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이렇게 좋은 줄”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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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6-02 21:54 조회1,562회 댓글0건본문
햇빛이 좋다. 정말로 좋다.
가끔 스치는 찬바람에 몸이 오싹해나기도 하지만 쏟아지는 강한 빛에 눈이 부시기도 하지만 나는 햇빛이 너무 좋아 해를 맞받아 거리를 걷고 또 걷는다. 이 햇빛을 단숨에 몸속에 빨아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한국에서 1년 넘게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나는 햇빛에 기갈이 들었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8-9시부터 저녁8-9시까지 실내에서 일을 하다 보니 햇빛을 본다는 자체가 큰 사치였다.
오전, 오후 십분씩 쉴 때마다, 점심휴식 때마다 나는 밖에 나가 볓 쪼임을 하군 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짧아 전혀 성에 차지 않았다. 햇빛을 못 보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겠지만 다는 모르고 한가지만은 확실하게 안다.
햇빛을 못 보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 되지 않고 비타민D가 모자라면 칼슘이 잘 흡수되지 않고 칼슘 부족은 골다공증을 초래한다. 그래서 난 칼슘과 비타민D 복합영양제를 사서 보충했다. 자연에서 그저 얻을 수 있는 것을 돈을 주고 인위적으로 얻어야 하는 처지에 마음이 씁쓸해났다.
햇빛 ,공기, 물, 이것들은 우리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들에 대해 별로 특별한 감정 없이 살고 있다. 이것을 얻지 못하면 어떨까?, 이것을 잃으면 어떨까 하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다. 햇빛은 만물을 소생케 하고 만물에 왕성한 생명력을 부여해준다.
햇빛, 공기, 물... ...이것들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베푼 일반적인 은총이라고 했다. 일반적이어서 우리는 그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것 같다. 소중함을 모른다. 그러니 감사함은 더 운운할 수 없다. 반면에 조물주로부터 "특별은총"을 받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 일반적인 은총을 감사함으로 누리고 소중히 여길 때 "특별은총“도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나도 이 이치를 깨닫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는 햇빛, 공기, 물을 섭취하면서 살고 더불어 사는 인간 세상에서는 사랑과 정으로, 감사함으로 산다. 부모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친척간의 사랑, 친구지간의 사랑과 우정. 이것들은 햇빛 공기, 물 등 자연이 주는 혜택처럼 우리가 손만 뻗으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인 것 같다. 아니, 어쩜 손을 뻗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르고 산다. 심지어는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사랑과 정, 감사함은 인간이 만들어 낸 햇빛이다. 하지만 햇빛보다 더 강렬한 힘을 을 갖고 있다. 그게 바로 치유의 힘인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 아픈 마음, 병든 마음을 치유해주고 있다. 생리학적으로도 항상 감사함으로 살고 기쁠 때 체내에서는 자체 면역력을 높여주고 자체 치유를 할 수 있는 앤돌핀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나로 하여금 이 모든 것을 터득하게 한 계기가 있었다. 나에게 많은 심경의 변화를 가져다준 계기이기도 하다.
2015년 3월말의 어느 날, 한국에 있는 나에게 중국으로부터 한 가지 소식이 날아왔다. 곧 직장에 복귀하란다.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인가? 2003년 11월 현지 정부의 창업부양정책에 힘입어 난 창업한다는 명목으로 직장을 나와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 전제는 창업기간 월급은 한 푼도 곯지 않고 지급받는 반면에 정부에서 언제든 호출하면 직장 복귀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 직장복귀를 맞은 것이다. 사표처리가 되지 않으려면 복귀할 수밖에.
고향 집을 팔아치워 당장 있을 데가 걱정이었다." 우리 고향에 있는 집이 지금 비어 있어, 네가 들어가 살아." 한국에 있는 친구 철매가 자기 집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집이 너무 큰데다 7층이어서 포기했다. 고향에 오자 친구 옥단이가 집 한 채가 비어있다며 들어가 살라고 했다.
집이 어수선해서 페인트도 새로 칠하고 손도 좀 봐야 된다면서 그동안만 임시거처를 찾으라고 했다. 직장 후배 홍남이가 안 그래도 혼자서 적적한데 잘 되었다며 나를 집에 불러들였다. 그래서 홍남이네 집에 무작정 짐을 풀었다. 그의 딸의 침실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두주일 넘게 머물렀다 .고맙기 이를데 없다.
손님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꼬박 두주일 넘게 치게 했으니, 했으나 마냥 싹싹하고 열정적이다. 대학 다니는 딸도 이모라고 부르며 여간 반겨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 딸이 한 주일에 한 번씩 집에 오는데 그때마다 나는 얘가 많이 불편할 텐데 하며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냥 죽치고 있는 것이 너무 염치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민족사무촉진회를 방문했다. 집도 절도 없는 내 처지를 알게 된 촉진회 김회장님과 박부회장님이 촉진회 사무실이 방 한 칸이 비어있는데 침대도 있다면서 들어와 살라고 했다. 집세, 전기세, 관리비는 촉진회에서 부담하는 거니까 들어와 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누나라고 부르며 따르는 일선이도 자기도 집 한 채가 비어있다며 들어가 살라고 했다. 갑자기 집 부자가 된 것이다.모두가 눈물 나게 고마웠다.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친구 옥단이네 집이 7층이라 너무 높아 포기하고 난 지금 2층인 민족사무촉진회 사무실 한 칸을 빌려 쓰고 있다. 이 사무실은 민간단체인 민족사무촉진회가 여러 곳의 후원을 받아 임대한 것이다. 가정집을 사무실로 쓰고 있기 때문에 살기엔 편리하다. 가장집물-밥솥, 그릇, 수저, 이부자리는 옥단이와 홍남이가 다 해결해주었다. 사려면 돈이 든다며 이들은 집 구석구석을 뒤적이며 내어줄 수 있는 건 다 내어주었다.
결혼한 자식을 살림 차려주는 어머니처럼... ... 이 두 친구 집에 갈 때마다 또 한 짐씩 지고 온다. 둘 다 뭘 더 주고 싶어서 안달이다. 꼭 마치 딸에게 더 챙겨주려고 애쓰는 친정어머니 같다." 또 친정집에서 끌어가네." 한 짐 지고 이 두 친구 집을 나설 때마다 난 그저 이 한마디를 던지면 된다. 정년퇴직한지 10년이 넘는 모교 황표 교장선생님은 흰 구레나룻을 날리면서 지팡이를 짚고 된장을 통졸임 통에 가득 담아왔다.
거의 12년간 투고는커녕 안부전화 한통 없었던 나를 성 방송국 선생님들은 반갑게, 뜨겁게 맞아주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식사자리 함께 하셔준 허국장님, 좋은 와인 대접하신다며 특별히 마트 가셔서 긴 병의 와인 두병을 사서 가방에 챙겨 넣으시던 백 선생님, 항상 그렇듯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이쁜 류 선생님, 항상 열정적인 최 선생님, 그리고 또 반겨 맞아 주시던 남선생님, 김 선생님, 최 선생님... .... 참말로 고마운 분들이 많다.
풋풋한 인정, 정녕 인간 햇빛이다. 한때 나는 햇빛이 이렇게 따사로운지 느끼지 못했었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2-3년을 힘들게 보내면서 1년 남짓 우울증에 시달렸다. 마음의 여유, 정을 나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려 햇빛이 비쳐들어 올 틈이 없었다. 하지만 해는 조그마한 틈이라도 허락하면 놓칠세라 신속하게 그 빛을 비추고 있었다. 자신이 힘들다고 거의 외면하고 살았던 나를 이들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진한 감동이 여울 친다.
따사로운 햇빛을 만끽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난 지금 열심히 감사제목을 찾고 있다. 주변과 정을 나누려고 애를 쓰고 있다. 역시 인간 햇빛이 되려고.
청도에서, 한국에서 동시통역을 4-5년 했다. 통역을 마칠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찬사, "목소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때마다 어깨가 으쓱, 가슴이 뿌듯. 이 목청 덕에 나는 내가 원했던 아나운서를 할수 있었다. 예쁜 목청 주신 부모님이 너무 감사하다. 나는 기자이기도 하다. 기자 역시 내가 원했던 직업이다. 두 가지 꿈을 이룬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살면서 한 가지 꿈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한 가지 있긴 하다. 다름 아닌 성악가가 되는 것이다. 나의 첫 꿈이자 이루지 못한 꿈이다. 내가 이미 가진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산다면 이 꿈도 언젠가는 이루어지지 않을까? 만사가 감사하다. 정부의 특별정책 덕에 12년간 직장 근무도 않고 봉급을 꼬박꼬박 지급받았다는 것이 우선 감사하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나가 나 된 것에 너무 감사하다. 전에 내가 우울증을 앓았던 건 바로 이 점을 깨닫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잃은 것에 대한 분통함과 슬픔, 그리고 원망, 불평이 한가슴 가득해서 그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것이다. 이미 기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었다면 우울증은 아마 근처에 얼씬도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감사함에서 발산되어나가는 따스함으로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살렸을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치는 햇빛, 소중한 햇빛을 받아 안으면서 나는 비쳐오는 그 빛을 다시 반사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뜨거워진다. 강렬한 햇빛마냥 내 안에서 뿜어져 나가는 강한 열기가 느껴진다.
햇빛, 혼자 “탐닉”하기엔 너무 이기적이다. 함께 나누자, 그 따스함을.
햇빛이 좋다. 너무너무 좋다.
/방예금
2015.6.1
[이 게시물은 한중방송 님에 의해 2015-11-07 12:36:26 메인뉴스에서 이동 됨]
가끔 스치는 찬바람에 몸이 오싹해나기도 하지만 쏟아지는 강한 빛에 눈이 부시기도 하지만 나는 햇빛이 너무 좋아 해를 맞받아 거리를 걷고 또 걷는다. 이 햇빛을 단숨에 몸속에 빨아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한국에서 1년 넘게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나는 햇빛에 기갈이 들었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8-9시부터 저녁8-9시까지 실내에서 일을 하다 보니 햇빛을 본다는 자체가 큰 사치였다.
오전, 오후 십분씩 쉴 때마다, 점심휴식 때마다 나는 밖에 나가 볓 쪼임을 하군 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짧아 전혀 성에 차지 않았다. 햇빛을 못 보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겠지만 다는 모르고 한가지만은 확실하게 안다.
햇빛을 못 보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 되지 않고 비타민D가 모자라면 칼슘이 잘 흡수되지 않고 칼슘 부족은 골다공증을 초래한다. 그래서 난 칼슘과 비타민D 복합영양제를 사서 보충했다. 자연에서 그저 얻을 수 있는 것을 돈을 주고 인위적으로 얻어야 하는 처지에 마음이 씁쓸해났다.
햇빛 ,공기, 물, 이것들은 우리가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들에 대해 별로 특별한 감정 없이 살고 있다. 이것을 얻지 못하면 어떨까?, 이것을 잃으면 어떨까 하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다. 햇빛은 만물을 소생케 하고 만물에 왕성한 생명력을 부여해준다.
햇빛, 공기, 물... ...이것들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베푼 일반적인 은총이라고 했다. 일반적이어서 우리는 그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것 같다. 소중함을 모른다. 그러니 감사함은 더 운운할 수 없다. 반면에 조물주로부터 "특별은총"을 받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 일반적인 은총을 감사함으로 누리고 소중히 여길 때 "특별은총“도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나도 이 이치를 깨닫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는 햇빛, 공기, 물을 섭취하면서 살고 더불어 사는 인간 세상에서는 사랑과 정으로, 감사함으로 산다. 부모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친척간의 사랑, 친구지간의 사랑과 우정. 이것들은 햇빛 공기, 물 등 자연이 주는 혜택처럼 우리가 손만 뻗으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인 것 같다. 아니, 어쩜 손을 뻗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르고 산다. 심지어는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사랑과 정, 감사함은 인간이 만들어 낸 햇빛이다. 하지만 햇빛보다 더 강렬한 힘을 을 갖고 있다. 그게 바로 치유의 힘인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 아픈 마음, 병든 마음을 치유해주고 있다. 생리학적으로도 항상 감사함으로 살고 기쁠 때 체내에서는 자체 면역력을 높여주고 자체 치유를 할 수 있는 앤돌핀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나로 하여금 이 모든 것을 터득하게 한 계기가 있었다. 나에게 많은 심경의 변화를 가져다준 계기이기도 하다.
2015년 3월말의 어느 날, 한국에 있는 나에게 중국으로부터 한 가지 소식이 날아왔다. 곧 직장에 복귀하란다.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인가? 2003년 11월 현지 정부의 창업부양정책에 힘입어 난 창업한다는 명목으로 직장을 나와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 전제는 창업기간 월급은 한 푼도 곯지 않고 지급받는 반면에 정부에서 언제든 호출하면 직장 복귀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 직장복귀를 맞은 것이다. 사표처리가 되지 않으려면 복귀할 수밖에.
고향 집을 팔아치워 당장 있을 데가 걱정이었다." 우리 고향에 있는 집이 지금 비어 있어, 네가 들어가 살아." 한국에 있는 친구 철매가 자기 집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집이 너무 큰데다 7층이어서 포기했다. 고향에 오자 친구 옥단이가 집 한 채가 비어있다며 들어가 살라고 했다.
집이 어수선해서 페인트도 새로 칠하고 손도 좀 봐야 된다면서 그동안만 임시거처를 찾으라고 했다. 직장 후배 홍남이가 안 그래도 혼자서 적적한데 잘 되었다며 나를 집에 불러들였다. 그래서 홍남이네 집에 무작정 짐을 풀었다. 그의 딸의 침실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두주일 넘게 머물렀다 .고맙기 이를데 없다.
손님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꼬박 두주일 넘게 치게 했으니, 했으나 마냥 싹싹하고 열정적이다. 대학 다니는 딸도 이모라고 부르며 여간 반겨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 딸이 한 주일에 한 번씩 집에 오는데 그때마다 나는 얘가 많이 불편할 텐데 하며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냥 죽치고 있는 것이 너무 염치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민족사무촉진회를 방문했다. 집도 절도 없는 내 처지를 알게 된 촉진회 김회장님과 박부회장님이 촉진회 사무실이 방 한 칸이 비어있는데 침대도 있다면서 들어와 살라고 했다. 집세, 전기세, 관리비는 촉진회에서 부담하는 거니까 들어와 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누나라고 부르며 따르는 일선이도 자기도 집 한 채가 비어있다며 들어가 살라고 했다. 갑자기 집 부자가 된 것이다.모두가 눈물 나게 고마웠다.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친구 옥단이네 집이 7층이라 너무 높아 포기하고 난 지금 2층인 민족사무촉진회 사무실 한 칸을 빌려 쓰고 있다. 이 사무실은 민간단체인 민족사무촉진회가 여러 곳의 후원을 받아 임대한 것이다. 가정집을 사무실로 쓰고 있기 때문에 살기엔 편리하다. 가장집물-밥솥, 그릇, 수저, 이부자리는 옥단이와 홍남이가 다 해결해주었다. 사려면 돈이 든다며 이들은 집 구석구석을 뒤적이며 내어줄 수 있는 건 다 내어주었다.
결혼한 자식을 살림 차려주는 어머니처럼... ... 이 두 친구 집에 갈 때마다 또 한 짐씩 지고 온다. 둘 다 뭘 더 주고 싶어서 안달이다. 꼭 마치 딸에게 더 챙겨주려고 애쓰는 친정어머니 같다." 또 친정집에서 끌어가네." 한 짐 지고 이 두 친구 집을 나설 때마다 난 그저 이 한마디를 던지면 된다. 정년퇴직한지 10년이 넘는 모교 황표 교장선생님은 흰 구레나룻을 날리면서 지팡이를 짚고 된장을 통졸임 통에 가득 담아왔다.
거의 12년간 투고는커녕 안부전화 한통 없었던 나를 성 방송국 선생님들은 반갑게, 뜨겁게 맞아주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식사자리 함께 하셔준 허국장님, 좋은 와인 대접하신다며 특별히 마트 가셔서 긴 병의 와인 두병을 사서 가방에 챙겨 넣으시던 백 선생님, 항상 그렇듯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이쁜 류 선생님, 항상 열정적인 최 선생님, 그리고 또 반겨 맞아 주시던 남선생님, 김 선생님, 최 선생님... .... 참말로 고마운 분들이 많다.
풋풋한 인정, 정녕 인간 햇빛이다. 한때 나는 햇빛이 이렇게 따사로운지 느끼지 못했었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2-3년을 힘들게 보내면서 1년 남짓 우울증에 시달렸다. 마음의 여유, 정을 나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려 햇빛이 비쳐들어 올 틈이 없었다. 하지만 해는 조그마한 틈이라도 허락하면 놓칠세라 신속하게 그 빛을 비추고 있었다. 자신이 힘들다고 거의 외면하고 살았던 나를 이들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진한 감동이 여울 친다.
따사로운 햇빛을 만끽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난 지금 열심히 감사제목을 찾고 있다. 주변과 정을 나누려고 애를 쓰고 있다. 역시 인간 햇빛이 되려고.
청도에서, 한국에서 동시통역을 4-5년 했다. 통역을 마칠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찬사, "목소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때마다 어깨가 으쓱, 가슴이 뿌듯. 이 목청 덕에 나는 내가 원했던 아나운서를 할수 있었다. 예쁜 목청 주신 부모님이 너무 감사하다. 나는 기자이기도 하다. 기자 역시 내가 원했던 직업이다. 두 가지 꿈을 이룬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살면서 한 가지 꿈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한 가지 있긴 하다. 다름 아닌 성악가가 되는 것이다. 나의 첫 꿈이자 이루지 못한 꿈이다. 내가 이미 가진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산다면 이 꿈도 언젠가는 이루어지지 않을까? 만사가 감사하다. 정부의 특별정책 덕에 12년간 직장 근무도 않고 봉급을 꼬박꼬박 지급받았다는 것이 우선 감사하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나가 나 된 것에 너무 감사하다. 전에 내가 우울증을 앓았던 건 바로 이 점을 깨닫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잃은 것에 대한 분통함과 슬픔, 그리고 원망, 불평이 한가슴 가득해서 그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것이다. 이미 기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었다면 우울증은 아마 근처에 얼씬도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감사함에서 발산되어나가는 따스함으로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살렸을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치는 햇빛, 소중한 햇빛을 받아 안으면서 나는 비쳐오는 그 빛을 다시 반사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뜨거워진다. 강렬한 햇빛마냥 내 안에서 뿜어져 나가는 강한 열기가 느껴진다.
햇빛, 혼자 “탐닉”하기엔 너무 이기적이다. 함께 나누자, 그 따스함을.
햇빛이 좋다. 너무너무 좋다.
/방예금
2015.6.1
[이 게시물은 한중방송 님에 의해 2015-11-07 12:36:26 메인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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