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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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1-04-17 14:33 조회1,626회 댓글0건본문
용인 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고 대기 중 무료함에 당근마켓을 검색하다 핸드블 렌드와 멀티다지기가 싸게 나온 걸 발견했다. 마침 야채다지기가 필요했던 참이라 채팅창에 “구매 가능 할까요?”를 날리고 거래에 성공했다.
톡 하신분이 병원 앞 버스 역까지 배송해 주겠다고 해서 진료 마치고 버스역에서 기다리기로 약속했다.
당근마켓에 생소한분들이 있을 것 같아 간단한 소개를 올려드린다. 앱을 설치하고 버리기는 아깝고 누군가에게는 잘 쓰겠다 싶은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이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을 싸게 혹은 무료 나눔 하는 직거래 장터이다.
나는 아침마다 눈을 비비며 당근마켓을 방문하여 물건들을 구경하고 저녁에 잠들기 전에 또 한번 살펴보군 한다. 안 보면 궁금하고 보면 구매충동을 느끼는데 은근 쇼핑 중독이 된다. 중고 거래라는 가면을 쓰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물건도 교류하고 정도 나누는 이 장터에서 나는 팔구사구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한번은 선풍기가 2개나 생겨서 무료 나눔을 했는데 오시는 분이 고맙다고 음료 한 박스를 가지고 오셨다. 당근에서 물건을 싸게 사고팔고 하는 소소한 재미와 나눔을 행복으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그날도 버스 역에서 직거래를 하였다. 중고 거래지만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물건이고 내가 절실히 필요한 야채다지기까지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건을 가져오신 분은 사은품 받은 거라고 숨김없이 털어놓으면서 나눔 하지, 않은 점 미안하다고 한다.
“그냥 주시면 제 마음이 불편하겠는데 조금이 나마 값을 치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고 당근마켓에서 늘 쓰는 관용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솔직이 단돈 만원에 이런 제품 샀는데 사은품인들 뭐가 대수랴. 나는 넘 만족했다. 당근마켓은 싼 거래에 희열을 느낀다. 호박죽 끓일 때 쓰고 마늘 다질 때 쓰고 계란 풀 때 쓰고... 참 흐뭇했다.
기분 좋게 집으로 오면서 옛날 생각나서 절로 웃음이 빵 터졌다. 일본에서 잠간 살던 때 의 일이다. 일본은 주기적으로 동네 벼룩시장을 열고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한다. 벼룩시장에서 한국분이 내놓은 텍도 뜯지 않은 새 제품인 스덴 김치통과 쟁반같이 생긴 그릇을 샀다. 큰 접시보다는 크고 쟁반보다는 작은 스덴 그릇은 받침이 있어 다다미에 앉아 과일 놓고 먹기가 위생적이고 보기도 좋아서 식구끼리 쓰기도 편했고 또 손님 왔을 때 과일쟁반으로도 잘 써왔다.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되였는데 글쎄 그건 제사상에 쓰는 종기였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에 아연자실 했었지만 세월이 흘러가니 허탈한 웃음거리 추억으로 남았다. 지금도 무식했던 내가 우습고 부끄러워진다. 민족의 문화를 잊지 않고 주ㅡ욱 계승해왔다고 자부심을 가졌었건만 중국에서 종기를 보도 듣도 못했으니 이런 웃음거리가 생긴 거 아닐까? ...
이 세상에 부끄럽지 않은 조선족으로 살려면 제사문화도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마음이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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