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살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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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중방송 작성일17-12-13 23:13 조회9,690회 댓글0건본문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얀 눈이 많이 내렸다. 22년동안 보아온 눈이지만 오늘따라 내리는 눈꽃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남편, 아들, 딸이 있는 상해에도 눈이 내렸을가? 나는 엉뚱한 생각을 굴리다가 저도 모르게 사진첩을 꺼냈다.
유독 1994년 겨울 큰 눈이 내린 어느날.
우리 온 가족이 집 앞에 눈 사람을 만들어 놓고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아들은 13살, 딸은 10살이였다.
나는 그 이듬해인 1995년에 한국으로 왔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지... 한국에 온지도 어느듯 2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한국에 와서 22년의 고난의 행진을 하면서 고마운 일들이 많고도 많았지만 오늘은 유독 아들이 가장 고맙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문뜩 아들에게 편지 한통을 전하고 싶은 마음의 충동을 느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
아들아, 엄마의 아들로 태여나 줘서 고맙다.
너는 태여나는 날 부터 엄마 아빠의 자랑이고 행복이였다.
넌 아들이 귀한 아버지 최씨네 가문에서 태여나 어른들의 손끝에서 자랐지만 어려서부터 심성이 착했단다. 옛날에는 가정생활이 넉넉하지 않아 사탕 두알도 넘 귀하여 먹기 아까워 할때였단다. 그래도 너는 어쩌다 알사탕 두알이 생기면 할머니께 먼저 한알 드리고 나머지 한알은 반씩 동생과 나누어 먹는 착한 손자, 착한 오빠였단다.
넌 또 머리가 좋아 6살에 한글을 익혀서 시험을 보고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단다.
어린 나이에 학교에 다녔지만 늘 동학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공부 성적이 뛰여나 학교 수학경색에서 언제나 큰 상을 타서 어머니 품에 안겨 주었다.
네가 14살에 엄마가 한국에 왔는데 너는 혼자서 사춘기를 잘 넘기였단다. 네가 19살때 너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었다.
엄마 아빠의 유일한 소원은 너가 "살아만 준다면, 살아만 준다면" 고맙다는 것이였다. 넌 엄마 아빠의 소원을 저버리지 않고 1년간 하늘나라로 오가는 갈림길에서 병마와 억세게 싸워 1년간 세번의 머리수술을 감당하였다. 깨여나서 처음 부른것이 엄마란 말이였다한다.
엄마가 그 당시 너의 신변으로 달려 갈수 없는 정황이라 너의 병상 곁을 지켜주지 못한것이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찢어 지는거 같고 너에게 넘 미안하구나.
여러번 머리 수술을 받고 일년동안 병원애 누워 있으면서 너의 머리속에는 모든 글 모든 말을 깡그리 없어 졌는데 유독 엄마란 말을 남겨두어서 고마웠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반신 마비상태에서 앉을 수도 없는 너 였지만 너는 끈질기고 피타는 노력으로 끈내 일어섰고 나아가서는 걸을 수 있는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어서 정말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다.
아들아 너가 13년만에 한국에 와서 엄마를 13일 만나보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 갔다가 6년만에 다시 한국에 와서 엄마와 3년을 함께 해준 시간들이 넘 고맙다.
너는 엄마의 소원이 아들이 글을 쓸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쓰고 또 쓰면서 손가락에 피가 터지도록 글 쓰는 연습을 하여 왼손으로 아주 멋지게 글을 써서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착하고 총명한 아들아 많이 힘들었지?!"
지금 너는 "동생은 돈을 잘 버는데" 하면서 스스로 위축감을 가지고 부모님께 아주 미안해 하는것 같다. 아들아, 미안하지 않아도 된다. 너는 이미 우리 가족에게 넘 많은 것을 선물 하였다.
여동생은 저녁에 퇴근하면 기다려 주는 오빠가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했고 아버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너의 뒤 모습만 보아도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모국에서 너의 씩씩한 전화소리만 들어도 온 몸에 새 힘이 솟구친단다.
지금 경쟁시대에 누구나 나가서 돈 버는 세월에 집에서 방 따뜻하게 하고 밥해 놓고 기다려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큰 힘이 돠는지 너는 잘 모르지. 넌 지금 우리 가족에게 가장 장한 일을 하고 있단다.
엄마 아빠는 아들이 살아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들아 넌 우리 가족의 사랑이고 희망이다!
아들아, 사람들은 엄마보고 아들이 상해서 병상에 누워 있을 때보다 지금은 몸도 많이 좋아지고 얼굴도 많이 예뻐졌다고 위로해 주었다. 너의 건강은 그 무슨 명약보다 고급 화장품보다 엄마에게는 최고의 명품이다. 아들이 살아 있기에 이 엄마가 예뻐지고 더 건강해지고 행복하고 희망이 차 넘친다.
아들아, 살아줘서 고맙다.
아들아, 엄마 옆에서 항상 지켜다오. 사랑한다^^
/신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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