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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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편집부 작성일16-10-05 09:08 조회7,606회 댓글0건본문
"톡~~ 토도독~~"
아침에 공원 둘레길을 걷는데 도토리송이가 땅에 뚝 떨어지며 깜찍한 도토리알이 데구르르 튕겨 나와 둘레길위에 멈추었다.
나는 예쁜 도토리알 하나를 주어 들고 나무위를 쳐다 보았다. 울창한 도토리 나무에는 도토리송이들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는데 그것마저 곧 땅에 떨어질 것만 같았다.
운동하러 나온 아낙네들이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예쁜 도토리들이 다 떨어져가고 있건만 도토리 나무는 흡족한듯 떨어지는 도토리들을 대견스레 굽어 보고 있었다.
내 인생살이 60년에 도토리 떨어지는 건 처음 본다. 도토리란 말은 어려서부터 들어왔지만 실물은 한국에 와서야 보았고 더군다나 도토리송이가 탁 터지면서 도토리 열매가 굴러 나오는 건 처음 보았다.
나는 주은 도토리 하나를 입에 넣고 깨물어 보았다. 맛은 별로 없고 약간 떫었다. 하지만 이 떫은 도토리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 바로 영양식으로, 유명한 도토리묵으로 탄생한다.
그리고 다람쥐들의 겨우내 식량으로 저장되어 자연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게 한다. 또 혹은 누군가에 의해 타지방에 흘리면 거기서 싹 트고 건실한 나무로 자라서 그곳에서 열매 맺고 번창하게 살아 갈 것이다.
도토리를 보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보니 착잡하던 나의 마음이 좀 평온해지는것 같았다.
나는 아들을 둔 엄마다.
한국 카이스트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3년간 취직해 오던 아들이 문득 회사를 사직하고 고향인 중국에 들어 가겠단다. 이미 결단을 내리고 마음을 정리한 아들을 보며 나는 요즘 "어떡하지?" 하며 갈등에 빠졌다.
2년전 아들 따라 한국에 재입국한 나는 지금 한 가정집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 가정과 정이 들어 가족같은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KCNTV한중방송국에서 방송도 하면서 취미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그런데 아들이 중국에 가면 나도 따라 가야 할지 고민이다. 그러면 나의 취미 생활을 접어야 하는데 그건 너무 아쉽다. 그렇다고 아들과 갈라져 있자니 마음이 불안하다.
"엄마는 계속 한국에 계세요. 한국에서 엄마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시고 엄마가 좋아하는 방송과 글 쓰기 취미생활도 하시면서 즐겁게 보내세요. " 아들이 나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나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혼자 보낼 생각을 하면 마음이 짠~하고 눈물부터 핑~ 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
그런데 갈등으로 착잡하던 마음이 바로 이 순간 점차 정리되고 있었다.
"아들은 다 컸으니 더 넓은 활무대로 내보내고 나는 나대로 내 인생을 살아 가리라-- "
마음이 가뿐해진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어려서부터 영재란 말을 들으며 자란 너는 엄마의 자랑이란다. 네가 어떤 결단을 내리든지 엄마는 너를 믿는다. 중국이든 지구촌 어디든 가서 용감하게 새 삶을 멋지게 개척하기 바란다. 어디에서든 너는 꼭 무성한 뿌리를 내리고 번창하게 자라서 그곳의 기둥감으로 탄생할 것이다. 화이팅!"
귀여운 도토리야:
인류와 동물의 친구인 네가 무척 고맙구나. 안녕!
/이화실
[이 게시물은 한중방송편집부님에 의해 2016-10-19 09:16:44 메인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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