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국인교회 최황규목사가 최근 “황하의 물결” 이런 제목으로 된 책을 출간, 한중수교 이후 한국으로 들어와 사는 중국인들과 관련된 국내 최초의 책으로서 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으로 온 중국인들과 함께 걸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21세기 G-2로 부상한 중국. 지구촌에 ‘황하’의 물결이 파도치고 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죽의 장막이 걷히고 중국인 인해人海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은 조선족 약 70만 명, 한족 30만 명을 합해 100만 여 명. 올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여행객인 요우커는 600만 명, 곧 1천만 시대가 온다. 그간 정부 차원의 고위급 회담, 기업 진출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조금은 수고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중국인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황하의 물결>은 이러한 중국인들을 가슴에 품고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중국인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이들의 고초를 백방으로 해결해준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에는 특별히 중국동포가 불법체류자로 고통당하고 강제추방 당할 때 중국동포의 합법체류와 자유왕래를 위한 운동(투쟁)이 상세히 다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서울조선족교회에 합류해 내국인과 같은 핏줄임에도 고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조선족의 합법체류 및 자유왕래를 위해 몸을 던졌다. 들짐승처럼 숨어다니고 방황하는 그들의 참상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고용주들의 부당 노동행위 강요, 임금 체불, 비인격적 대우, 성폭력 등을 견디고 감내해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경찰과 법무부 출입국에 체포되어 중국으로 추방당한 조선족은 빚에 몰려 파산, 이혼, 도피, 정신병을 겪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이른다. ‘불법체류’, ‘강제추방’, ‘비인간적 삶’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질기게 이어졌다.
인부에게 망치로 광대뼈를 맞은 남성, 직장 동료에게 성폭행당한 여성, 중병이 들었으나 치료비가 없어 망연자실한 사람, 오갈 데 없이 사회로부터 후려침당한 이들의 발걸음이 교회로 향했다. 한명 한명의 사연을 듣고 병원, 공사판, 경찰서, 법무부 난민당국, 출입국관리사무소, 중국대사관을 제집 드나들듯 다녔다. 책에는 그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초들은 물론, 조선족이 불법체류자 신세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법의 잣대로만 처리하려는 법무부의 행태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지금까지 서울중국인교회를 거쳐간 중국인은 5천 여 명에 이른다. 도움을 받고자 중국대사관을 방문했다가 대사관 측으로부터 서울중국인교회를 소개받고 찾아온 중국인들도 있다.한국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이 땅의 중국인들은 중국에 부는 한류韓流의 확성기 역할을 한다. 서울중국인교회는 세상의 탁류 속에서 조선족과 한족의 화합, 한국인과 중국인의 화평을 일관되게 추구해 오고 있다.
<황하의 물결>은 우리가 만든 인권의 사각지대를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보여 주며 우리의 비뚤어진 시선을 마주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민간 차원에서 한국과 중국의 우의를 세워 나가는 데 긍정적 촉매가 되어 준다.
1월 15일 "황하의 물결" 출판사인 홍상사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