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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합

오늘이 제일 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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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4-06-22 11:59 조회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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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2일, 보바스기념병원 1층 병동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는 기쁜 소식에 병원에 있던 환자와 간병인들의 얼굴마다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여났다.
 
3년 넘게 총소리 없는 코로나와의 전쟁은 환자와 간병인들의 마음에서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에 있을 이 파티를 위해 한 병실에 있는 동료인 조 여사의 아이디어로 우리 둘은 각각 예쁜 남장, 여장을 하고 쌍무를 추기로 했다. 우리들은 짬짬의 시간을 이용하여 연습하기로 했는데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다.
 
시간을 맞춰 무용 복장을 입고 환자를 휠체어에 모시고 지정된 장소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떨리고 설레이면서 마음이 교차되기도 했다.
 
와~, 이쁘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소리에 흥성흥성한 분위기에서 긴장했던 우리들의 마음도 다소나마 풀리기 시작했다. 음악이 울리자 나는 덩실덩실, 조 여사는 사뿐사뿐 노래 절주에 맞춰서 즐거운 마음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내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리는 더욱 신났다. 조 여사는 분위기에 맞춰 구성지게 달 타령을 불렀다. 그러자 간병인들은 너도나도 뛰쳐나와 멋진 춤 실력을 자랑했고 춤을 출 수 없는 환자들도 열열한 박수로 화답했다. 참으로 간병인이나 환자들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확 날려 보내는 시간이였다.
 
춤이 끝나자 열렬한 박수갈채와 함께 마치 연예인이 된 듯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60평생 높이 쌓아 두었던 담벼락을 대담하게 허물고 노래와 춤이란 새로운 도전에서 기쁨의 희열을 감명깊이 느꼈다.
 
이를 계기로 나에게는 자신감이 생겨 2023년 12월 31일, 한민족연합회 책 출간 및 송년회에서도 춤을 추기로 했다. 그러나 여직 껏 춤과 담벼락을 쌓아온 나로서는 주저심도 없지 않았다. 하니만 도전이라는 욕심 때문에 조여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쌍무를 추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대성공이였다. 참으로 한번 하기가 힘들지 두 번은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춤과 노래는 “천재”들이 하는 걸로만 생각했던 고정 개념이 깨져버린 것이다.
 
규칙적인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배우는 것도 아니고 일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여 배운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아 보였지만 그래도 배울수록 해볼수록 자신감도 생겼다. 이때로부터 나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취미가 생겼고 자신감도 생겼다.
 
하루가 멀다하게 달라지는 이 몸, 이 기억력에 그래도 춤을 배우고 용기있게 남들 앞에 선다는 게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일가가 끝나고 환자들이 주무실 때 추운 겨울 밖에서 짬짬이, 화장실에서, 모욕탕에서 전전긍긍하면서 부지런히 연습한 보람으로 이젠 뭇사람들앞에서 특히 힘들고 연약한 환자들에게 즐거움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하여 나는 지금 자호감을 느끼고 있다. 이것도 내가 환자들을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산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는 환자들이 저녁식사 후 앉아있는 시간에 병실에서 춤을 추면 환자분들은 함께 어깨를 들썩들썩 하면서 너무나도 좋아하신다. 그리고 제일 고마운 것은 한 병실에 있는 간병인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다.
 
흘린 땀방울과 고군분투한 노력의 대가로 요양병원이란 적막한 곳에서 조금 미숙한 공연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께 잠시나마 기쁨의 웃음을 드릴 수가 있어 부듯함을 느낀다.
 
여직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희열을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동영상을 여기저기 전송했다. "신호순이가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추었다고?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응원의 메시지가 여기저기에서 날아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란 노래처럼 좀 부족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피할 수 없이 흘러가는 세월과 동행하련다.
/신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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