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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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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2-10-17 18:39 조회4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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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간병인들의 숨통이 조금 트일까 하더니 또 다시 코로나가 기세를 부르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간병인들의 생활이 고달파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답답하고 울적한 기분을 해소해 보려고 갤러리에 저장했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감상해본다. 그러던 중 나의 눈길은 한 영상에 멈춰서고 말았다.
 
(엄마와 신호순 여사님 ♡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 ♡ ~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도 마다하고 여사님 어머님을 모시듯이 정성을 쏟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20년을 마무리 하면서 감사함을 전합니다.”라고 씌여진 사진을 넣어서 제작한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비록 무대에 올라서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 화려한 트로피는 아니지만 가슴이 뭉클 해오면서 3년 4개월 동안 요양병원에서 가족처럼 희노애락을 함께 하다 2년 전 저의 곁을 떠나 지금은 공동요양시설에 계시는 한 어르신(할머님)과의 에피소드가 담긴 영상이 나를 흥분하게 만든 것이다.
 
간병인은 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다. 그렇지만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의 소중한 시간들을 즐겁게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평상시에도 멋진 모자, 예쁜 옷 , 예쁜 머리 핀, 깜직한 인형들을 선물해 드리고 늘 예쁘게 단장해서 휠체어에 모시고는 산책도 많이 시켜드린다. 멋진 풍경에 예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두었다가 핸드폰으로 수시로 볼 수 있는 멋진 사진첩을 만들어 드렸고 매일 즐겁게 감상하면서 에너지 충전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한글 블랙 놀이로 본인의 이름부터 정신적 기둥이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자식들 이름과 함께 "사랑해" 하는 단어들을 정연하게 한 글자 한 글자 박아서 이 세상에 단 8개 밖에 없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게도 했다.
 
작품 하나에 글자 수는 몇 개 안되지만 파키스병 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한 시간 넘게 완성하고 나면 어르신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르신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활짝 피어오른다. 더 행복했던 것은 이 작품이 참 예원의료재단에서 치매 인식개선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여 상장과 상금을 수여 받았다는 것이다.
 
나는 물론 어르신께서는 언어 장애로 감동의 의사를 말로 표현 할 수는 없었지만 얼굴에는  금방 성냥을 그어댄 듯 행복의 미소가 확 피어나면서 전장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마냥 뿌듯해 하던 그 모습을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리고 어르신의 살아온 인생 이야기와 사진들을 엮어서 제작하는 행복 스토리 북 책을 만들 때도 이 작품이 제일 앞 페이지에서 빛을 내게 되였다. 또 나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 쓴 간병수기 "인연"이란 글도 함께 넣어서 출판하게 되여서 더 없는 영광이였다. 게다가 수필도 참 예원의료재단 수기 공모전에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 되여 상장과 상금을 수여받았다.
 
솔직히 간병 일을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취미생활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작은 돈이였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따뜻한 정으로 함께 하였던 어르신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서운함과 뭔가 더 쏟아 붓지 못한 아쉬움에 오늘도 어르신 생각하니 울컥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언제 나의 몸에 침투 될 지도 모를 불안감, 자유시간과 나의 공간이 없는 24시 간병일, 때로는 아무런 의미 없는 삶인 것 같아서 전진이냐 후퇴냐 하는 방황의 추가 머리 속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때도 맗다. 그렇지만 이렇게 울고 웃고 가는 정, 오는 정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인성교육과 정답 없는 인생을 열정으로 배우고 터득하며 성장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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