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사도 “선생님”이라 호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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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23-06-20 17:54 조회431회 댓글0건본문
한국사회에서 간병사와 똑 같은 직종인 요양보호사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간병사도 선생님이라 호칭하는 건 당연하다.
간병사들은 함께 일하면서 친숙해지면 연상 간병사가 연하의 동료들을 이름을 부르는 습관이 있다. 높은 소리로 하루에도 몇십번씩 이름을 부르다 보면 치매환자들도 간병사를 여사님 대신 이름을 부르는 일도 생긴다.
나와 한 병실에 있던 70대의 한 간병사는 접촉성이 좋아서 하루 만에 많은 사람들과 친숙해진다. 그 간병사는 연하의 동료들을 늘 "어이~" (哎) 하고 부른다. 어느 날 내가 돌보는 환자가 나한테 "어이, 어이" 하고 불러서 나는 너무 기가 막혀 "어이" 란 한국말로 무슨 뜻인지 아시냐고 물었다. 환자는 "우리병실의 그 여사님이 그렇게 부르니 중국의 존칭인가 했어요." 라고 했다.
나는 앞으로 간병사를 선생님이라 호칭해달라고 당부하였다.
간병사가 아닌 다른 직종의 직업인들에게는 선생님이라 호칭한다. 간호사는 "간호사 선생님", 미화원은 "미화원 선생님" 이라 하면서 왜 간병사는 이름을 부르는지 서운한 마음이다. 일부 보호자들은 이모, 누님, 여사님이라고 친절하게 부르지만 아줌마~ 하고 부르는 보호자도 있다. 이처럼 간병사의 호칭은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다.
왜서일까? 간병사는 예로부터 남의 배설물이나 치우고 환자의 시중을 드는 하찮은 사람으로 하대해 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간병이란 돈은 벌어야 하는데 능력이 안 되여 다른 일은 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직업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간병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나 보호자들은 하인 부리듯이 원하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기를 바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자르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간병을 하찮은 직업으로 하대하는 사회의 잘못된 인식은 하루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 간병사들이 먼저 자신을 존중해야 하고 자기가 종사하는 간병 일을 전문기술이 필요한 전문직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 병원, 병실은 간병사의 직장이다. 때문에 간병사들은 직장의 분위기에 맞추어 서로 간 존칭을 써야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동료끼리 서로 존중하면서 간병사의 위상을 높혀 줘야 남들도 나를 존중해 줄 것이라는 점을 명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와 애심총회의 사무총장님은 서로 "장 선생님", "김 선생님"이라 호칭한다. 주변의 환자나 보호자들도 따라서 장 선생님, 김 선생님이라 불러주고 간병사들을 "황 여사님", "심 팀장님", "정 그룹장님"이라 부른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호칭하면 좀 어색하기는 해도 곧 익숙해 지리라 믿는다. 직업인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 영향이 병원 내에서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에게도 더불어 사회에까지 전파되면 호칭의 변화로부터 간병사에 대한 폄하가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은 "사"자 돌림이라도 간병사란 변호사, 교사와 동등하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우리도 간병이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당당한 기술인이다. 내가 돌보는 환자가 퇴원하여 지역사회에 왔을 때 서울 모 구청의 연금공단에서 집으로 방문하여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요해를 한 후 나한테 환자와의 관계를 물었다. 내가 간병사라고 하니 장애인 활동지원은 관련 이수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사실 나는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장애인 활동지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기에 "제가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간병사는 무면허 무자격증자라고 오인하는 것 역시 편견이다. 그 파견 공무원은 실수를 인정하고 멋 적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간병사들은 어리 숙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악착스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한테 건강상의 돌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었고 응급상황에는 119에 신고하고 바로 병원에 이송하여 제때에 치료를 받게 하는 대응능력도 있다.
간병사들은 늘 환자의 건강상태와 수시로 변하는 심리상태도 잘 파악한다. 인터넷 검색에서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제때에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파악함으로서 응급실 의사의 문진에 큰 도움을 준다. 많은 환자들, 특히 사지마비 환자들은 아픈 느낌을 머리로만 인식하기에 실제 아픈 부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함으로 간병사의 진술이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
내가 돌보는 환자가 퇴원하여 지역사회에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하였는데 정부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을 생각보다 적게 책정하였다. 이때 담당간병사인 나는 유관부처를 찾아다니면서 질의하고 호소하여 보다 합당한 서비스 시간을 확보 받을 수 있게 하였다.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간병사의 역할은 다양하고 소중하다.
간병사의 역할이 이러할진대 아직도 간병사를 허드레일이나 하는 사람으로 폄하할까? 간병이란 아무나 승임할 수 있는 직업일까? 간병사는 환자와 소통을 잘하여 환자가 마음 놓고 즐겁게 치료를 받아 건강이란 항구에 도달하게끔 조력하는 배이다. 이런 전문직 직업인을 함부로 하찮게 호칭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이라는 이 땅에서 간병사들이 간병사가 “선생님, 여사님"으로 존경받고 전문직으로 한국사회의 인정을 받으면서 일 할 수 있을 날을 손꼽아 기대해 본다.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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