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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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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1-05-04 09:40 조회1,4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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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요즘 100세 시대에 들어섰다고 한다. 장수가 인류에게 갖다 주는 것이 축복인지 아니면 저주인지 이 문제는 우리가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나는 퇴직한 후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남들이 모두 다니는 한국 나들이를 선택했다. 60넘는 나이에 한국에서의 일자리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여러 곳 다니면서 기웃거려봤자 내가 할 수 있고 또 자신감 있는 일은 간병일밖에 없었다.
 
나는 다년간 간병일 하면서 날마다 감수가 새로 왔다. 몇 년 전 어느 요양병원에서 일할 때 였다. 길림에서 오신 김씨 성을 가진 남자 간병인과 함께 한 병동에서 일하게 되였다. 그분은 아주 유모적인 분이였고 중국에 있을 때 교사직에 있었다고 한다. 고향의 친구들이 한국에서 무슨 일 하느냐고 물으면 인류 생명을 연장시키는 위대한 공정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답하였다고 한다.
 
참, 일리가 있는 말이였다. 한국의 요양병원은 주로 노인들이 장기 입원하여 연명치료 하면서 생명을 연장시키는 곳이기도 하고 결국은 생을 마감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 병동에서 일상 생활하다 병들어 위독하면 곧 집중치료실(중환자실)로 옮겨간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물리치료실에 실려 가서 재활이요, 운동이요 하면서 물리적인 수명연장을 시키고, 정밀검사를 하거나 연명시킬 수 있는 처치를 함으로서 환자들은 육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느낀다.
 
병원의 의사들은 환자를 어떻게든 치료할 의무가 있고 그러지 않을 경우 살인 방조죄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화된 각종 치료를 한다. 환자의 몸에 코 줄이요, 산소호흡기요, 오줌 줄이요, 셕센이요 등등의 치료 장치를 설치한다. 그리고 목에 인공호흡기연결을 위해 기관절개 수술을 받는데 이 상태에서는 말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극심한 고통의 경감을 위해 수면제를 투여하므로 맑은 정신으로 깨여 있기가 불가능 해진다. 수십년을 동고동락 해온 가족들과는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품위와는 거리가 먼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찌 보면 중환자실에서의 연명치료는 환자에게는 가혹한 형벌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육체적인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연명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진짜 아무런 생명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한국에서도 2016년 9월 연명치료 중단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호스피스 분야는 2017년 8월 4일, 연명치료분야는 2018년 2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연명치료를 중단하여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는 모두 다 죽는다. 이는 누구나 거역할 수 없는 자연 규율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죽음에 대해 듣거나 말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죽음이 과연 그렇게 혐오스럽고 기피해야만 할일인걸까?
 
삶의 모퉁이를 돌아 죽음을 마주칠 때가 내일이 될지 십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죽음을 꽉 막힌 역으로 여길지, 아니면 열린 문으로 여길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제는 우리사회가 죽음을 회피하지 말고 죽음에 관한 대화와 교육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각자의 죽음관을 확립한다면 세상을 떠나는 사람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 친지로서 순리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담긴 공부를 해야 한다. 죽음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껴안고 살아야 한다. 끝까지 존엄 있게 살다가려면 과연 연명이 필요한가? 그 답은 연명치료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된다.
 
어느 누군가 죽는 것도 일종 실력이라고 했다. 잘 죽는 거야 말로 인생이 담긴 진짜 실력이고최대의 복이다.
/문 홍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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