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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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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5-03-20 22:30 조회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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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입춘 지나고 우수도 지나고 달력도 한 장 더 뜯어내고야 봄이 제대로 온 것 같다.
 
초록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건 그것이 무엇이든 귀한 대접을 받는 때가 바로 3월이다.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만물이 새 생명을 잉태시키는 계절이 왔기에 나는 오늘 운동할 겸 지난 2024년 가을 동네와 10리 떨어져 있는 산 비탈길에서 냉이를 캐던 곳으로 집을 나서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냉이 뿌리가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얼어버리지 않았을까?
 
냉이를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냉이는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는다.“, ”동불사"라고 하지만 걱정과 우려로 산비탈 길에 들어섰다. 나는 산비탈 길 적당한 곳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약 30분 정도 산 비탈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좌우로 눈길을 돌리였다.
 
산 비탈길에 모든 식물들이 봄의 여신을 맞아 새싹을 틔우고 있는 것 같다. 냉이도 싹 꼬투리에서 돋아나 연두색에서 진한 초록색 이파리가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은 냉이 새 삶을 시작하는 어린 냉이가 정말 감동적이 아닌가? 순간 나는 며칠 전 장애인 활동사교육을 받으러고 5일 교육을 받게 되었다.
 
교수들은 모두 장애인들이였다. 첫 교시 30십대 초반 키가 헌칠한 장애인연구소 박관찬 교수님이 교단에 나서는 것이였다. 그 옆에 장애인 활동사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교수님은 시청각 중복 장애인이였다. 강연하다 학원생들이 질문하면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박교수님의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빠르게 글을 써주면 박교수님은 감각으로 오차없이 해답을 주는 것이였다.
 
그리고는 고등학교때 담임선생님과 함께 남긴 사진들을 영상으로 돌리면서 눈물이 글썽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지나면서 석사공부를 마치였고 들을 수 없지만 챌로 연주를 하여 세계장애인 악기 연주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하는 말에 쥐죽은 듯 조용하던 교실은 삽시에 박수소리로 우렁찼다.
 
“시력으로 악보를 보기 어렵고 고도난청으로 챌로의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챌로로 연주하는 것 하루일과 중 가장 행복하다.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자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능하게 만들면 됩니다.”란 명언같을 말을 하였다.
 
세상에 들을 수 없는 일이 많다. 일상적인 생각에 자신을 탈출시키는 지혜였다. 시청각장애인에게 챌로 연주가 불가능한 것만 같은 일도 박교수는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나를 먼저 바꾸기가 더 쉽다고 그리고 바뀐 나를 보면서 세상이 바뀔 가능성을 커질 거라고 생각하였기에 훌륭한 교수가 되었다.
 
이 세상에 생명을 둘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살 때에 어떤 정신 자세, 어떤 마음가짐, 어떤 행동 원칙을 가지고 살아야 인생을 승리하는 인생, 충실한 인생, 보람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는가? 이것처럼 중요한 문제가 없다. 나의 동네 허무주의 인생관을 갖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적지 않다. 나의 설 자리가 어디고 내가 한국에 왜 왔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 것인가? 옳바른 인생관이 없기에 10년~20년 한국생활을 하였지만 빈털터리로 신세로 고시원에서 날마다 손가락을 빨고 있다.
 
우리는 인생의 근본과 기초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인생의 근본을 망각하고 리엽 말단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은 뿌리가 가장 중요하다. 냉이는 춘운 날씨와 거친 땅에서 오히려 깊은 뿌리를 박았기에 얼었던 땅을 뚫고 꽃샘추위도 밀어내고 새봄을 길어 올리는 마중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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