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부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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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5-03-19 20:09 조회8회 댓글0건본문
저는 어려서부터 내성적이다 보니 집 밖을 나가기 싫어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집에서 책만 보면서 자랐다.
사회생활에 참가해서도 학교 가는 길과 집 돌아오는 길밖에 모르고 학생들에게 글만 가르치다가 퇴직했다.
퇴직해서 생활이 변화가 온데다가 개혁개방 바람으로 온 나라가 유람에 휩싸이고 또 저도 나이 드니 성격도 많이 변하고 해서 유람에 흥취를 가지게 되여 일년에 다섯 번 이상의 유람을 한다.
제가 청도에 온지도 3년이 되는데 그간 많은 곳을 다니면서 유람했지만 등잔불 밑이 어둡다고 청도 유람은 많이 못했다.
그래서 중국이 4대 명산인 태산 유람을 계획하고 지난 3월 14일 1박 2일로 태산유람을 했다.
14일 아침 집에서 8시 30분에 고향 언니네 부부와 함께 유람 길에 자가용 타고 올랐는데 4시간이면 갈수 있는 길을 6시간 만에 도착했다. 왜냐하면 연도휴계소를 지날 때마다 들려서 휴식하고 맛 나는 음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연도의 경치도 감상하노라니 마음은 항상 흐뭇하기만 했다.
태산을 걷다
3월 15일 아침, 태산에 오르려고 산 어구에 도착하니 기온도 낮고 흐린 날씨라 바람은 좀 있었다.
태산의 정상을 통하는 길은 첫발 내 닫는 순간부터 바람의 속삼임을 느꼈다. 산길 따라 올라가면서 나무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어깨를 스칠 때마다 마치 천년을 살아온 노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해서 마음이 부풀어만 올랐다.
태산은 단순히 높이를 자랑하는 산이 아니였다. 시간을 녹여낸 풍경과 함께 인간의 삶을 거울로 빛추는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오솔길은 좁고 울퉁불퉁 했지만 각 단계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보상이었다. 걸어서 10분쯤 지나자 작은 평원에 이르렀는데 그곳에 서 있는 느티나무는 수백년이 나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유람길 중턱 시점인 "남문"엔 두 줄기 큰 기둥이 서 있다. 푸른 천으로 덮인 기둥에 새겨진 글자들은 황급히 지나치던 나를 머물게 했다. "태산은 천하의 중심이다"라는 글이 유난히 반짝이였다. 많은 유람객들이 사진을 남기느라고 무척 북적이였다.
이곳은 과거 제사 의식에서 사용하던 "제단의 길이였는데, 지금은 산책객들이 휴식하며 역사를 회상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 노부인이 책을 들고 앉아 있던 모습을 보니 산이 정신이 여전히 이곳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산의 정상까지는 삭도를 타고 구경하는 시간은 인간의 중심의 세상과는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상에 도착하니 눈 앞에 펼쳐진 탁 트인 들판과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의 경계선이 마치 천지가 맞닿는 지점처럼 느껴졌다. 바람이 얼굴을 스칠때 마다 과거의 근심과 미래의 두려움이 모두 흩어졌다. 그리고 정상은 기온 차이로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었다.
정상에 서 있노라니 인간이 얼마나 작으면서도 위대한 존재인지를 깨우치는 시간이였다.
산을 내려서 엉긴생긴 핀 노오란, 빨간 꽃을 보고 "와, 꽃이 피였구나"라고 말하자 꽃은 나를 보고 미소했다. "나는 여기에 계속 있을 거예요. 너희가 기억하기만 하면"그렇다. 태산은 결코 끝나지 않은 책이다.
태산 유람 하루는 단순한 산책이 아니였다. 시간을 초월한 문화, 자연의 조화,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깨다름이 교차하는 여정이었다.
돌계단 위에 남은 발자국들은 영원히 사라지겠지만 이 산에서 배운 평온함과 용기는 내 안에 남을 것이다.
잘 있어라 태산이여~~
/유미화 청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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