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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들이 내 딸이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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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17-01-22 17:29 조회7,578회 댓글0건

본문

요즘 두 딸과 함께 사는 나는 세상을 독차지한 기분이다. 매일매일 무한한 행복에 잠겨 있다.

 

눈물과 아픔으로 바꾸어온 이 행복은 나와 딸들의 가슴 짠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막 한국열풍이 불던 1996년, 나도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주저없이 한국행을 택했다. 4월 30일, 나는 각각 11살, 8살 나는 사랑하는 두 딸을 남편에게 맡기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오직 한국가서 몇년동안 열심히 벌어서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아보려는 일념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을 떼어내는 가슴아픈 선택을 했다.

 

막상 한국에 오고보니 떠날 때보다 두 딸 생각에 가슴이 더 저며왔다. 딸 들이 보고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나마 낮에는 일에 정신을 빼앗겨 괜찮은데 저녁이면 무서운 적막감과 함께 몰려오는 딸들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Tv에 "보고싶다"는 프로가 나오면 곁에 사람이 있건 말건 막 울음을 터뜨려 사람들을 어쩔 줄 모르게 했다.

 

"에구, 불쌍해라, 애들이 얼마나 보고 싶으면 저렇게 목 놓이 울까... ...”

 

함께 일하던 한국 아주머니도 눈시울을 붉혔다.

 

매일 저녁 베개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울다가 잠들지만 이튿날 아침이 되면 바로 마음을 다 잡는다.

 

 

"나약해지면 안 돼, 굳세야지. "

 

그 동안 두 딸은 아빠와 고모가 보살폈다. 큰 딸은 세살어린 동생을 마치 엄마가 자식 보실피듯 돌보았다고 애들 아빠와 고모가 전해줬다.

 

가장 힘든건 애들과 통화할 때였다.

 

"어머니, 언제 옵니까? 어머니 너무 보고싶습니다."

 

작은 딸이 먼저 울음을 터뜨린다. 수확기를 든 나의 눈에서도 금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중국과 한국에서 전화기를 든 모녀는 통화를 눈물로 시작하고 눈물로 끝을 맺는다. 이러기를 몇년이던가?

 

세월은 흘러 두딸은 지금 각각 33살, 30살이다. 두 딸 모두 대학을 마치고 지금 한국에 와 엄마곁에 있다.

 

고맙게도 두딸이 아주 반듯하고 예쁘게 자라줬다. 한창 엄마 사랑이 그리울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한 나에게 불평 한마디 없고 어른을 공경할줄 알고 다른 사림을 배려할 줄 안다. 잘 자라준 두 딸이 고맙기 그지없다.

 

큰 딸은 완전 살림군이다.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한다. 외할머니가 와 있는 동안 외할머니와 동생이 변비가 있다고 자기가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외할머니, 동생 그리고 나까지 매일매일 챙겨주었다. 엄마인 내가 피곤해하는 눈치가 보이면 지체할세라 영양제를 사다가 침대 머리맡에 놓아준다.

 

저녁이면 동생이 퇴근하기 10분전에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린다. 그 지극한 정성에 엄마인 나도 정녕 탄복이다. 엄마가 곁에 없늘 때 동생을 보살피 던 것이 몸에 밴 모양이다.

 

작은 딸이 농담으로 한 말이다.

 

"엄마는 나를 낳아준 엄마이고 언니는 나를 키워준 엄마에요."

 

농담이지만 내 마음 한 구석이 짠해난다.

 

작은 딸은 우리 집 "웃음전도사"다. 30살이라지만 막내라서 그런지 마냥 어리광을 부리고 애교 만점이다. 유머감각이 뛰어나서 항상 집안에 웃음을 가져다준다. 집안에 누가 기분이 좀 다운되어있다싶으면 어떤 "재주"를 부려서든지 웃게 만들고 기분 전환을 시켜놓고야 만다.

 

딸들하고 함께 하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 어렵게 얻은 이 행복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된다. 그리고 행복에 겨워하고 있는 두 딸을 보면 애들이 어릴 때 못 다준 사랑을 몇백배로 보상해주고 싶다.

 

그런데 두 딸이 요즘 나에게 고민을 가져주고 있다. 또 한번 엄마인 나의 마음을 짠하게 하고 있다.

 

큰딸 33살, 작은 딸 30살, 누가 봐도 혼인 적령기다. 그런데 둘 다 시집 갈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큰 딸은 누가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하면 상을 찡그리며 질색한다. 오직 엄마, 아빠, 동생만 곁에 있으면 족하다는 그런 "표정"이랄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한없는 죄책감이 들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얼마나 가족사랑에 주렸으면... ..."

 

참말 보배같은 나의 두 딸이다. 요즘 들어 더 예쁜 "짓"을 하고 있다.

 

"엄마, 우리 이제 다 컸느니 엄만 엄마 인생 즐기세요."

 

앞만 보며 열심히 일만 하면서 살아오다가 애들이 곁에 오니 마음의 탕개가 풀렸는지 마음 한 구석이 조금 허전해났다. 아직 뭔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면서 ... ...두 딸이 이 눈치를 챈 것이다.

 

"엄마가 즐거우면 우리도 즐겁고 엄마가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하다" 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사랑스런 두 딸이다.

 

고맙다, 사랑하는 나의 딸들아, 엄마도 새해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모습, 행복한 모습 보여줄게. 그런데 말이다 , 너희들이 제 짝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엄마를 행복하게 만든 우선순위 1순위란걸 일깨워주고 싶구나.

 

사랑하는 딸들아, 다시한번 말하고 싶구나. 난 너희들이 내 딸이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 사랑한다!

/신송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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