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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중국인들을 위한 법률지원활동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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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편집부 작성일16-10-19 09:27 조회10,084회 댓글0건

본문

한 조선족 가정주부가 한국에서 펼치는 제2인생
 
“대륙법무사사무소”, 지난 8월 8일 서울시 구로구에 오픈한 평범한 이 사무소는 사무소 주인인 정경화 법무사때문에 일거에 한국 법무사업계의 주목을 받는 법무사 사무소가 되었다.
 
정경화, 그는 어떤 인물인가?
 
평범한 한 조선족 가정주부가 한국 법무사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국 법무사업계에 최초의 외국인 법무사가 탄생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흑룡강성 목단강시 출신인 정경화(1968년 생)씨이다. 여권에 적혀있는 정경화 씨 한자이름 鄭京花를 한국에서 발음대로 적어서 “정징화 법무사”가 한국 법무사업계에 그 이름을 당당하게 올렸다.
 
2015년 27.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 21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법무사(서울남부회)가 된 정경화 씨는 순식간에 한국 법무사업계의 화제인물이 되었다.
 
법무사, 중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타인의 위촉에 의하여 보수를 받고 법원이나 검찰청 등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한국 국어사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법무사가 변호사와 다른 점이라면 의뢰인을 위한 변론권이 없는 것이다.
 
법무사시험 응시자격을 규정한 “법무사법” 제6조에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다양한 결격사유가 명시되어있지만 , 외국인에 대한 사항은 없어 외국인도 법무사시험에 도전해 법무사로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이 법률전문자격시험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을 뿐만아니라 매우 드문 일이기도 하다. 법무사업계 사상 최초의 외국인 법무사의 탄생은 그래서 모두의 궁굼증을 유발하는 화제를 낳았다.
 
중국 외과의사, 한국 법무사가 되다
 
중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외과의사로 일하던 정 법무사는 1999년 남편이 한국으로 근무지를 발령받자 중국의 외과의사 생활을 접고 남편을 따라 한국에 입국하였다.
 
처음에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환경, 친절한 사람들, 세련된 도시환경 등 한국의 모든 것이 좋아서 한국생활을 향유하며 주부로서 만족하며 살았다. 그러다 그를 법무사로 이끈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제가 중국에 있을 때만 해도 의사가 한국처럼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 아니었어요. 의대를 무상으로 다니지만, 졸업하면 국가가 지정하는 병원에서 그리 높지 않은 월급을 받고 일해야 했죠.”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끔 중국에 들어가서 동창생, 옛 동료들과 만나면 밥 사는건 당연히 정경화 씨의 몫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 동창생들과 옛 동료들이 중국에 들어 간 그를 푸짐하게 차려서 대접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힘입어 동료의사들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성취를 이루고 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정 법무사는 처음으로 자신도 한국에서 직업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중국에서 조선족학교를 나오고 또 한국에서 오래 산 덕분에 한국어에도 능통하니 큰 문제는 없었다.
 
처음에는 중국에서처럼 의사자격시험에 도전해 볼까 했지만, 합격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대타로 생각한 것이 공인중개사시험. 한국에서 몇 번 이사하면서 만난 공인중개사 일이 괜찮아보였다. 어릴 때 이과보다는 문과에 적성이 있었던 정 법무사는 공인중개사시험에 도전하기로 하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관련 정보로 ‘법무사’가 뜨는 걸 보게 된 거예요. 이건 또 뭐지? 하고 클릭해 읽어보고는 아, 법무사를 해야겠구나 하게 됐어요. 사회적지위가 공인중개사보다는 높았고, 무엇보다 변호사와 달리 법정에서 대리하지 않는 법률가라고 해서 오히려 내향적인 제 성격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무사가 되기로 결심한 정 법무사는 그길로 법무사시험 학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고 공부를 시작했다.
 
8개월만에 1차 시험에 붙었을 만큼 실력이 좋았지만 중국에 남겨두고 온 딸이 대학에 들어가는 등 주부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터라 합격하기까지 우여곡절의 5년을 보낸 후에야 비로소 합격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마지막 2차 시험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시험 초반에 잠시 학원에 다녔던 것 말고는 집에서 혼자 책을 보며 독학을 했지만, 막판에는 인터넷 강의도 신청하고, 학원에 등록해 시험요령도 배웠죠. 그런 끝에 시험에 합격해 정말 기뻤습니다.”
 
법무사 사무소 오픈
 
“2016년 8월 15일, 정경화법무사는 하루 종일 가슴 뿌듯하고 설레였다. 법무사 사무소를 오픈해 일주일만에 처음 의뢰건-중국인 법인설립 건을 접수 처리하였던 것이다.
 
협회의 연수를 마치고 정식으로 법무사 등록을 한 정 법무사는 지난 8월에 서울시 구로디지털단지에 작은 사무소를 열었다. 아직은 업계 실정에도 어둡고, 일을 배우는 과정이라 사무원 없이 혼자 일하면서 차근차근 앞으로의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국에서 직업인으로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고, 막상 시작하니 법률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적성에도 잘 맞아 꾸준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이제는 법무사가 되었으니 법률가로서 뭔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정 법무사는 그 일이 바로 중국인과 관련된 법률 업무라고 생각한다. 중국 국적의 법무사가 사람들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외국인이라서 믿고 맡기기에는 웬지 꺼려지는 점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법무사로서는 특별한 강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많은 중국인들이 들어와 근로자로 일하고 있고,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 기업들도 많잖아요. 이들과 관련된 법률수요가 많을 텐데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중국인 법무사의 도움이 더 편하고 신뢰가 갈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집을 이사하거나 생활 속에서 법을 잘 몰라 답답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정 법무사는 재한중국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법무사가 된 목적이고 삶의 목표라고 했다.
 
“정작 사무소를 열고보니 막히는게 참 많아요. 특히 세금과 관련된 법들은 법무사 자격시험범주에 속하지 않아서 이 분야는 거의 백지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세금법은 법무사가 꼭 알아야 할 부분이다. 현재 정 법무사는 평소에는 사무소 일을 보고 주말이면 공부하러 나간다. 지방세법, 양도소득세법, 법인세법, 자본시장법은 의뢰인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법무사 자격증을 따냈지만 의뢰인들 앞에 보다 당당하게 나서려면 모든 법을 “통달”하다싶이 해야 한다는 정법무사다.
 
현재 정법무사 하루 일정은 사무소, 집, 학원, “3점 1선(三点一線)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게 법이 아닙니까? 때문에 법무사 일을 하는 한 저의 법 공부도 멈출수 없습니다.”
 
법무사자격 시험에 도전할 때만 해도 정 법무사는 재한 중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법률지원활동을 하는 것이 최초의 소망이었다면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중한경제인들간의 상호 투자와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이 분야의 의뢰건수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법무사는 중국법공부도 시작했다.
 
제2의 인생을 한국에서 법무사로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기로 작심한 이상 “내공”을 보다 잘 닦아야 한다고 말하는 정 법무사다.
/방예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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