍, 수도, 수부. ②우리나라의 수도 이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서울’은 우선 토착어이고 낱말 풀이를 보면 전자는 보통명사이고 후자는 고유명사다. 보통명사와 고유명사가 서로 헛갈리는 낱말을 지명으로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서울’이라는 낱말은 고유명사에 앞서 보통명사로 널리 풀이된다.
 
여기서 먼저 결론을 내린다면 당초 지명으로서의 ‘서울’은 잘못된 작명(作名)이라고 할 수 있다.
 
토착어의 보통명사로서의 ‘서울’을, 즉 ‘같은 종류의 모든 사물에 두루 쓰이는 명사’를 ‘낱낱의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을 다른 것들과 구별하여 부르기 위하여 고유의 기호를 붙인 이름’인 고유명사로 일컫고 있기에 인위적인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예:  
 
보 통 명 사
고 유 명 사
토착어
보통명사
언문(諺文)한자어
보통명사
동이(東夷)한자어
보통명사
언문한자어
고유명사
동이한자어
고유명사
 
아버지
부친, 가친
父親, 家親
홍길동, 이순신
洪吉童, 李舜臣
나루터
선부, 진구
船埠, 津口
두만강나루터
豆滿江津口
 
서울
수도,국도,도읍
首都,國都,都邑
한양, 한성, 경성
漢陽, 漢城, 京城
(낱말 동이한자(東夷漢字), 언문한자(諺文漢字) 풀이- 장석주저《우리 말글의 운명》제157쪽 참조)
 
위의 실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 집안에서 ‘아버지’라고 부르면 짐작이 되겠지만 동네에 나가서 숱한 사람들을 상대로 출석을 부를 때, 호명을 할 때 ‘아버지’라고 부르면 도대체 누구를 뜻하는지 헛갈리기 쉽다. 
 
마찬가지로 국제공항에서 “‘수도’에 갑니다.”, “‘도읍’에서 오는 길입니다”라고 헛갈리는 말을 하는 것과도 같다고 해야겠다(부동한 언어 환경에서 고유명사와 보통명사의 상호 호환작용 생략).
 
‘서울’은 지명으로서의 고유명사이기 전에 오랜 세월 보통명사 즉 도읍, 수도, 수부로서의 뜻으로 많이 쓰이었음을 거듭 강조한다.
 
아득한 백제 때의 시조(始祖) 온조왕은 즉위 14년(B.C. 5)에 자리를 남한산(南漢山)으로 옮긴 뒤에 지금의 ‘서울’ 자리에 도읍을 정하고 지명을 ‘북한성(北漢城)’이라 하였고 그후 ‘남평양(南平壤)’으로 불리기도 하다가 신라 진흥왕(眞興王) 14년(553년)에 오늘의 ‘서울’ 자리를 신라의 ‘신주(新州)’로, 경덕왕(景德王) 16년(757년)에는 ‘한주(漢州)’의 ‘한양군(漢陽郡)’, 고려 태조 23년(940년)에는 ‘양주(楊洲)’로, 문종(文宗) 21년(1097년)에는 ‘남경(南京)’으로, 충렬왕(忠烈王) 34년(1308년)에는 ‘한양부(漢陽府)’로, 조선 태조 3년(1394년)에는 ‘한성부(漢城府)’로 조선 왕조 500년의 도읍이 된 후, 융희(隆熙) 4년(1910년)에 ‘경성부(京城府)’를 거쳐 비로소 1945년 광복을 맞아서 고유명사 ‘서울’이라는 지명을 갖게 되었다.
 
‘한강의 북쪽’이란 뜻에서의 ‘한양(漢陽)’, ‘한성(漢城)’이 수천 년간 지명이 어떻게 바뀌어도 보통명사로는 항상 수도(首都), ‘도읍(都邑)’이라는 뜻으로 ‘서라벌→셔블→서울’로 변전하며 자리매김해 왔다.
 
일부 문헌에서는 경주는 ‘서라벌(徐羅伐)’, ‘서나벌(徐那伐)’, ‘서벌(徐伐)’, ‘사로(斯盧)’, ‘서야벌(徐耶伐)’, ‘소벌(蘇伐)’ 등으로 음차되어 나타나고 그것이 지증왕(智證王)때 정식 국호인 신라(新羅)로 정해졌음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서울’의 연원(淵源)은 ‘서라벌’, ‘사로’, ‘신라’ 등이라 할 수 있는 바, 결국 ‘서라벌(또는 사로, 신라)’은 ‘경주’만을 지칭하는 명칭이 아니고, 국가의 수도이면 그 지명이 어떠하든, 어디에 있든 모두 ‘서울’이라고 쓸 수 있다는 조건이 부여되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수백 년 전의 유럽과 미주의 자료들에서 ‘서울·SEOUL’을 찾아 볼 수 있다는 근거로 ‘서울’은 오래 된 지명이라고 고집하지만 천만에, 한국·조선의 수부, 수도, 도읍이라는 보통명사로서의 ‘서울’을 한문자를 꺼리는 서양의 선교사들이 지명으로 잘못 알고 기행문에 고유명사처럼 기재했던 것이다.
 
공식적인 순수 지명으로 기재된 ‘서울’은 이제 겨우 70여 년밖에 안 된다.
 
고유명사로서의 천년 묵은 지명 ‘한성(漢城)’은 한자 문화권(동아시아)에서 지난날의 고색창연함과 오늘의 휘황찬란함을 함께 머금고 있건만 ‘한성·漢城’을 버리고 우리말에서만 쓰는, 그것도 보통명사로가 우선인, 중국에서는 외래어나 다름없을 ‘서우우얼(首爾)’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할 까닭이 무엇인가?
 
이대로라면 한국의 지명 ‘인천’도 중국에서 지금까지 불러오고 써온 ‘仁川(renchuan)’을 버리고 우리 발음(ㅇ+ㅣ+ㄴ,ㅊ+ㅓ+ㄴ)에 가깝게 중국더러 ‘yinchen’발음으로 표기를 ‘淫沉’으로나 또는 ‘陰沉’, ‘陰塵’, ‘因臣’,‘銀沉’, ‘飮晨’, ‘因沉’, ‘淫晨’, ‘淫臣’ 등으로 고쳐달라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首爾’은 아마 우리 정음자(훈민정음) 창제후의 우리 문명역사에서 표의문자인 중문자를 표음문자식으로 지명을 표기하는 으뜸의 실례가 될 것이다.
 
필자는 우리말을 옳고 바르게 하는 원칙중의 하나가 토착어, 한자어, 외래어, 차용어, 외국어, 방언(사투리) 등 많은 말들 가운데서 우선 토착어를 살려 쓰고 다음 우리말에 굳어진 한자어를 쓰며 우리말에 없는 외래어는 되도록 우리말로 귀화, 또는 순화, 동화 시키고 부득불 쓰지 않으면 아니 될 극히 제한 된 외래어는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한자어도 토착어와 함께 고유어 범주에 속한다는 필자의 견해는 《우리 말글의 운명》 제130쪽 참조).
 
그러나 한국은 저희 수도명칭 ‘首爾(수이)’를 외래어로 부득불 조심히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토착어로 ‘서울’이 있고 한자어로 ‘한성(漢城)’이 있음에도 스스로 외래어 ‘首爾(수이)’를 만들어 남 보고 불러달라고 청한 것이었다.
 
사전에는 한 나라의 중앙정부가 있는 곳이 ‘서울’이라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파리’는 프랑스의 ‘서울’일 것이고 ‘로마’는 이탈리아의 ‘서울’이며, ‘북경’은 중국의 ‘서울’이고 ‘한성(漢城)’은 한국의 ‘서울’이요, ‘평양’은 조선의 ‘서울’일 뿐이다.
 
이렇듯 각 나라마다 중앙정부가 있듯이 낱말 ‘서울’은 사전 풀이 그대로 도읍, 수도, 수부를 뜻하는 보통명사이다. 
 
다만 ‘서울’이라는 낱말이 우리의 토착어라고 해서 세계 각국더러 ‘서울’을 한국의 한성(漢城)한테만 맞추어 부르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한 억지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서울’을 보통명사보다는 고유명사로 더 쓰인다고 고집하면서 다른 나라더러 한국의 수도를 ‘서울’로 불러 달라고 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우리말 사전 풀이에서는 ‘서울’을 ‘나라의 수도 이름’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그렇다면 ‘한성(漢城)’을 ‘서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국적이 어떠하든 간에 각자 모두 자기 입장에서 제 마끔 자기 나라의 수도로, 즉 세계 각국에서 모두 ‘한성(漢城)’을 ‘서울’로 부른다면 ‘한성(漢城)’은 세계의 수도를 뜻한다는 것이다. 별로 안 좋을 일은 아니지만 국제 상식과 국제 관계를 먼저 고려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아무리 한국의 국어사전이라 하지만 사전을 이용하는 대상이 꼭 한국인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고 연구하는 외국의 학자, 전문가, 외교가, 특히는 같은 글을 쓰는 북녘에 조선이라는 국가가 있는 남북사정을 헤아려서라도 낱말 ‘서울’을 ‘나라의 수도 이름’보다는 응당 ‘한국의 수도 이름’이라고 주석을 달아야 더 객관적일 것이다.
 
필자는《우리 말글의 운명》상편 제4절의 한 단락을 거듭 인용하여 우리 민족의 한(漢)에 대한 이해를 깊이 심으려 한다.
 
한양(漢陽), 한성(漢城), 한강(漢江)과 마찬가지로 한자(漢字)의 한(漢)이라는 글자는 중국의 한(漢)나라를 뜻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당시 한(漢)이라는 한문자만 빌려서 썼을 뿐 그 본뜻은 우리말의 ‘한’의 뿌리 말인 어간(語幹) ‘하’라는 발음과 ‘하’가 갖고 있는 뜻을 밝히고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는 예로부터 ‘아주’, ‘몹시’, ‘크다’, ‘밝다’, ‘넓다’, ‘바르다’, ‘가득하다’, ‘하나’라는 여러 뜻을 담고 있다.
 
당시 말만 있고 언문(諺文)이 없을 때 한(漢)자의 음을 빌려서 ‘한-’을 넓게 써온 것이 그대로 굳어진 것이리라.
 
이는 마치 우리 겨레를 “배달민족”이라고 할 때, ‘배달’이라는 단어를 중문자(漢文字)의 문자만 빌려 ‘倍達’이라고 표기하는 것과도 같은 연유(사유)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같은 견지에서 필자는 오히려 중국어에서는 아무런 뜻도 없는 ‘수이(首爾)’보다는 한자 문화권에서 서로 소통이 잘되는 한자어로서의 유서 깊은 천년 옛 도시, 옛 고을을 자랑하는 ‘한성(漢城)’이라는 지명이 더 힘 있고 기백이 넘친다고 본다.
 
그래도 기어코 수도를 꼭 ‘서울’이라고 불러야 한다면, 한국에서 수도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옮기게 될 곳의 본래의 도시 이름이 없어질 것이고 그 곳을 또 ‘서울’이라고 명명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떠나간 옛 서울에는 ‘서울’이라는 이름까지 전이해 갔으니 이름 없는 도시가 있을 수 없고 하니 다시 도시 명을 지어서 세계 여러 나라더러 한국 지도의 지명을 또 고쳐달라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마치도 중국의 북경을 ‘北京’이라는 지명보다 중국의 도읍, 중국의 서울이고 중국의 수부이고 수도이니만큼 ‘북경(北京)’을 ‘수도(首都)’라고 개칭하고 전 세계더러 모두 중국어 발음 ‘首都-Shoudu’라고 불러달라는 격과도 같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수도(首都)’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새로 옮겨진 도시의 원지명은 버리고 대신 ‘首都’로 명명할 것이고 ‘首都’를 떠나보낸 원래의 옛 ‘수도’에는 또 새로운 지명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두다 제가끔 자기 나라의 수도를 중국에서는 ‘首都’라는 발음으로, 한국어·조선어로는 ‘서울’이라는 발음으로, 일본에서는 ‘しゅと/しゅふ’라는 발음으로, 영어권에서는 ‘Capital’이라는 발음으로 불러달라고 한다면 과연 세계지도의 모양새는 어떠할 것이며 세계 각국의 수도가 바뀔 때마다 따라가며 본래 지명을 짓뭉개버리고 새로이 그 나라의 ‘서울’이라는 뜻으로, 그 나라의 발음으로 명명해나간다면 세계 문화유산과 함께 고풍 찬연한 지명들이 얼마나 오래 버틸까?!      
 
지명은 역사와 문화의 맥을 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머나먼 훗날에도 청사에 길이 전승되어야 할 것이다.
 
혹시 한국의 수도를 ‘首爾(서우우얼)’로 불러줄 것을 청하고 그것이 허락된 대가로 중국의 지명과 인명을 모조리 깡그리 무더기로 중국의 현지 발음이랍시고 "연변"을 "옌볜"으로, "룡정"을 "룽징"으로, "대련"을 "다롄"으로, "상해"를 "상하이"로, "청도"를 "칭다오"로, 지어는 "조선족"을 "초우센주"로, 같은 겨레들의 성씨인 "김"씨를 "진"씨로, "박"씨를 "표우"씨로, "권"씨를 "취엔"씨로 "허"씨를 "쉬"씨로 창씨개명하여 동포사회의 인명 지명을 쑥밭으로 만드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어딘가 중국에 필요도 되지 않는 대접을 너무 잘 해 보이는 듯싶어 마음이 힘들고 무거워진다. 
 
상호(相互)주의 원칙에도 위반되는 자존심이 깎이는 행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어 표기법”이랍시고 한자 문화권의 관습을 무시하고 오랜 세월 굳어진 관용마저 버리며 중국의 지명, 인명을 마구 고쳐버린 한국에서 이젠 이웃 나라에 자국의 수도명칭까지 외래어로 지어 주고 그대로 불러 달라고 하기에 이르렀다.
 
‘한강’, ‘대한민국’, ‘금수강산’ 등등도 단두대 앞에 섰다.
 
중국에서는 ‘首爾-SHOUER-서우우얼’이라는 단어를 수입했다고 볼 수 있겠다.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니 당연히 외국어가 아니면 바로 외래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귀화시키거나 순화시키지 않은 순 외래어로는 흔치 않은 실례이다(《우리 말글의 운명》하편 “외국어와 외래어 귀화 및 순화를 다그치는 모식” 참조).
 
한국에서는 ‘首爾-SHOUER’이라는 외래어를 만들어 중국으로 수출하고 중국은 그 수입품을 재가공도 하지 않고 다시 국사로, 외교행사로, 경제-문화교류로, 민간왕래로 한국에로 수출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SEOUL’이 마침내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로 되어 그 과정을 방정식으로 정리해 보니 ‘서울-SEOUL→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만약 한국에서 ‘서울’이라는 단어를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이라고 이름 지어 중국으로 수출하지 않고, 중국더러 한국 서울의 명칭을 ‘漢城’이 아닌 서울을 뜻하는 다른 단어로 바꾸어 불러달라고 부탁을 했더라면 사정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중국의 학자나 전문가들은 우선 오늘도 한국에서는 ‘서울’을 뜻하는 한자 ‘경(京)’을 넣어 ‘경부고속(京釜高速)’, ‘경의선(京義線)’, ‘경춘선(京春線)’, ‘상경길(上京길)’ 따위로 ‘서울’을 중문자로는 ‘경(京)’으로 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고 동방의 예의지국-천년 고도(古都)인 ‘한양(漢陽)’이 ‘한성(漢城)’으로, ‘한성(漢城)’이 근대의 ‘경성(京城)’으로, ‘경성(京城)’이 다시 ‘한성(漢城)’으로 불리어 온 역사를 감안해 서울 ‘경(京)’을 뜻하는 경자(京字) 돌림의 옛 서울 명칭들인 ‘경궐(京闕)’, ‘경락(京洛)’, ‘경련(京輦)’, ‘경부(京府)’, ‘경사(京師)’, ‘경읍(京邑)’, ‘경조(京兆)’ 또는 ‘경도(京都)’, ‘경성(京城)’가운데서 하나를 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도(京都)’, ‘경성(京城)’을 제외하고는 모두 옛 서울의 명칭이고 너무 예스러운 풍취나 정서여서 ‘경도’, ‘경성’이 적임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또 그 둘 중에서 ‘경도’라고 하면 서울이라는 뜻도 있긴 하나 일본의 ‘교토’를 연상케 하여 언짢을 수도 있으니 그래도 ‘경성(京城)’을 택할 확률이 앞설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옅은 소견에도 서울을 뜻하는 ‘경성’ 또한 1910년에 일제 강점기에 명명 되었다 하여 식민지 정서가 깔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누울 수도 있다.
 
정 그렇다면 20여 년 전에 서울의 중국어 명칭을 ‘중경(中京-중징)’으로도 공식 거론 되었었다고 하니 아예 가운데 중(中)자에 서울 경(京)자로 ‘중경(中京)’도 괜찮을 듯싶다.
 
필자는 여전히 한국의 지금 수도 명을 토착어의 고유명사로는 ‘서울’로, 한자어 고유명사로는 ‘한성(漢城)’으로 변함없이 표기할 것을 주장한다.
 
필자는《우리 말글의 운명》제157쪽의 우리 한자어의 정의(定議)로 든 실례를 거듭 인용하여 ‘한성(漢城)’은 결코 중국어만이 아닌 우리 지명이기도 함을 입증한다.
 
우리 한자어:
 
언문한자어: 단군왕검   이씨조선   대한민국   금수강산  
 
동이한자어: 檀君王儉   李氏朝鮮   大韓民國   錦繡江山
 
언문한자어: 숭례문  광화문  세종대왕  국민  국회  한성
 
동이한자어: 崇禮門  光化門  世宗大王  國民  國會  漢城
 
필자는《우리 말글의 운명》전편의 논점과 논거로 ‘서울’도 ‘한성’도 ‘漢城’도 모두 정정당당한 우리말과 우리글이라고 높이 외쳐 주장하고자 한다.  
 
하지만 한국(서울)의 어르신님들의 뜻이 한사코 서울 경(京)을 넣고자 한다면 필자도 본의를 꺾고 기꺼이 따를 것이로되,
 
왈(曰): 북경(北京)이요 동경(東京)이요 하는 이웃 나라 수도의 서울 경(京)자가 부러워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이라는 이름을 지어 우리말식의 ‘서울 경(京)’이라는 뜻에 자아 만족, 자아도취에 빠지지 말고, 서울로서의 명실상부로 ‘서울 경(京)’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처럼 북(北)도 아니요 동(東)도 아닌, 가운데-중(中)자를 앞세우고 뒤따라 경(京)을 넣어 이제부터라도 자신 있게, 당당하게 서울을 ‘중경(中京)’이라 함이 얼마나 의젓하고 자랑스러우랴고 미언(微言)으로 미언(美言)을 드리는 바이다.
 
하루 속히 서울 경(京)자를 되찾아 체면을 춰세우려면 중국 사람에게는 뜻도 글도 모르는 ‘SHOUER-서우우얼’ 보다는 한국인들에게는 ‘서울’이고 중국인에게도 ‘수도’라는 뜻 문자 ‘京’을 채택하기 바란다.
 
비록 ‘서울-경(京)’이 지명의 첫 음은 아닐지라도 한국의 수도명은 여전히 한국어로 ‘서울’이고 국제 명으로는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공인 된 ‘SEOUL’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中京’으로 명명하도록 한다면,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가운데에 위치한 서울(수도)이라는 뜻으로 칭한다면 중국을 비롯한 중문자를 통한 이들에게는 앞 못 보는 장님이나 말 못하는 벙어리며 귀머거리 농자라 할지라도 지금의 알고도 모를 이른바 소왈(所曰) ‘수이-首爾-SHOUER-서우우얼’이라는 부름보다는 천만배로 낫고도 남음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서울’을 중국말 표기로 ‘首塢爾(수오이)-서우-우-얼’, ‘首無二(수무이)-서우-우-얼’, ‘首沃(수옥)-서우-워’, 또는 ‘西蔚(서울)-시-웨’, ‘色窝兒(색와아)-서-워-얼), ‘首爾(수이)-SHOUER-서우우얼’로 변하고 있다.
 
이제 또 어떻게 변하려는지……
 
오랜 세월 남이 익히 알고 또 친절히 잘 부르고 있는 뜻 깊은 좋은 지칭과 호칭(지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레 남이 알지도 못하는, 아무런 뜻이 부여됨이 없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를 아리송한 폄칭(貶稱), 비칭(卑稱)보다 못한 별명, 별호와도 같은 새 부름을 마구 지어서 남더러 불러 달라 하며 그 부름을 듣고 스스로 자고자대(自高自大)하다 보면 정중지와(井中之蛙)의 좌정관천(坐井觀天)이나 마찬가지로 되어 자칫하면 야랑자대(夜郞自大)라는 평을 받지나 않을까 적이 불안하고 마음이 무겁다!
 
다시는 지명이 허영(虛榮)에 들뜨며 정치적인, 또는 실용주의, 현실주의, 탈문화권의 희생물로 되어 역사와 문화가 단절되면서까지 마구 고쳐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석주 (작자는 전 흑룡강조선말방송국 국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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