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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방송"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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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16-11-11 07:49 조회7,2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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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방송과 나”란 주제로 글을 쓰려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자나깨나 꿈에서도 그리던 아빠를 만나러 가는듯한 묘한 기분이 감돌면서 어느새 아득히 멀어진 머나먼 고향땅에서의 어렸을 때 추억이 떠오릅니다.
 
전 아들이 귀한 신 씨 집안의 넷째 딸로 태어나서 “후남”이라는 애명을 갖게 되었어요. 후에 아들 낳으라고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래요. 제가 서너 살 때 아버지께서는 홍성 마을에서 회계를 하셨는데 저의 집엔 동네 아빠친구들이 매일이다싶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큰 철 가마에다 옥수수 죽을 한 솥 가득 끓여놓고 드시면서 입담이 좋으신 아빠께서 이야기주머니를 열어놓으시면 하하 웃으며 즐거워하시던 아빠친구들이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비록 “아들 아들” 하셨지만 상냥하시고 유머가 넘치던 아빠께선 한 구들 가득한 딸들에게 언제한번 큰소리 치신적도 없으셨습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오시면 저보다 세살어린 여동생까지 다섯명을 다 헤여보시고 한명이라도 안보이면 꼭 찾아서 첫째 딸부터 다섯째 딸까지 다시 한번 확인하십니다. 차례대로 자리에 눕히시면서 웃긴 옛말도 들려주시는데 우리는 재미있다고 깔깔 웃군 했죠. 전 어렸을 때부터 노래부르기를 좋아했죠. 아빠가 “우리집 꾀꼬리 노래 불러”라고 하면 전 숫가락을 마이크처럼 들고 입에 대고 노래합니다. 그 때마다 박수치면서 “우리 집 꾀꼬리 잘한다!” 하고 칭찬하시던 다정다감하신 아빠셨어요.
 
하지만 그 사랑도 그 행복도 오래가지를 못하였습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문화대혁명이 터져 언제부턴가 저녁때만 되면 아빠 머리엔 꼬깔모자가 씌워져 있고 목에는 “반혁명분자 신창호 타도하자!”라는 패쪽이 걸려있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선 저녁때만 되면 투쟁대회를 열곤 하였어요. 윈래 낭만적이고 글짓기를 좋아하셔 연극대본까지 쓰시던 아빠께선 매일 투쟁에 시달리시다가 억울함을 못 참으시고 결국엔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하시고 영영 깨어나지 못하셨어요. 38 세의 젊디젊은 나이에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어요.
 
 
아빠가 돌아가실 때 전 겨우 5살 어린나이였지만 신기하게도 모든 기억이 생생합니다. 자존심이 강하신 아빠께서 돌아가시 전에 억울해하시고 분노하시던 모습이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눈앞에 생생히 떠올라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저려옵니다.
 
그 저주받을 문화대혁명때문에 수많은 인재들이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죠. 나라의 비극이고 또 화목하고 마냥 웃음이 넘치던 우리집안의 비극이었죠. 아빠가 돌아가셔 십여 년이 훌쩍 지나 억울한 루명을 벗던 날이었습니다. 오상조선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던 둘째 언니가 마을회관 무대에 올라가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우리아버지를 돌려달라고 울면서 호소하여 많은 사람들을 울렸습니다. 그날 우리 여섯 자매는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가슴아픈 옛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지나갑니다.
 
원래 글쓰기 좋아하셨던 아빠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도 어려서 부터 독서하길 즐겼고 작문을 잘 지어서 학급에서 표창장도 받았고 낭독도 잘해서 크면 꼭 방송인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꿈도 꾸었죠. 그런데 현실은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을 잃으시고 시아버님을 모시고 사시던 어머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5개월 후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기전에 벌써 아빠를 잃은 유복자 아들을 당신의 목숨보다 더 아끼셨습니다.
 
우리 6남매를 키우시면서 고생 많으신 어머님 밑에서 전 하고 싶은 공부를 못다 하고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습니다. 항상 맘속에 창작의 열정이 끓어 넘쳤지만 그냥 환경의 지배를 물리치지 못하고 지금까지 운명이거니 삶에 순응하면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모국에 와서 우연히 한중방송을 접하면서 나의 어렸을 때 꿈이 다시 소생하는 것 같았어요. 한중방송 “아나운서 3총사”의 방송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방송에 빠져들게 되더니 언제부터인가 한중방송을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잠자고 있던 어렸을 때 못 이룬 꿈이 언제부턴가 꿈틀 꿈틀 소생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직 완전한건 아니지만 띄염띄염 느끼는 그대로 글을 적어 올려보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한중방송은 나한테 잃어버릴 번했던 꿈을 다시 살려주신 은인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이런 글 쓸 기회를 마련해주신 전길운 사장님, 그리고 방예금 기자님, 삼총사아나운서님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더 좋은 작품을 만들수 도록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신송월
[이 게시물은 한중방송편집부님에 의해 2016-11-14 10:06:32 메인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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