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차별부터 시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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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17-08-04 08:34 조회8,354회 댓글0건본문
‘여러분들의 조상께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중국으로, 만주로 가셨던 분들입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대우받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이는 정치인들이 중국동포 행사 때마다 하는 인사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적을 취득하였지만 중국동포라는 이유로 많은 영역에서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국민들 속에 생기는 선입견은 의식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국가가 정책적으로 노골적인 차별을 시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례로 17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주민등록법 제24조에 따라 성명, 사진, 주민등록번호, 주소, 지문 등이 기록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 물론 한글이름 뒤에는 반드시 한자를 병기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중국동포들이 국적을 취득하여 주민등록증을 발급할 때는 한글이름만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동포가 국적을 취득했음을 구별 짓고 차별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런 차별이 싫은 귀화한 중국동포들은 내국인들과의 차별에서 벗어나려고 한자가 병기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려고 법원에 “개명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면 법원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시간도 3개월 이상은 쉽게 걸려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이건 개명이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동포들이 귀화신청을 할 때 반드시 신청서에 한글이름과 한자를 기록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법원에 제출한 개명신청은 귀화신청서의 본인의 한글이름과 한자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꼭 이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가? 이것 분명한 차별대우이다.
중국동포들에게 이런 차별을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
물론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재판하더라도 한자병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재판을 통하면 주민등록증에 한글이름과 한자병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국적취득 후에 본관을 기록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조상들이 만주로, 중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김해 김씨였음에도, 서울에서 국적취득을 할 때의 본관은 영등포 김씨, 구로 이씨 등 현재 거주지를 본관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일반국민들이 호적을 등록할 때는 ‘내가 김해 김씨이다’는 주장만 믿고, 본관으로 기록하고 있음에도 중국동포들은 조상의 본관을 주장할 때는 그것을 입증을 해야 한다. 이미 중국으로 건너간 지 3~4세대를 거쳤는데,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이것은 국가가 다른 집단의 눈치를 살피느라 중국동포의 본관을 제대로 가질 수 없도록 하는 차별에 불과하다.
특히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본관을 사용하지 못하고 거주지를 본관으로 선택해야 하는 중국동포들은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와 자녀의 성이 다르게 기재되어 있는 참담함 현실을 감내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여러 사회약자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중국동포들의 차별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 것은 비겁한 선택일 수 있다. 차별철폐를 부르짖으면서 또 다른 차별은 방치하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영등포비전포럼 대표 양창호(前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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