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한국 예쁜 한국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중방송편집부 작성일16-03-23 10:48 조회7,328회 댓글0건본문
머리글:
필자는 2013년 12월 30일 한국땅을 밟았다. 중간에 한번 중국에 들어가서 약 3개월 있었다. 그리니 정확히 말해 필자가 한국에 머문 시간은 옹근 2년이다 . 2년동안 필자는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지 않게 메모로 남겼는데그 것을 오늘부터 시간대 별로 정리해서 본 지를 통해 펼쳐보이려 한다. 제목을 “나는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다”로 달았다. 미숙한 점이 많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예쁘게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기탄없는 조언도 부탁드리는 바이다.
오늘은 “예쁜 한국 예쁜 한국사람”편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바이다.
방예금
“예쁜 한국 예쁜 한국사람„
"예쁘게", 한국 사람들한테서 자주자주 듣는 말이다.
말도 예쁘게, 일도 예쁘게, 모든 것을 예쁘게 한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예쁘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쁘게”를 “고집”하는 한국 사람이 정말로 예쁘다.
한국에 와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셋째날, 제품을 포장하고 포장박스 표면에 라벨을 테이프로 붙여야 했다. 금방 라벨을 붙이고 굽혔던 윗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예쁘게 붙여야지, 테이프가 너무 길게 붙여졌잖아."
한국인 "아줌마"반장이 와서 내가 붙인 테이프를 뜯어내고 새로 정교하게 붙여놓았다.
잔소리로 들려 언짢을 법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반장 아줌마가 오히려 예쁘게 보였다. 순간적으로 중국에 있을 때 내가 근무하던 한국회사 사장 사모님이 생각났다. 그 분한케서 자주 듣던 말 역시 "예쁘게"다. 반찬을 그릇에 담을때면 꼭 "예쁘게 담아요", 후식으로 과일을 먹을 때도 역시 "예쁘게 썰어서 예쁘게 놓아요"다.
깔끔하고 예쁘게 차려놓으니 말그대로 "보암직스럽고 먹음직스럽고...", 이게 바로 좋은 것이 좋은거라는 걸까! "예쁘게"를 언제 어디서나 무척이나 강조하시는 분이다. 집이고 회사고 모두 정갈하게 예쁘게 꾸며놓았다.
예쁜 한국 ,예쁜 한국 사람.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디던 날, 남편이 잡은 세집에 들어서서 mp3을 충전하려던 순간 감탄이 저절로 쏟아져나왔다. 콘센트, 여적 본적 없던 구조. 플러그를 안 꽂았을 때는 막혀있는 상태, 플러그를 꽂으려고 시도하면 막혀있던 마개가 저절로 옆으로 밀리면서 플러그가 꽂히는 구조이다. 얼마나 치밀한 "발상"인가? 딸 아이가 어릴때 혹시 개방된 콘센트에 뭘 꽂아 감전사고라도 터지면 어쩔까 하고 얼마나 가슴을 졸였던가!
장보러 나갔다. 깔끔하고 예쁘게 포장된 채소들이 한 눈에 안겨오는 가운데 더욱 눈에 확 띄우는게 있었으니, 그게 바로 채소를 사들고 가는 한 아주머니의 손에 들린 대파 담은 비닐봉지다. 대파 길이에 맞게 만든 좁고 긴 비닐 봉지, 정말 맘에 들었다. 중국에서 대파나 셀러리를 살 때마다 비닐 봉지가 크기는 하지만 길이가 짧아 대파나 셀라리가 끊어지고 땅에 흘려져 얼마나 짜증났었던가.
작은 비닐봉지와 작은 콘센트가 나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어느날 교회에서 중국 자매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힘들게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밖에 안됩니다. 고작 100만원 받으면서 한국 '아줌마'들은 얼마나 죽을둥 살둥 모르고 일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전자회사에서 일할 때 선후로 일용직으로 일했었던 다섯 한국 청년이 떠올랐다. 그 중 두명은 방학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었다. 이들에게는 공통된 특점이 있었는데 일단 일을 시작하면 일하는 자세가 전혀 일용직같지 않다는 점이다.
새로 접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잘 해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여간 예쁘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건 물론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더렵더라도 전혀 회피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항상 앞다투어 했다. 그동안 슬슬 서로 눈치를 보면서 몸을 사리려는 외국인 일용직만 보아왔던 나는 이들이 여간 기특하지 않았다.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워커홀릭”이라고 일컫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내가 전자회사에서 일할 때 나의 직계상사 강부장이다.
매일과 같이 한시전에 출근하는 그는 일단 회사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일하는 기계같다. 날파람있게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고 나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데 숨 쉴 틈 없이 일한다. 자재 운반, 불량 수정, 완제품 발주... ... 그래서 항상 계획을 초과완수한다.
가득 밀린 불량품 수정 일을 뒤로 하고 퇴근하고 이튿날 출근해보면 불량품이 언제 수정되었는지 깨끗이 수정되여 양품적재 위치에 놓여있다. 다름아닌 강부장이 남들이 다 퇴근한 뒤에 남아서 수정처리를 다 해놓은 것이다. 자주 있는 일이다. 또한 기계청소까지도 몸소 하는 그는 그는 부하직원들의 모델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내가 먼저 하고 내가 많이 한다."가 삶의 신조인듯 싶다.
그의 사전에는 "대충"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완전하고 완벽하게 일을 해내려는 모습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올때가 아주 많다. 회사 일이 잘 안 풀리는 날이면 수없이 반문하고 총화하고 해결책을 고안해내느라 밤을 꼴딱 새기도 한단다.
이 뿐이 아니다. 회사를 위해 돈 한푼이라도 절약해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한다. 아껴쓸 수 있는 건 다 아껴썼고 고쳐쓸 수 있는 건 다 고쳐썼다. 협력업체에서 장비를 처리하자 언제 챙겨왔는지 소소한 부대장비를 챙겨올 수 있는건 모조리 챙겨왔다. 심지어는 쓰레기통까지도 언제 챙겨왔는지 챙겨왔다.
이 분을 볼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표현, “회사의 ,회사에 의한,회사를 위한” 사람. 모든 중간 관리자가 다 이 분과 같다면 기업주들이 얼마나 편할까.
이쁘게 일하는 한국 사람의 모습이다.
나는 무더운 여름 날 마트가기를 꺼린다. 강한 에어컨 바람이 너무 싫어서다. 마트를 가야 되면 바지를 입거나 무릎을 덮는 치마를 입고 간다. 관절염이 있다보니 온도와 바람에 너무 민감했기 때문이다. 더위를 식히려고 일부러 마트를 찾는 사람들과 너무 대조적이다. 차를 타도 마찬기지다. 히터만 틀면 무릎을 덮어줘야 한다. 참 못 말리는 이 내 몸이다. 이런 나를 기쁘게 한 것이 있었다.
어느 여름 날 전철을 탔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 차간 안의 온도가 차지도 덥지도 않은 바로 내가 바라는 그런 “적중”한 온도였다. 웬 일이람? 고개를 드는 순간 눈에 안겨오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벽에 큼직하게 씌여있는 글자,“여기는 약 냉방입니다”. 이게 원인이였구나. 정말로 반가웠다. 감탄이 저절로 터져나왔다. 나같은 사람을 배려한 거였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노약자들을 배려해서 만든 “약냉방”이란다. 참으로 이쁜 배려다. 또 한번 감동되는 순간이다.
감동의 계속이다.
세인을 경악케 하고 가슴 아프게 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은 며칠후다. 세월호에서 참변을 당한 학생가운데 한 학생이 내가 몸 담고 있는 교회의 신도여서 장례식장에 가게 되었다. 장례식장은 모든 일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질서있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가 줄을 짓고 있다 했다. 뉴스를 보니 사고가 발생한 진도 팽목항도 모든 것이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질서정연하게 유지되고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웃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의 손길, 위로의 손길을 뻗쳐주는 이쁜 마음의 발로이다.
재한외국인이 100만명을 육박하는 지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서 나는 한가지 일 때문에 한국정부를 아주 예쁘게 본다.
“다문화 쎈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봐야겠다. 한국 거주 외국인의 편리를 도모해주기 위해 세워진 정부차원의 무상봉사조직, 외국사람이라면 무조건 혜택 가능하다. 일상생활 ,취업 ,법률상담에 이르기까지 모두 도움을 청할수 있다. 무료 진료도 가능하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딸애가 지난 겨울방학 한국에 와서 무료로 한국어를 잘 배우고 들어갔다.
언젠가 한국 Tv 에서 봤는데 문화관광부 장관이 외국 사람, 그리고 어느 시 여 의원도 외국 사람이었다.
변화된 한국의 모습이라 해야겠다. 단일민족 ,백의민족으로 자부하며 단일성과 순수성만 고취하던 한국이 다문화 다원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시대에 변화와 화합을 꾀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이다. 예쁜 모습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국에서의 8개월, 나는 지금 한국 사람들과 함께 한국이 이루어낸 모든 것을 누리고 있다. 편리한 교통시설, 금융시설, 주거시설, 봉사시설... ..., 그리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누리기만 해서 될까?”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예쁜 곳에서 예쁜 사람들과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여지지 않을까.
/방예금 기자
[이 게시물은 한중방송편집부님에 의해 2016-03-24 11:04:20 메인뉴스에서 이동 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